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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중앙m&b |
1년 동안 안 입은 옷은 당장 치워라
짧게는 4개월, 길게는 6개월에 한번씩 계절 옷을 정리한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 많은 것을 ‘왜 진즉 버리지 못했을까’이다. 미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의 멘토인 팀 건은 자신의 책 『팀 건의 스타일 북』에서 “가득 찬 옷장만큼 쓸모 없는 것은 없다”고 했다. 다음은 ‘꼭 버려야 하는 옷’을 구별하는 그의 지침이다.
●몸에 안 맞는 옷 지난해 사서 얼마 입지 않았는데 올해 다시 입어보니 단추가 잠가지지 않는 옷. 누구에게나 이런 경험은 있다. 대부분은 ‘정말 마음에 드는 옷이니까’ ‘살을 조금만 빼면 다시 입을 수 있을 거야’ 이런 생각으로 고이 접어 옷장 속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팀 건은 말한다. “제발, 그 옷들이 본래의 의무를 저버리고 주인에게 심리적 부담만 안기는 일을 하지 않도록 만들라”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은 과감히 버려야 할 첫째 대상이다.
●현재 입을 수는 없지만 비싼 옷 위의 경우처럼 몸에 안 맞아서 버려야 하는데 구입할 때 너무 비싼 값을 치른 옷을 보면 잠시 망설이게 된다. ‘가지고 있으면 언제라도 쓰일 날이 있지 않을까…’ 미련이 많이 남는 경우다. 하지만 이 또한 과감히 버려야 한다. 아무리 비싼 옷이어도 입을 수 없다면 그것은 이미 ‘내 옷’이 아니다.
●이유 없이 잘 입지 않는 옷 딱히 작거나 하는 이유는 아닌데 그 옷을 처음 구입했을 때만큼 손이 가지 않는 옷이 분명 있다. 색상이 우중충하거나 실용성이 떨어지는 지나치게 장식적인 옷이거나. 팀 건은 이런 옷들을 “냉장고에 너무 오래 넣어놔서 맛이 떨어진 육류나 생선 같은 옷”이라고 표현했다. 앞으로 점점 더 손이 안 갈 테니 이런 옷도 버리자.
●유행에 뒤떨어진 옷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지만 어느 개그맨의 말처럼 “그건 네~ 생각”일 뿐이다. 언제 유행이 다시 돌아올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 한다. 그리고 다시 유행이 돌아왔을 때 10년 전 옷을 멋지게 소화해낼 수 있기란 쉽지 않다. 낡은 것을 새것처럼 입는 감각을 익히기보다 유행에 맞는 새 옷을 사는 일이 더 쉽다.
●행복한 추억이 서린 옷 절대 다시 입을 수는 없지만 추억이 서린 옷들이 있다. 첫 키스 때 입었던 옷, 첫사랑이 떠올려지는 옷 등등. 추억은 추억일 뿐이다. 그리고 추억은 기억에 남는 것이지 절대 옷에 남는 종류가 아니다. 딸아이에게 물려줄 웨딩드레스가 아니라면 이 또한 옷장을 차지하게 둘 이유가 없다.
책상 정리
같은 종류의 물품은 한 개만 남겨라
일본의 유명 아트디렉터이자 디자이너인 사토 가시와는 『이 사람은 왜 정리에 강한가』라는 책을 통해 ‘공간·정보·사고의 수퍼 정리술’을 이야기한 바 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버리는 일은 불안과의 싸움’이라는 말이다. ‘혹시 필요하게 되면 어쩌지’라는 걱정과 함께 무언가 없어졌다고 생각될 때의 불안감이 버리고 정리할 때 가장 부딪치기 쉬운 난관이라는 얘기다. ‘혹시 모르니까 일단 놔두자’와의 싸움을 위해 그는 이런 해결책을 내놓는다. “아이템을 쭉 나열해서 우선 순위를 정한 후 필요 없는 것을 버린다.” 사토 가시와의 ‘정리의 기술’의 포인트는 “각 물건의 위치를 정한 후 넘치면 버린다”는 것이다. 책상을 큰 구역으로 나눠서 펜·서류·자료집·메모함·명함집 등의 물품들 위치를 정한다. 이것은 찾기 쉽도록 하는 이유와 함께 ‘꼭 필요한 양만큼’ 가지고 있는 노하우의 습득 과정이다.
●성능이 비슷한 것 중 즐기는 것 외에는 버려라 책상 서랍에 무심코 쌓아둔 물품들을 꺼내 죽 늘어놔보자. 문구라는 종류의 특성상 성능은 비슷한데 디자인이 조금씩 다른 게 많다. 이 중 자주 즐겨 사용하는 것만 남겨둔다. 펜의 경우 손에 쥐는 느낌이 좋아서, 글씨가 잘 써져서 즐기는 것들이 있다. 그 외에는 그저 관상용일 뿐이다. 모셔둘 필요가 없다.
●서류나 자료는 최종 버전만 남겨 둔다 가장 처치 곤란한 것들이 바로 각종 서류와 자료다. 이들은 간소화하면 할수록 업무 능력도 향상된다. 현재 진행형인 서류 외에는 최종 버전만 남겨 두고 미련 없이 버린다.
●1년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처분 대상이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서 ‘혹시 모르니까’ 남겨 두게 되는 것들을 서랍 하나에 담아 둔다. 그리고 기한을 두고 판단한다. 몇 달 혹은 1년 후에도 그 서랍을 다시 뒤질 일이 없다면, 아니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면 이젠 훌훌 털어버려도 좋다.
●‘일단’이라는 공간을 마련한다 사토 가시와는 “버려야 할지 두어야 할지 아직도 판단이 안 서는 물건들은 ‘일단’이라는 이름 하에 잠시 모아둔다”고 했다. 혹시 몰라서 버리지 못하는 게 아니라 올바른 판단을 위해 말 그대로 ‘일단’ 보류해두는 공간이다. 업무가 바빠서 정신이 없을 때,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연관이 있을 때의 경우들이다. 어디다 두어야 할지 책상 속 공간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도 포함된다. 이삼 일 혹은 일주일 단위로 체크해서 이 공간을 비우는 습관을 들인다.
이왕 내놓는 거 누군가에게 도움 줄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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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상품 재활용 상점인 ‘아름다운가게’에 걸린 옷들. |
화장대 위에서 구입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사용하지 않는 화장품은 버려야 한다. 이는 몸에 맞지 않는 옷과 같다. 굽 애프터서비스(AS)가 쉽지 않아서 몇 년째 신발장에 ‘모셔만 둔’ 구두라면 버려야 한다. 똑같은 부품을 이제는 구하지 못해서 신을 수 없는 스트랩 구두도 버려라. 주방 씽크대 서랍에서 찾아낸 특별 요리용 조리 도구도 처리 대상이다. 1년 전 딱 한 번 만들어본 시폰 케이크 시럽이라면 더 이상 미련 둘 필요가 없다.
소설가 이윤기씨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콩나물이 자라면서 필요한 물을 계속 몸에 담아둘 수는 없다. 아니 그렇게 되면 그 콩나물은 썩는다. 필요한 만큼 취하고 버려야 새 물을 빨아들일 수 있다.
혹여 ‘버린다’는 표현 때문에 환경운동가들의 눈치를 봐야 하지 않나 걱정된다면 발상을 달리 하라 말하고 싶다. 아주 못 쓰게 된 것이라면 당연히 분리수거 해야 한다. 그리고 쓸 만은 한데 단지 내게는 필요 없게 된 것들은 누군가 재활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은 후 ‘버리는’ 게 아니라 ‘인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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