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꽃피던 20대 청춘, 젊음을 함께 하고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가버린 30대를 함께 살고
이제 막 인생이 뭔지, 부부가 뭔지를 알게 되는 40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고마운 남편에게.
나의 20대 기억나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풋풋한 그 시절. 그 때 나 참 예뻤죠?
아직도 난 그 때가 기억나는데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어요. 어느 새 우리 사랑스런 딸들이 여고생, 중3이 되었으니 우리 참 열심히도 살았네요!!
고마워요. 그리고 고생했어요!!!
앞만 보고 애들 키우며 무조건 달려왔던 우리네 인생,
이제 조금씩 우리들도 즐기며 살아요. 우리 충분히 그럴 자격 있잖아요
이 험한 세상 부부의 인연으로 만나 소중한 두 딸들 낳고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으니 인연은 인연인가 봐요 그쵸???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우리 건강하게 지금처럼만 살아가요. 가족과 함께 여유로이 외식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그렇게 평안하게 나이들어가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당신과 나의 노년이 물결처럼 잔잔하기만을 바라며 부인이 몇 자 적어보네요
어느덧 결혼생활 27년이란 세월속에 남은것은 건강한 두 자녀가 제 갈길을 성실하게 가고있다. 결혼은 무엇을 '해주겠지'란 바램이 아니라 상대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줄까'라고 생각하면 행복하다는데, 결혼 초엔 방향은 같지만 기대를 많이 하였기에 약간의 트러블도 있었고 실망도 하였다. 미운사람 떡 하나 준다는 심정으로 홍삼정(홍삼액기스)를 20여년동안 복용한 남편은 감기한번 앓은적 없이 건강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또한 몇년전부터 금연을 시작한 남편이 선물이라면서 화애락퀸을 어설프게 내밀어 마지못해 먹다보니 '역시 남편뿐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났다.
여보! 그동안 고마웠고 앞으로도 사랑하자^^
여보, 나요. 이렇게 마음을 전하는 글을 쓰는 것이 얼마만인지, 괜히 얼굴이 홧홧해지는구려. 봄인가 싶던. 5월인가 싶더니 벌써 한 낮에는 여름이고 절반이 지났으니, 정말이지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오.
“엄마,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아빠랑 다시 결혼할 거예요?”
“아니, 안 할 거야.”
작은 아이의 말에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좌우로 고개를 흔드는 당신을 보며 웃음으로 넘겼지만 마음속으로는 정말 미안했었소. 그도 그럴것이 결혼 하기 전에는 나와 결혼만 해주면 행복하게 해주겠노라고 큰소리 쳤는데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고생만 시켰기 때문이요.
결혼하기 전, 당신은 서구적인 외모에 키도 크고, 날씬해서 나를 꼼짝 못하게 했지. 정말이지 그 때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황송해서 어쩔 줄 몰라 했었는데. 또 생일은 물론 각종 기념일에는 어김없이 선물과 꽃다발을 안겨주곤 했었는데.......
그런 나를 믿고 결혼해준 당신에게 그동안 정말 무심했다는 생각에 얼굴이 홧홧거리는구려. 직장 일이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어쩌다 대화를 한답시고 마주 앉으면 괜히 언성이 높아지고, 아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교육을 잘못 시켰다고 무시하고, 게다가 한 때는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도 갖게 했으니. 덕분에 당신의 얼굴에는 잔주름이 늘어가고 스트레스 때문인지 위가 아프다며 툭하면 약을 먹고, 철이 바뀌어도 변변한 옷가지가 없으니. 그러면서도 무조건 나에게 맞춰 살라고 강요만 하고 있으니, 좀처럼 위신이 서지 않는구려.
이번 당신 생일에는 아내가 아닌, 아이들 엄마가 아닌, 당신을 위한 하루를 보내고 싶소. 화사한 스웨터와 당신이 좋아하는 장미꽃 한 다발도, 그리고 오랜만에 예전처럼 마음을 담은 편지도. 이 나이에 좀 부끄럽기도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아내라는 이름은 하루쯤 내려 놓고 나의 사랑하는 그녀로서 가슴 설레는 하루를 선물하고 싶소. 당신의 환한 웃음을 그리며.
아이들만큼은 좋은 브랜드옷을 입히고 싶어
당신과 나는 낡은 옷을 몇년째 깨끗이 삘아입는 것을
누가 알까요...
모처럼 외식에서 고기 한 점 못 먹고
아이들 입에만 넣어주면서도
하하,호호 즐거웠던 저녁시간
누가 알까요...
한 달 월급에서 아이들 교육비를 빼고나면
점심값,버스비도 부족해 라면으로 때우고 신발이 뚫어지도록 걸어다니면서도
늘 공부 잘하는 우리 아이들이 고마워 눈물 흘리며 보낸 그 시간들
누가 알까요...
당신과 보낸 지난 15년...너무 힘들어 때론 도망이라도 치고 싶었지만 묵묵히 나를 붙잡아주고 한 마음으로 뜻을모아 보낸 시간들이 이젠 아름답고 고맙기까지 합니다.
당신과 나만 아는 이 소중한 추억들... 부부의 날을 맞아 당신께 고백합니다. '부부'란 글씨처럼 서로 닮아가며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해요~ 당신께 감사하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