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천근만근, 출근하던 지하철 안에서 있었던 생생상황입니다.
전 이른 아침인지라 부족한 잠을 채우려 눈을 지긋이 감고 잠을 청하던 찰나
웬 코맹맹이 소리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 그래도 난 자칭 교양인인데, 남의 핸드폰 대화내용을 들을 수 없어 귀를 막았습니다. 손으로 막다가 너무 오버한다는 생각에 의식적으로 듣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웬걸요..더 잘 들리는 겁니다.
제 옆자리 여자분 왈
"몰라. 엄마는 나 깨우고 주무시고. 그래, 잘 있어."
"두 달 지났는데, 한 이년이 지난 것 같아."
"너무 보고 싶어."
저 건너편 남자의 묵직한 목소리 전해집니다. 뭐라뭐라 하는 지 들리지는 않습니다.
드뎌 내 호기심 총출동.. 웬 따끈거리는 연애이야기..
흠.. '남자가 유학갔나보군.'
두달이 이 년이 지난 듯하다고..보고싶어도 볼 수 없다고.
흠. 저는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가 하는 말,
"아냐, 연락은 안해. 그냥, 지난 번 게임하러 갔다가 사이트에서 만났어. 걔가 말을 걸어서 인사만 하고 끝내면 좋았을 텐데. 너무 못참고 물어봤어.. 궁금한 게 있다고."
응???
나의 호기심이 급물살을 타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아빠.. 그런데..내가 물어봤어.. 그 여자애랑은 잘 지내고 있냐고.. 그랬더니..
걔가 그런 건 왜 묻냐고..잘못되라고 빌기라도 했냐고..."..
아니 이건 내가 예측하던 알콩달콩 연애토크가 아니라..지 아버지한테 주절이주절이 실연 후일담을 전하는 대화이었네요.
흠..결론이 궁금했던 저.. 끝까지 들어가며 그 엑스 보이프렌드 말에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 여자애, 구구절절 지아빠에게 설명합니다. 아니 자기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그아이가 그래서.. 밋밋하게 그냥 그렇게 지내고 있다고 해서 그 사이트를 나왔다나 어쨌다나.
여기까지 끝이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웬 싸가지~.. 반응이 그랬다고.."
그 여자에 급기야 콧물을 찍어내며..
"아냐..아빠 ..그 얘 착한 얘야.. 응.전철안.. 그래...알았어."
전화를 끊었나 봅니다. 이게 끝이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입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 아가씨 귀에 대고..
"아니요.. 그 사람 착한 사람 아니거든요.."
그 여자애 두 눈을 크게 뜨고 저를 바라봅니다.
저는 다시 한번 말했습니다.
"착한 사람이라면,.. '걱정해줘서 고맙다.. 잘 지내고 있어.' 이렇게 말했을걸요."
크~~ 아침부터 저는 뭐하는 겁니까?
갑자기 전철안 사람들이 의식되며 저는 제 말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가씨 제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 고개를 가로젓으며 눈물을 찍어냅니다.
저는 주위 시선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말을 꼬옥 다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수첩을 꺼내어 한 장을 찢어서 적습니다.
<선한 사람은 선한 생각대로 세상을 봐서 다칩니다...
가는 사랑을 가게 둡시다.
대신 추억은 가슴에 안고..
선한 좋은 새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
푸하하하~. 오버걸 아침에 한 건한겁니다.
이야기를 들은 3명의 울 학교 샘들 다들 뒤집어졌습니다.
제가 너무 오버 했었지요?






> 


최신
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