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에 자주색 통에 포도, 토마토 담아놓았어. 나갈 때 가져가렴. 밥 꼭 찾아먹으면서 해.‘
‘고마워요. 요즘 실험 때문에 너무 늦게 다녀서 미안! 오늘 저녁에는 일찍
올게요. 내 방 침대에 있는 원피스 드라이 부탁해요~~~‘
냉장고에 붙어있는 포스트 잇에 적혀있는 낯익은 아이의 글 속에서 코맹맹이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웃음이 났다. 하긴 요즘 아이는 새로운 실험을 맡아하느라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단 하루를 편히 쉬지 못하고 연구실에 박혀있다. 거기에 툭 하면 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야 집에 오는 생활을 하다 보니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할 여유도 없었다. 그래도 아이의 생활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이렇게 포스트 잇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휴대폰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포스트 잇에 마음을 적음으로써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우리 집 냉장고 문 앞에는 가족의 마음을 담은 포스트 잇이 붙어있다. 냉장고 한 쪽 문에 자리 잡은 포스트 잇을 들여다보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아빠, 기운내고 파이팅! 술보다는 안주를.’
‘큰딸, 너무 바질바질 애쓰지 말고 여유를 갖고 생활하렴.’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은 물론 가끔은 힘든 생활을 잘 버티어낼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하고 때로는 건강을 챙겨주기도 하고, 한 번쯤은 느닷없는 약속으로 생활의 활력을 주기도 하고.......
이제는 아이들도 다 자라 각자의 생활을 하다 보니 마주 앉아 밥을 먹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포스트 잇에 마음을 담은 글을 써서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확인하게 하고 주말 저녁만큼은 같이 식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것도 집에서 내가 만든 집 밥으로..... 지난 주말에는 아이가 연구실에 있는 바람에 가족 모두 연구실 근처로 가서 외식을 했다.
그렇게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으로 든든함을 갖게 된다.
우리 집에는 향긋한 냄새가 난다. 행복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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