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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깊은 인상을 준 책이 바로 ‘포경선 에식스호의 비극’이라는 부제하에 나다니엘 필브릭이 지은 <바다 한가운데서>라는 책이다.
이 책은 지난 연말 ‘타임’지가 선정한 2000년 논픽션 부문 최우수 작품에 올랐으며, 역시 전 미국 도서상 논픽션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이 책의 주제가 된 고래잡이배 에식스호의 조난은 20세기의 신화적 비극인 타이타닉호의 침몰에 버금가는 19세기의 해양참사 가운데 하나이다.
이책은 에식스호가 80피트나 되는 향유고래에게 공격을 받고 침몰하여 표류를 하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
에식스호 선원들은 갈증과 굶주림 속에서 거친 파도와 비바람과 싸우며 그야말로 일엽편주로 94일간에 걸쳐 장장 7,200킬로미터를 항해하는 인간생존의 처절한 서사시적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표류자들이 바다와 자연과 싸우면서 굶주림, 갈등, 질병, 공포로 서서히 무너져 가는 처절한 과정을 무서우리 만큼 냉혹하게 재현해줌으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우리에게 다시한번 새롭게 일깨워주고 있다.
포경선 에식스호는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기에 모험을 좇으러 바다에 나간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생계의 수단으로 자기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고래잡이에 나선 것이다.
10대 청소년도 여러섞인 그들이 극한 상황에서도 조직의 규율을 흐뜨리지 않고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경이롭기도 하다고 옮긴이는 말한다.
에식스호의 승무원은 총 21명이었다.
선장 1명, 일등항해사 1명, 이등항해사 1명, 보트키잡이 3명, 사무장 1명, 선원 13명, 사관실 급사 1명이다.
이들중 살아남은 사람은 9명이었다. 3개의 보트에 나눠탄 생존자중
5명은 마지막까지 표류하다가 , 3명은 헨더슨 섬에서 구조되었다.
나머지 한명은 표류하기전에 중간에 도망간 사람 1명이었다.
에릭스호가 1820년 11월 20일에 고래에 받혀 침몰을 당해 1821년 3월 20일에 구출될 때 까지 그들이 고생하며 삶을 유지시켜 온 것은 글로써는 표현하지 못할 엄청난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물이라고 하였다.
미칠듯이 격렬한 갈증은 인간이 겪는 고통의 목록가운데서 비교할 것이 없을 정도라고 하였다.
그들은 배가 고파서 닥치는 대로 먹었다.
거북이는 물론 물고기, 새 등 그러나 그런 좋은 기회는 그들에게 자주 찾아오는 것이 아니었고….
작은 보트안에서 뙤약볕과 비바람과 기아와 외로움 극심한 고통 등 인간이 겪기에 어려운 94일간의 나날들…
인간이기에 넘을 수 있는 한계상황을 그들은 넘겼다.
그들을 구했을 때 선상의 선원들은 종기가 난 온몸 쾡한 두눈, 달라붙은 살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리고 에식스호 선원들은 몸이 회복되기 얼마전까지는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는 표류자의 생태를 보여주었으면 그렇게도 보기 싫어한 바다를 몸이 회복되고 나서 다시 나서는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이책에서 나름대로 흥미를 느낀 것은 지도자의 리더십이었다.
에식스호 선원들은 전부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선장과 그 밑의 직원들간의 갈등 때문에 그 어려운 표류를 하였고 귀한 목숨까지 잃게 된다.
1. 첫번째 대목
에식스호가 멕시코만에서 강풍으로 큰 수리가 필요해 그들의 고향으로 선장이 돌아가자고 했을 때, 일등항해사 체이스와 이등항해사 조이는 반대하면서 계속 항해를 하자고 했다.
정상적으로 배에서는 선장의 뜻이 바로 법이다.
그러나 선장은 이 두명의 항해사의 뜻에 따라 자기 결정을 뒤집었다.
다른 선원들의 마음속은 고향으로 돌아갔으면 했는데 그만 그 기회를 놓친 것이다.
2. 두번째 대목
표류를 당하고 기진매진했을 때 선장인 폴라드는 바다에서 가까운 소시에테 제도로 가자고 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일등항해 체이스와 이등항해사 조이는 소시에테제도에 식인종이 살기 때문에 가면 다 죽을 것으로 생각하고 반대했다.
그렇지만 사실 그들이 신문등을 읽었더라면 그런 무지스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방 신문에는 소시에테 제도의 원주민들이 화목하고 사교적이라고 기술이 되있었다.
폴라드 선장이 자신의 주장을 두 항해사에게 양보한 것은 나중에 생존자중 한명인 니커슨이 ‘치명적 실수’에 대해 언급함을 보고 안타까움을 갖는다.
“그 실수의 결과로 얼마나 많은 뜨거운 생명이 숨지게 되었는가!!!!”
3. 세번째 대목
일등 항해사인 체이스가 탄 배가 가장 상태가 안 좋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극히 사소한 수리라도 온힘을 다해 정성을 기울였다.
생존자중 한사람인 니커슨은 활동적이고 부지런한 일등항해사가 보트의 늑재와 널빤지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꼼꼼히 못을 박았다고 전했다.
그의 그런 활동은 부하선원들이 암울한 현실로부터 딴데로 관심을 돌리게 해주었다.
4. 네번째 대목
시련이 시작된후에 일등항해사 체이스는 변했다.
처음에 그는 권총을 옆에 놓고 먹을 것을 나눠주던 무섭고 엄한 리더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들에게 상냥하게 대했다.
고통이 새로운 한계에 다다르자 항해사 체이스는 자기 부하들에게 필요한 것은 엄한 규율이 아니라 따뜻한 격려라는 것을 인식했다.
그들은 자신들과 죽음을 갈라놓는 것은 오직 희망뿐임을 깨닫는다.
부하들의 필요에 따라 자신의 리더십 방식을 적응시킨 항해사 체이스의능력은 뛰어났다.
즉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그의 천성적 기질에 부하들은 희망을 가진 것이다,
무뚝뚝한 사람의 무자비한 강인함을 초월해 자기 부하들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끌어내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다한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마지막 힘이 된 것은 신이었다.
이 생존을 위한 싸움에 하느님이 개입하여 그들을 지켜준 것이었다고 일등항해사 체이스는 고백했다.
5. 마지막으로
그들이 그래도 제대로 항해를 하게 된 것은 에식스호가 침몰하기전에 배안에 있던 항해실무 두권의 책과 사분의(항해나 천체관측을 할 때 각도를 재는 기구)를 흑인선원이 갖고 나온 것이었다.
그 흑인선원은 바로 업무의 핵심을 궤뚫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중에 체이스는 이 장비가 없었더라면 앞길이 캄캄하고 희망을 잃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어쩔 수 없이 실책도 가져왔다.
선장의 본능적인 판단이 위에서 지적한 대로 두번 다 맞았지만 두항해사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결단력을 지니고 있지 못해 안타깝게 많은 사람이 죽을때까지 망망대해인 태평양을 배회한 결과를 가져왔다.
그들의 선박조종술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작은 보트를 탈없이 유지하면서 망망대해를 석달넘게 항해한 그들의 역량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또한 리더는 평상시에는 확고한 결단력이 필요하며 위기시에는 부하직원들을 다독거리면서 위기를 헤쳐나갈수 있는 탄력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해준다.
<바다 한가운데서>를 읽으면서 계속 느낀 것은 바로
맨파워의 중요성이었다..
비록 현실이 힘들지만 아무도 흔들림없이 에식스호의 난파된 선원들처럼 자기만의 노하우와 역량으로 그 어려움을 뛰어넘어 다시 바다로 향하는 그들의 의지와 열정에 고개를 숙일뿐이다.
삶에 대한 열정.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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