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의 비애

글쓴이 미시

등록일 2001-02-21 00:14

조회수 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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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면 쥐약이네 할일없어 뒹군다네
방바닥에 드러누어 천정무늬 헤아리다

주머니속 진동하는 휴대폰을 느꼈다네
눈시울이 붉어오네 한달만에 온전화네

복받치는 심정으로 통화버튼 눌러보니
친구새끼 목소리네 오늘시간 비우라네

안그래도 할일없네 남는것이 시간이네
집구석에 쳐박혀서 벽지긁고 있을테니

심심하면 이리오게 소주둬병 사오시게
그새끼가 닥치라네 당장튀어 나오라네

퀸카하나 엮었으니 쪽빼입고 나오라네
아니이게 꿈이던가 싸대기를 후려쳤네

방안에서 별보이네 정녕꿈은 아니었네
독수공방 일년만에 소개팅이 들어왔네

대가리를 벽에찌며 다짐하고 다짐했네
이제얼굴 안따지네 여자면은 오케이네

양복점에 달려가서 정장한벌 뽑아입고
오는길에 무스사다 대가리에 쳐발랐네

엄마향수 쌔벼다가 구석구석 뿌려주고
이틀만에 면도하니 제임스딘 따로없네

콧노래를 부르면서 집밖으로 나가보니
옆집사는 아줌마도 알아보지 못했다네

이거보오 아주머니 정말내가 피가로요
하루이틀 본사인가 어찌나를 몰라보오

미남총각 농담말게 그새끼는 양아치네
이정도면 끝난거네 나름대로 킹카였네

약속장소 나가보니 친구녀석 나와있네
그놈옆엔 다소곳이 낭자하나 앉았는데

눈비비고 뜯어보니 아니이건 왕퀸카네
나도몰래 큰소리로 심봤다를 외쳤다네

까페주인 꼴아보네 저런씨발 놈을봤나
손님들도 거든다네 미친새끼 상관마세

욕먹어도 좋았다네 쪽팔린게 대수인가
차분하게 숨고르고 그녀앞에 다가가서

정중하게 두손모아 인사하는 나를보며
친구새끼 속삭였네 그여자는 내깔이고

소개팅에 나온여잔 자네옆에 앉아있네
흥분해서 못봤는데 또한여자 있었다네
그나물에 그밥이고 그친구에 그친구지

옷매무새 바로하고 웃으면서 돌아보니
눈에이슬 맺혀오네 에이리언 앉아있네

여기지금 극장인가 옛날영화 또해주나
당황하는 나를보며 그여자가 손내미네

그래씨발 기왕지사 만난것도 인연이고
고작오늘 하루인데 저그이면 어떠한가

피가로가 누구인가 젠틀맨이 아니던가
멋진매너 울고가네 무한매너 눈깐다네

태연하게 악수하며 얼굴다시 바라봤네
아무래도 안돼겠네 비위졸라 약하다네

누구라도 못견디네 저그윙크 받아보게
울렁이는 속을잡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오바이트 하고나니 내자신이 처량했네
인생졸라 허무했네 변기안고 울었다네

울다보니 정신드네 지금내가 이럴땐가
탈출구를 찾아야지 목숨부터 건져야지

슬그머니 나가려다 저그에게 발각됐네
친구새끼 쫓아오네 도망가다 넘어졌네

결국많은 사람앞에 귓때기를 붙잡힌채
내자리로 끌려오며 개망신만 당했다네

저그이제 열받았네 변신하기 직전이네
구차하게 빌었다네 밥살테니 살려주게

말나오기 무섭다네 메뉴판을 훓는다네
친구새끼 그놈애인 돌아가며 훓었다네

작정하고 나온건가 마음놓고 벗겨먹네
이상하다 했더니만 역시나만 속은거네

망할년놈 새끼들이 홀아비를 등쳐먹네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지는 음식보고

초록색침 흘리면서 미친듯이 집어먹던
저그나를 바라보네 너는왜안 처먹냐네

사실대로 말못하네 그냥웃어 넘겼다네
거울한번 보고오게 보고와서 먹어보게

그안면을 앞에두고 너같으면 넘어가나
민망하게 먹어대던 저그똥간 간사이에

친구새끼 말했다네 인상좋고 싹싹하네
어이없어 웃었다네 허탈해서 눈물났네

손에칼만 있었으면 그새끼는 황천갔네
눈치없는 바보새끼 맘에드냐 물었다네

그래솔직 담백하게 내마음을 털어놨네
나는저그 관심없네 네깔내게 양보하게

인상좋고 싹싹하니 니가저년 델꾸살게
그새끼가 발작하네 흰자위가 돌출하네

주방으로 달려가서 사시미를 찾는다네
놀란애인 쫓아가네 그래어서 말려주게

아니근데 저미친년 말리는게 아니었네
사시미를 찾아주네 빨리가서 찔르라네

사태졸라 심각하네 여차하면 골로가네
먹다죽은 귀신보면 때깔마저 곱다던데

총각귀신 왠말인가 이대로는 못간다네
헐레벌떡 일어나서 정신없이 도망쳤네

달리다가 돌아보니 저그함께 쫓아오네
저그표정 보고나니 사시미가 안두렵네

미끄러져 넘어지면 스스로혀 깨물거네
결국이내 두다리로 집에까지 뛰어갔네

집에와서 생각하니 산목숨이 부질없네
소시적엔 어디가면 아낙들이 줄을서고

번호표를 나눠주며 월화수목 만났는데
세월앞에 장사없네 젊은오빠 간데없네

야타하면 짱돌맞네 머리염색 치매라네
영계시절 한때였네 노땅남일 아니었네

밤새도록 뒤척이며 신세한탄 하다보니
소주두병 맹물이네 병나발이 장난이네

사람하나 그림자도 찾아볼수 없는집이
왜그리도 허전한지 잠이오질 않았다네

이제금방 아침인데 출근할일 걱정이네
쓰린속은 어이하나 아침한번 먹고싶네

마누라가 차려주는 그밥한번 먹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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