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코너에 살 빼는 고민을 적어놓고선 이런 글을 올리려니 좀 무색하긴 합니다.
얼마전에 후배랑 아이들을 데리고 연극을 보러 갔는데 후배네 아이드리 너무 말랐더라구요. 얘기를 나누다 보니 후배가 바빠서 밥을 제대로 못 챙겨주는 이유도 있을 거고, 또 가끔 아이들 델꼬 먹는 밥이 모두 외식이더라구요.
출근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는 아침도 제대로 못 먹여서 유치원에 보내고 그나마 먹이는 것도 식빵 조각이고 햇반 칭찬을 많이 하길래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뭔 햇반입니까~
엄마가 바쁘거나 게으르다면...냉장고에 평소에 꼭 만들어 둬야 할 게 있습니다.
첫번째 - 햇반대용. 먼저, 밥을 할 때 조금 많이 해서 냉동실에는 햇반 대신 밥공기에 밥을 담아서 두세개 넣어 둡니다. 모처럼 밥 한번 먹으려고 보면 밥통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쁜 여자들일 수록 이런 일이 허다하더라구요. ^^
이건 아주 유용한데 전자레인지에 냉동한 밥을 녹이면 새로한 밥맛처럼 맛있다는건 잘 아시죠. 그리고 전자레인지에 따로 녹일 필요도 없이 물이랑 팍팍 끓이면 푹 퍼지는데(집안에 다시국물이 있으면 그걸 이용해도 좋구요.) 이때 양파랑 당근을 다져서 넣고, 푹 퍼질 때까지 잘 끓여서 여기에 구운 김을 (소금 뿌려서 구운 김은 항상 비치해놓고 사세요. 반찬없을 땐...김이라도 싸서 먹을 수 있잖아요.) 뿌셔서 넣고 죽을 잘 저어주면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고, 바쁜 아침 식사시간에..일품식사로 끝내줍니다.
두번째는 평소 한가한 시간이 있을 때, 즉 남편이 주말에 하는 일도 없을 때 TV보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을 때 멸치를 주고서 머리와 똥을 제게해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그리고 그 멸치를 푹 삶아서 국물을 내놓습니다.
세번째 당근이나 양파는 항상 냉장고 채소간에 담아 놓는게 좋습니다. 카레라이스 정도는 언제든 해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네번째 미역은 물에만 넣으면 쫘악 풀리는 것으로 사두는 게 좋습니다. 쇠고기가 없어서 국물 내기가 어려울 때는 마른 새우랑 그냥 팍팍 끓여서 미역국을 끓여줍니다. 바쁜 아침에 식빵 먹을 시간에 그냥 미역국 한그릇에 밥 말아 주면 다른 반찬 없어도 훌훌 마실 수라도 있게요.
그러니 마른 새우나 멸치는 꼭 있어야 하겠죠.
다섯번째 아이들에게 치킨 같은 걸 사주고 싶다면, 대신 슈퍼에서 닭한마리를 삽니다. 그리고 잘 씻어서 마늘하고 소금만 넣고 푹 익도록 합니다. 뭐 시간이 있어서 제대로 하고 싶으면 황기도 넣고 삼도 넣고..알아서 하시구요. 그리고 삶은 닭을 잘 먹은 다음에...그거 버리지 말고...먹고 남은 닭에서 뼈를 잘 골라낸 다음 살을 조금 남겨서 국물에 남은 밥이나 냉동한 밥을 넣고 팍팍 끓입니다. 물론 여기에 앞에서 했던 것 처럼 당근도 넣고 양파도 넣고 김가루도 넣어주면..맛 익는 죽이 됩니다. 아이들 넘넘 잘 먹습니다. 남편요. 평소에 밥 못 얻어먹던 남편이라면 더 잘먹죠.
쓰기 시작할 때는 초스피드 일품요리책 한권은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밑천이 다 떨어졌네요. 어흑~...
그래도 이런 식으로 해 먹이면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고 맛은 별로 없을 지라도 그럭저럭 잘 먹을 수 있답니다. 아니, 아이들 잘 먹는답니다.
일주일만 이렇게 꼬박꼬박 아침 저녁 챙겨 먹으면(낮엔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먹잖아요.) 얼굴에 벌써 살이 포동포동 오르는 걸 볼 수 있답니다.
밥이 보약이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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