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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식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 이미숙]
구제역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끌시끌, 완전 초비상이다.
지난 봄, 돼지구제역이 한바탕 휘젓고 지나간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번엔 또 소가 문제란다.
구제역은 감염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사율이 무려 5~55%에 달하는 가축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전염병이다.
그러니 구제역이 심각한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당분간 소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안심하고 소고기를 먹기 위해 구제역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구제역은 한자로 입구(口), 발굽제(蹄), 전염병역(疫), 즉 口蹄疫(구제역)이라고 쓴다. 영어로는 foot-and-mouth disease라고 하는데,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것이 초기증세로 나타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구제역은 소나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게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사람은 구제역에 감염되지 않으며 이로 인해 건강상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혹자는 이번 구제역의 발생 경로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에 의해 바이러스가 옮겨졌다는 보도를 보면서 그렇다면 인체에도 구제역이 발병할 수 있는 것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제역에 감염된 동물에 직접 혹은 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했더라도 구제역 바이러스는 잠시 인체에 머물다가 다른 동물을 감염시키는 경로로 이용될 뿐 인체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한다.
구제역사태는 가축을 키우는 축산농가 입장에서는 비상임이 틀림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육류 섭취를 피하거나 줄일 이유는 없는 셈이다.
초기 방역실패로 경상북도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이제 전국으로 번졌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우려도 점점 높아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구제역에 걸린 고기를 구입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중 삼중의 차단막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도축 전 질병감염여부 체크에서 걸러진다. 감염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반출이 되었더라도 도축 후 그대로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에 하나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축이 도축 되었더라도 도축 후 숙성과정에서 pH가 낮아지면서 혹시라도 있을 구제역 바이러스는 모두 사멸한다. 숙성과정 자체가 두 번째 차단막인 셈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열에 매우 민감하여 56도에서 30분 혹은 73도에서 7초만 가열을 해도 사멸한다는 사실도 매스컴을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먹는 고기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없기 때문에 가열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이유는 없다.
이제 구제역에 대한 걱정일랑 잊고 똑똑하게 소고기 고르는 방법을 알아볼 차례.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름진 고기를 유난히 좋아한다.
고소한 맛이 더 강하고 질감이 퍽퍽하지 않기 때문인데, 따라서 돼지고기는 삼겹살, 소고기는 등심을 가장 선호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기름진 부위의 고기에는 포화지방산이 너무 많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포화지방산은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가급적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환상적인 마블링을 자랑하는 최상급 상강육은 건강식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요리에 따라 부위를 선택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섭취를 줄이려면 구이용으로는 등심보다 안심이 좋다. 안심은 등심에 비해서 지방함량이 낮고 결체조직이 없어 부드러우므로 구이에 적합하다. 또 갈비찜을 사태찜으로 바꾸면 열량을 딱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이러한 열량의 차이는 물론 지방함량의 차이 때문. 사태는 갈비에 비해 지방이 1/4 수준이다.
하루빨리 구제역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불필요한 소비자들의 오해로 인해 축산물관련 소비시장 전체가 얼어붙는 일은 없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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