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스유엔의 '상경'

스유엔의 '상경'
글쓴이 한창주 등록일 2002-09-18 00:00 조회수 2,276 글자확대 글자축소

1. 책소개 : 14억 중국인의 경영 정신이 된 최고의 경전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것은 미국이고 미국경제를 지배하는 것은 ‘유태인’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샤일록은 오래도록 피도 눈물도 없이 잔혹한 ‘유태상술’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었다.
하지만 야훼의 축복이었을까.
그들의 상술과 전략은 오늘날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공룡을 만든 골격 유전자가 되었으니 유태인은 작지만 거대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다.

21세기의 경제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주인이 따로 없다고 하지만 역사는 늘 강자의 존재를 인정해 왔다.
‘중국’이란 존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그들이 이해하기 힘든 머릿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중국은 하나뿐인 국가 아니다.

그들은 ‘중화(中華)’라 불리는 철저히 자기 중심적인 ‘집단’의 맏형일 뿐이다.
대만과 홍콩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중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보다 훨씬 많고 거대하다.

그들이 펼칠 ‘중화전략’의 핵심을 이해하는 것은 먼저 그들이 가진 ‘상술’과 ‘경영전략’을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유태의 상술을 뛰어넘는다는 중국의 상술, 인재를 탐하고 천하의 운세를 살피면서 심리전에 능통한 중국의 상술은 결코 낡은 고전이 아니다.
그 모든 전략이 오늘의 관점에서 집대성 된 것이 바로 ‘상경’이다.

2. 저자 : 스유엔
중국 작가협회 회원으로 베이징의 자택에 칩거하며 저작에 몰두하고 있는 전업작가이다. 특히 중국 고전과 역사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중국인의 지혜, 방략, 처세술 등에 관한 글을 주로 쓰고 있다. ‘상경’외에 호설암의 기업 전략을 정선하여 서술한 ‘근대 상성 호설암의 99가지 방략’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3.. 목차
1) 기회를 만들줄 아는 지혜
2) 인재를 마음대로 부리는 재주
3) 지극히 정연하고 능숙한 태도
4) 형세를 마음대로 부리는 열쇠
5) 흩어진 힘을 모으는 법칙
6) 고상한 신념을 지키는 의지
7) 상인에게 필요한 명예
8) 상인이 지켜야 할 원칙
9) 큰 상인과 작은 상인의 구별
10) 사업을 일으키는 근본
11) 깊은 안목과 넓은 시야의 조건
12) 천하의 이익을 얻기 위한 계략
13) 사업의 세력을 넓히는 기반
14) 명성을 널리 알릴줄 아는 사람
15) 세상사에 능통하는 방법
16) 한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여행
17) 천하를 걱정하는 마음
18) 욕정을 다스리는 자세

4. 책을 읽고
한국에는 ‘상도’가 있다면 중국에는 ‘상경’이 있다는 카피로 출판사에서는 광고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인호의 소설 ‘상도’를 읽어봤을 것이다.

저도 마찬가지로 읽어봤고 또한 ‘상경’이 나왔길래 읽어봤다.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중국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다 알것이다.

중국어를 모르고는 승진도 안되고 재벌이나 금융업계에서도 중국을 향해 진출하고 있고 지금도 중국을 알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런 가운데 ‘상경’은 중국 경영의 정체성 찾기로 그들의 뿌리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귀한 책이다.
우리에게 단지 자장면, 우리나라를 한때 지배했던 나라, 사대주의로 알려진 중국의 본체를 아는데 큰 시사점을 주는 책이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 ‘호설암’은 한국의 임상옥과 같은 거상으로 보면 된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고대의 ‘商聖’이라 불리는 도제공과 견줄만한 인물로 그는 변혁의 혼란이 소용돌이 친 19세기 후반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신화적 드라마를 연출한 장본인이었다.
가난하고 비천한 출신이었으나 시대와 권력의 흐름을 이용해 거대한 재산을 형성하는 지략을 발휘해 그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다.

그는 전장(은행과 비슷한 중국 구식 금융기관), 전당포를 이용해 금융망을 건설하고,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호경여당’이라는 약국 체인을 성립하기도 했다.

그는 화려한 상술과 신비한 매력, 그리고 탁월한 인품으로 비즈니스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동시에 후대 상인과 기업인들의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이책의 구성은 독자가 아주 쉽게 읽도록 되어 있다.

1장 기회를 만들줄 아는 지혜편을 예로 들면
지신(砥身) : 스스로 마음을 갈고 닦으면 반드시 강해진다.

1장 요약 - 호설암의 어록 – 호설암의 성공비결 - 상경에서 배우는 경영정신(호설암 및 다른 중국 상인의 경영철학 및 성공 비즈비스 비결) – 어려운 한자 정리 순으로 아주 쉽게 설명되어 있다.

상경에서 배우는 경영정신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돈보다는 사람, 그것이 기회이다.
 험난함을 악으로 써야 기회가 주어진다
 좌절이란 땅에서 인재의 나무가 자란다

 티없는 돌과 티있는 옥의 차이를 구별하라
 믿음만큼 인재를 보호하는 수단은 없다
 돈과 투자가 인재를 만든다.

 기회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 시대의 흐름을 탈 줄 알아야 한다.
 기회와의 인연은 만드는 자에게 주어진다

 대세를 파악하고 처신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
 세력을 얻으면 반드시 이익이 있다

 이익을 위해선 정치적 감각이 필요하다
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관계’가 필요하다
 힘을 합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 나라를 버리고 사욕을 탐하지 않는다
 승리에 오만하지 않고 패배에 쓰러지지 않는다

 심은 대로 거두니 사람에게 투자하라
 장사의 신용은 상인의 신의에서 나온다
 의리를 이익으로 연결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 남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먼저 생각하라
 상도는 곧 올바른 인간의 도리이다.
 고객을 부모 모시듯 대한다

 남이 못 보는 것을 보고 살피지 못하는 것을 살핀다
 큰 상인은 죽은 돈도 살아있는 돈으로 만든다

 상인은 머리가 영리하고 손이 빨라야 한다
 경영은 도주공의 부유함을 따라야 한다
 자신이 계략을 쓰지 않으면 반드시 남이 쏜다

 원대한 시야와 날카롭고 정확한 안목을 키워라
 사물이 가리는 규칙성과 방향을 이해하라
 배부를 때 굶게 될 날을 생각하라

 시장의 안정이 곧 사업의 안정으로 이어진다
 하늘은 애써 협력한 자를 돕는다

 장이 클수록 장세가 커진다
 항상 아름답고 깨끗하게 꾸미는 건 상인정신의 기본이다

 이름의 가치가 곧 이익의 양을 결정한다
 좋은 이미지는 억만 냥의 황금이다
 상인은 반드시 좋은 평판을 얻어야 한다
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고 사람은 높은 곳을 향한다
 적을 만들기는 쉽지만 없애기는 어렵다
 천지의 도를 살피고 사람의 반응을 궤뚫어 본다

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뜻을 이룰 수 없다
 인간적인 경영의 실천
 세상사에 통달하고 융화에 힘써라

 큰 장사를 하려면 천하를 걱정해야 한다
 나라를 걱정하고 백성을 위한다
 이치에 따라 투자하고 대중들을 통해 이익을 구한다

 애정과 사업은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 꽃 한 송이를 버릴지언정 만금을 버릴 수는 없다
 일과 감정, 이 두 가지를 함부로 섞어선 안된다.

‘상도’와 ‘상경’은 공통점이 많이 있다.
거상은 그냥 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임상옥과 호설암 모두 우리에게 큰 자극을 던져주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눈앞에 보여지는 작은 것에만 치중하지 말고
거시적인 안목과 함께 큰 사람이 되라는 큰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약 560페이지 분량으로 읽기에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하루 몇 시간의 할애로 13억 중국인의
상인 정신을 이해하면은 큰 손해는 아닐 것이다.

미즈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