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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한 자산의 값이 올라 겉으로는 부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 병들고 있는 가정이 적지 않다. 주택, 보험, 퇴직금, 펀드 등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받는 자산담보대출에서부터 마이너스 통장과 현금서비스까지 가용할 신용은 모두 끌어다 투자에 나선 경우도 흔하다. 말 그대로 ‘신용 과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고수익에 대한 지나친 기대로 재테크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부채만 크게 늘려놓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신용 과소비는 투자 수익을 일시적으로 실현하고 있더라도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뿐 아니라 경제변수의 작은 변화에도 가계 재무구조를 크게 출렁거리게 만든다. 재테크에 앞서 가계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따져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세운 부자의 꿈이 엉뚱한 위험을 끌어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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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과소비’ |
| 대기업 입사 5년차인 김아무개(33)씨는 3년 전 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받아 4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했다. 아내가 학원강사로 맞벌이를 하고 있어, 원리금이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파트값은 부동산 가격 급등세를 타고 지난해 가을 7억원까지 올랐다. 대박의 꿈이 현실로 이어지는듯했다 |
| 하지만 월급쟁이 가정이 2억원의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맞벌이 소득 중 한 사람 소득을 고스란히 부채 상환에 쏟아부어야 한다. 그것도 20년간 계속해야 한다. 김씨는 최근 금리 상승으로 원리금 부담이 갑자기 커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최근 급매물로 아파트를 내놨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도 없다고 한다. |
| 실제로 내 집을 소유한 가정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순자산이 크게 늘어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부채 상환과 세금 증가 때문에 가정의 가처분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애써 숨기려 한다. 주말 나들이 등 생활의 여유를 잊어버린 지 오래됐다는 사람도 많다. 김씨처럼 최근 부동산 거래 실종으로 위험한 재무구조를 개선할 길이 막혀 버린 사람도 적지 않다. |
재테크에 치중하다 이젠 투기까지 |
| 재무상담사 장지원(39)씨는 지난여름 고객으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그는 평소에도 현금서비스로 펀드 투자를 일삼아 상담사로부터 자주 질책을 받았던 사람이다. 설득을 거듭한 끝에 최근에야 가까스로 펀드를 환매해 카드빚을 갚도록 했던 상담 기억도 또렷이 남아 있다. 그는 이전에도 빚을 내서 상가에 투자하려고 해 가족들이 극구 말렸던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느닷없이 ‘50만원의 공돈이 생겼는데 주식으로 굴려 휴가비를 마련하려고 하니 좋은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매달리더라는 것이다. 과다 채무자 처지에서 공돈이 있을 수가 없고, 생겼다고 해도 우선 빚부터 갚아야 하는 게 도리라며 몇번을 다독거린 뒤에야 그는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
| 최근 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재테크 열풍이 단순히 투자를 넘어 이처럼 일상 속에서 투기로 이어지고 있어 걱정되는 고객이 많다는 게 투자 상담사들의 말이다. |
| 한 상담사는 제법 큰 규모의 빚을 내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뒤 늘 약을 지니고 다니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이 고객이 소유한 주택은 7억원을 호가한다. 그런데 은행 이자로 낼 돈이 없어 소장하고 있는 시디(CD)까지 최근 내다 팔았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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