아이와 함께 만드는 맛있는 요리~!

등록일 2009-01-31 13:28

조회수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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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햄버거 가게 앞에서 손을 잡아끌며 한없이 칭얼대는 아이에게 맥없이 당했습니다. 안된다고 몇번 꾸지람도 해봤지만, 말간 눈망울을 말똥말똥 굴리며, 그 보송한 손으로 내 손을 잡아끄는데 그냥 지고 말았지요. 햄버거에 감자튀김, 그리고 콜라 하나. 어린나이에 벌써 자극적이고 강한 조미료 맛에 길들여져 버렸습니다.
" 뭐가 제일 맛있니?" 하고 물으면 거침없이 " 햄버거, 피자, 꼬마 돈까스...." 라고 이야기합니다. 식습관을 잘 못 들인 탓에 또래 아이들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놀림도 받구요. 바쁜 생활탓에 아이 손에 천원, 이천원 달랑 쥐어주고 사먹으라고 했더니 맨날 불량식품, 햄버거 등만 입에 달고 살았거든요. 좀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된 입맛을 찾게 해주고 싶었어요.
손맛과 정성이 듬뿍 담긴 정갈한 음식. 까끌하게 입속을 맴도는 보리밥과, 구수한 내음이 향긋한 청국장, 제철의 신선하고 향긋한 나물...... 이런맛을 모르고 아이가 자란다면, 계속 인스턴트 음식에만 길들여진다면 나중에는 성격까지 삐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 비단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 뿐이겠습니까? 성격도 형성하고, 맛에 대한 감각도 느끼게 해주겠지요.
아이 손에 늘상 쥐어졌던 초콜렛, 햄버거를 빼앗고 제가 직접 만든 간식으로 아이 입맛을 되찾아보려고 해요.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니까 아이가 좋아하는 카레 가루나 새우등을 함께 넣어주지요.
혼자 부엌에서 뚝딱뚝딱 요리하는 것 보다는 아이와 노래도 부르고, 조근조근 이야기도 나누면서 함께 요리하는 것이 더욱 즐겁답니다. 물론 부엌이 쫌 번잡스러워지고, 아이 손에서 음식재료가 튀어서 이리저리 흩어지지만 혼을 내진 않아요. 못해도 " 옳지, 잘한다 잘해." 하고 칭찬해주고, " 엄마를 도와주니까 너무너무 편하네." 하고 이야기하면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띠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거든요.
아이와 간단하게 만들어볼 수 있는 간식. 영양만점 간식을 소개해볼까 해요. 먼저 <나물 밥 전>인데요, 이 음식은 나물이라면 질색하고 설레설레 고개를 흔드는 아이에게 그만이랍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이를 혼내면서 억지로 나물을 먹게 했어요. 그런데 효과도 없거니와 아이가 더욱 나물을 싫어하게 되더라구요.
" 자, 영양만점 나물친구들을 불러보자~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따라해봐. 이건 고사리, 이건 도라지, 시금치. " 아이에게 나물 이름을 익혀주고, 몸에 얼마나 좋은지 설명해준답니다.
" 뽀빠이 아저씨처럼 힘쎄지고 튼튼해지려면 나물을 많이 먹어야 해." 그리고 제가 먼저 나물을 집어서 맛나게 먹는 시늉을 해요.
맨 먼저 할 일은 나물을 잘게 자르는 건데요, 아이에겐 칼이 위험하니 가위를 들려주고 똑딱 똑딱 자르게 한답니다. 그리고 잘라놓은 나물에 마른 새우와 밀가루, 계란을 넣고 밥을 섞는 거예요. 계란을 숟갈로 저어서 퐁퐁 풀어내면 아이는 신기해하면서 금방 따라해요. 노른자 흰자 잘 섞어주고, 아이가 먹다 남긴 밥을 넣어준답니다. 이때 보너스로 새우를 많이 넣어주면 아이가 너무 즐거워해요.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섞어놓은 재료를 먹기 좋은 크기로 한스푼씩 떠 넣어요. 신나게 "지글지글 짝짝 지글지글 짝짝~" 노래도 부른답니다. 뒤집는 것까지 아이가 직접하게 해요. 기름이 쫌 튀어서 아파하고, 모양이 흐트러져도 직접만들게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완성된 <나물 밥 전>은 구수하면서도 영양만점 간식이 된답니다. 아이도 먹기싫다고 칭얼대지 않고 잘 받아먹어요. 이렇게 조금씩 나물을 먹게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반찬으로 올려진 나물까지 잘 먹게 되지요.
또 하나 제 비장의 간식목록은 <고등어 야채 카레전>이예요. 생선이 머리를 좋게 한다니까 자주자주 만들어주곤 하죠. 먼저 고등어를 사다가 뼈와 껍질을 제거한 후에 곱게 다져준답니다. 이것은 꼭 제가 해요. 아이손에 칼이 들리면 불안하니까요. " 엄마 내가 해볼래." 하고 졸라도 " 안돼, 위험하니까 다른 것 도와줘요." 하고 말한답니다.
양파, 당근도 곱게 다지고 실파는 송송 썰어줘요. 이것역시 제 몫이지요. 대신 야채를 다질때 아이에게 이것저것 조근조근 물어봐요.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노는지, 요새는 무슨 노래를 배우는지, 일기는 꼬박꼬박 쓰는지.....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면 금방 재료준비가 다 되거든요. 그 다음엔 준비된 재료에 간을 해야 하는데요, 이건 아이의 손을 빌린답니다. " 소금친구, 후추친구, 달걀을 가져와요. 서랍안에서 카레가루도 꺼내오구요." 그리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금씩 집어 넣게 하고 섞으라고 해요. 간이 잘 맞을 수 있도록 옆에서 코치를 잘 해야하지요. 그 다음엔 <나물 밥 전>과 마찬가지로 후라이팬에 식용류를 두르고 노릇노릇 지진답니다.
생선을 싫어하는 아이도 너무 잘 먹구요, 야채를 빼버리고 먹어서 엄마에게 혼나는 아이들도 꿀떡꿀떡 잘 먹어요. 카레가루가 들어가서 더욱 맛있답니다. 아이가 햄버거 사달라고 졸라대듯이 때때로 <고등어 야채 카레전>을 해달라고 졸라서, 기분이 참 뿌듯했어요.
아이 입맛은 엄마가 길들이기 나름인 것 같아요. 손맛과 정성이 들어간 음식으로 아이에게 엄마의 사랑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도록 하지요. 나중에 아이가 커서 생각해봤을때 엄마와 함께 만든 음식이 알싸한 추억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한답니다. 이제 인스턴트 음식에만 길들여진 우리 아이에게 맛깔난 간식을 만들어주자구요. 귀찮다고 생각마시고 함께 해보세요. 덤으로 사랑까지 새록새록 자라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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