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초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하고 우리집엔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선한 눈망울에 보드라운 흰색털을 가진 6개월된 진돗개 구름이.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 되면 동물을 키우게 해주겠다던 딸과의 약속을 지켜야만 했던 나에게
구름이와의 동거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기도 했다.
일주일 전부터 이름을 지어놓고 구름이를 기다리던
어린 딸의 소망을 더이상 무슨 명분으로 외면할수 있었겠는가.
밤 11시 넘은 늦은 시각에 우리집 마당에 도착한 구름이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차안에서 몇시간을 갇혀 있었던 탓에 몹시 예민해져 있었다.
온가족이 녀석 앞에 몰려 앉아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애를 썼다.
우리집을 사이로 양쪽 단독주택에서 키우는 개들이
서로 견제하듯 짖어대던 30분여분이 나로서는 몹시 괴로웠지만
이토록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녀석에 대한 애처로움으로 견딜수 있었다.
남편 말대로 녀석은 너무나 온순한 성품을 지녔고,
내 집에 들어선지 한시간여만에 보여준 그 완벽한 적응력에 놀라웠다.
겨우 낯을 익힌지 하루만에 나의 퇴근길을 온몸으로 맞아주는 녀석의 충직함 때문에
동물과의 스킨쉽에 낯설기만 했던 나의 마음도 허물어지듯 열려가고 있다.
그런데 며칠전, 저녁식사를 마치고 TV앞에 둘러앉은 자리에서
어머니는 나직한 목소리로 당신의 의견을 전하셨다.
"소민에미야, 우리 저 개를 느이 시골로 보내고 집안에서 키우는 작은 애완용 강아지로 바꾸면 어떻겠니?"
구름이의 용변에 날파리가 끼어들 새도 없이 물로 빡빡 청소를 해대는 깔끔한 어머니는,
곧 다가올 겨울 혹여 그 빙판에 당신 딸이, 당신 손녀가
넘어져 다치기라도 할까봐 벌써부터 걱정을 하고 계셨다.
그런데, 어느새 어린 딸의 눈이 빨갛게 충혈되더니 얼굴을 감싼채 울고 있었다.
그때 싸하게 아파지던 내 마음의 정체는 모든 생명체와의 관계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연민 때문이었을 것이다.
시간표까지 짜서 제 덩치만한 개를 끌어 안고 목욕을 시키고, 산책을 시키고,
제 용돈을 털어 녀석의 간식을 사다 먹이고,
심지어 제 용돈으로 사온 침대 패드까지 녀석에게 아낌없이 내어주었던 딸은
어느새 구름이와 정이 들대로 들어버린 것이다.
"소민아, 구름이 안보내. 안보낼거야. 걱정하지마."
나는 고개를 있는대로 떨구고 있는 딸을 그렇게 달래주어야만 했다.
칠순의 노모가, 일하는 당신 딸 손에 물한방울 안묻히려고 살뜰히 집안살림을 해내는 것만도 감사한데
그것도 모자라 일을 하나 더 보태드린 그 미안함 때문에 나로서는 잠시 진퇴양난의 상황이었지만
그순간 내 감정의 흔들림은 솔직히 구름이에게 이미 기울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마당을 지키고 있는 녀석 때문에 마음이 든든했고,
학교로 직장으로 모두 떠나고 홀로 남는 노모가 녀석 덕분에 훨씬 덜 안쓰러웠고,
내 품에 달겨들어 손을 빨아대는 녀석의 단순한 사랑 때문에 이따금 벅찬 기쁨이 밀려왔다.
어쩌면 나는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 다음으로 이런 맹목적인 사랑을 느끼는 중인지도 모른다.
"엄마, 힘드시겠지만 우리 조금만 더 이대로 지내봐요. 가족이잖아..가족은 그런거잖아..겨울에 닥칠 일은 우리 그때가서 부딪히자구요.."
나는 그렇게 상황을 종료시키며
갑작스런 어머니의 제안으로 인해 어느새 가족으로 깊숙히 자리잡은 녀석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우리가 너를 사랑한다고, 녀석도 그맘 알고 있겠지.
구름아, 엄마 왔다~~
그렇게 떠들석하게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일상의 변화가 무척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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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미
사라..너 일루와바라..ㅋ 울 동군의 정체성 찾기가 우습단거샤? 중요한거여..ㅋㅋ
글고..너무 잘 아는군. 너나 봉이언니나..잘났따...흥!
실물 사진을 올리지 않고 말로만하는 비교는 흥!칫!피! 거든. 무효야 무효.
어우..근데 나 지금 마켓오..브레드칩..인가 뭔가 먹었는데..진짜 맛 희한하다.
입 버렸당...
답글
사라
워워~진정하시게 친구...
동군이 자신의 정체성을 하루 속히 찾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해줘.
지난주에 입원해 있을때 울 딸내미가 병문안을 오면서 마켓오를 사왔드라.
일주일 용돈이 오천원인데 그걸 몽땅 털어 과자랑 음료수를 사왔드만.
음...겉으로는 무쟈게 감동을 해주는 척 과장된 액션을 날려 줬다만
속으론...이뇬이 씀씀이 헤픈 것 까지 지 애비랑 똑 닮았다 싶어서 눈앞이 아득했다..큭.
여튼 효녀 심청 덕분에 풍문으로 익히 들은 그 유명한 과자를 먹어봤는데...맛있긴 하더구먼.
문제는 비싸다는 거지...그래서 인지 울동네 슈퍼에선 찾기도 힘들더라.
브레드칩은 눈에 띄거들랑 시식을 마치고 품평회를 함 하도록 하지.
너 그거 동군도 하나 멕인거쥐?!!
또미
응,,맛 없는 건 특별히 더 많이 주는 착한 주인님이시당~ㅋㅋ
동군은 울집에서 마루타 역할도 한다는거..먹고 죽을 거 같은 기분이 드는 건 꼭 동군이 먼저 먹은 다음 우리가 먹거나..아예 동군 다 주거나..울 동군 포동포동 반질반질 윤이 흐른다...
마켓오에 돈 쓰지 말거라..마켓오 먹을만한건 브라우니 정도. 이것도 애들 말대로 절라 우울할 때 하나 씹어 먹고 너무 달아서 머리 띵해지면서 멍해지고 싶을 때나 먹을만한거다. 워터크래커 최악이었고..브레드칩..이건 더 최악이다. 난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주의라서..맛 없는 건 싫다. 맛 없는 걸 먹을바에야 안 먹는게 낫고..이왕 먹는다면 건강보다는 찰나의 맛...을 즐기자..는 거지 뭐.ㅎㅎ
사라
켁...맛있었다는 뜻이 아니었어? (독해력이 현저히 떨어지나부다 내가..)..난 맛있던데..쩝..
그치만 인생신조는 나랑 같구먼...인생 머 있어..^^
근데 먹고 죽을 거 같은 기분이 드는 음식은 머가 있지?
동군에게는 넘 가혹한 주인인걸....못된 것..^^
청운동의 갈대
ㅎㅎㅎ 생긴 것이 재미있게, 그리고 장난꾸러기 같네요. 혓바닥이 무지 기네요. 견종은 아마도 변견(일명 똥개 - 농담입니다) 아닌가요? 저런 개들이 동작이 날쌔고 영리한 것 같더라고요.
답글
또미
음;;;ㅋㅋ울 동군은 절대로 변견..은 아닙니다. ㅠㅠ 분명히 요크셔테리어..라고 사온거구요. 근데 어떤 분들은 울개를 두고 요바리..라고 하더군요. 아마 윗대 어디선가 발바리 피가 섞였을거라고. 애견센터에서 가끔 저런 짓을 해서 개를 팔아먹는다면서...
순종이고 잡종이고..키우는 입장에선 중요한게 아닐지 몰라도...울 동군을 두고 사람들이 변견이라던가..무슨 개야? 이럴 땐 맘이 아픕니다. ㅠㅠ 저 녀석의 정체성을 찾아줘야 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사람들이 순종이 아니라고 무시할까봐..
예전에 키우던 개를 이사를 하면서 남편이 절대 데려갈 수 없다고..우겨서 강아지 좋아하던 사람에게 줬습니다. 그 후로 절대 개를 안 키울거라했는데요. 혼자 자라는 딸램이 사춘기가 되니 여러 사람들이 걱정을 하면서 집에 오면 부모말고 정을 줄만한 대상이 있는 것도 필요하다고 해서..남편이 설득당했고요. 그래서 기르게 된 녀석이랍니다.
보기처럼 장난 심하고요. 사람도 좋아하고 다른 개도 좋아하는 사회성 백만점 개랍니다.
겨울까진 털이 길어서 요키처럼 보였는데요.ㅋㅋ봄이 되니..남편이 부스스한 털이 보기 싫다고 빡빡이 미용을 하라고 해서..다 밀어서 저렇습니다. 아마 여름이 지날때까진 두세달에 한번씩 미용실 가서 빡빡 밀거같아요. 작년 여름에 산으로 들로 산책을 다녔더니(그땐 털이 길었어요) 진드기가 붙어와서..그거 없앤다고 한바탕 했거든요.
날쌔기는 한데..영리한지는..ㅋㅋ 울집에서도 새물건을 사오면 난리납니다. 적응할때까지 자주자주 봐야 안 짖어요. 드라이기 새것보고 그렇게 짖더니..지가 한번 쓰고는 조용해졌어요. 머리는 썩 안 좋은 듯...^0^
사라
정체성..에서 까르르 뒤집어지고 간다..^^
근데,,새끼 강아지 중에서 젤 예쁜게 똥개가 낳은 똥강아지더라.
물론 모든 생명체들이 보호본능적으로 새끼 때는 다 이쁘지만...
근데 보기에도 녀석은 진짜 사회성이 좋아보인다...엄청 개구질 거 같아..^^
무릇 사람이나 짐승이나 성격 좋아야 어디가도 사랑받는 법이지.
또미
음,,울집에도 강아지가 한마리 있다. 아파트이므로 당연 같이 뒹굴며 사는데..난 별 거부감이 없는디..울 남편이 좀 싫어는 하지. 그래도 딸에 대한 애정으로 참아주고 있단다. ㅎ 울 동군에게 난 아직 엄마라는 표현은 안 써봤는데..앞으로도 안 할거고. 난 주인님이시당...ㅋㅋ
나를 젤 좋아하는데..뭣땜에 그러는건지는 모르겠고. 고기집 같은 데 가면 고기 남은거 싸오고 싶어진다..근데 사진을 찍다보니..강아지도 행복해할 줄 아는거 같단..생각이 들더라..내가 사진을 하나 올려주마..ㅎㅎ
어때? 좋아죽겠단..표정이지? 집에선 저러는 걸 못 봤거든.
야생으로 방생?을 해줘야 하나..잠깐 고민했다. ㅋㅋ
답글
사라
미안하다,,울 구름이가 훨 잘생겨따..ㅋㅋ..
나도 눈위를 도도히 걷는 녀석의 사진을 올려주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참는당..^^
동물과의 스킨쉽을 잘 못하는데 그래도 이 녀석하고 뽀뽀 살짝 두번 해봤다..
암컷이라 설레지는 않더라..^^
아파트에서 게다가 함께 뒹굴며 지낸다니,,,성격 조으시구먼..^^
누봉이
사라
언냐...또미가 우리 보면서 분명 속으로 이랬을거야...잘나따 이거뜨라...^^
사라
이 글은 작년 6월에 제 미니홈피에 썼던 글이에요.
정말이지 동물과의 친화력이 없는 내게도 사랑을 느끼게 해주었던 녀석은 한달도 채 못채우고
결국 시골집 마당으로 보냈지만 (이유는 나중에 기회 있을때 쓸게요..^^)
진돗개 한마리가 느끼게 해준 그 충직한 사랑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짧은 시간 내 집에 머물렀을 뿐인데도 몇달만에 시골에 내려가면 녀석은 컹컹 짖으며 온몸으로 반가움을 표시합니다.
두마리의 덩치 큰 개가 있지만 우리는 구름이에게만 달려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죠.
식사후 어머니가 음식찌꺼기를 주시면 저는 닭곰탕 찌꺼기나 생선 찌꺼기만 따로 골라
구름이 밥그릇에만 부어줍니다..좀 치사하지요? ㅋㅋ
어쨌든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갈대님과 똑같은 이유로 동물과의 친화력이 없는 저에게도 녀석들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거..그니까 얄미워하지도 마시고,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겁니닷!! 하하.
(물론 전 실내에서 함께 뒹굴며 동물을 키울 자신은 여전히 없습니다..^^)
답글
청운동의 갈대
사라님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개 키우는 것을 무지 좋아하고 실제로 개를 많이 키워도 봤고(개가 새끼를 낳는 것도 거들어 봤고 출산한 어미 개를 위해 미역국을 끓여도 봤습니다), 욕하실지 몰라도 개고기도 좋아합니다(탕보다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수육을 더 좋아합니다 - 2명이서 수육 중짜리 시키면 소주 6병이 기본입니다).
다만 저는 털이 짧은 단모종의, 비교적 덩치가 큰 개를 좋아합니다(포인터 같은 견종). 그리고 좀 답답한 소리로 들릴지 몰라도 개가 아무리 사랑스러워도 개는 어디까지나 개라고 생각합니다.
즉 집안에서, 그것도 안방의 침대 안으로까지 데리고 와서 동침하는 것까지는 쉽게 허용할 수 없습니다(그런 개들은 대개가 자기와 주인의 위치가 주종관계가 아니라 동격으로 착각하기 마련이고, 말을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예쁘다고 잘못한 거까지 다 쉽게 넘기면 버릇만 나빠집니다 - 개를 데리고 산책할 때도 꼭 주인이 앞장 서서 걸어야지 개한테 주인이 질질 끌려가면 그것 역시 개 버릇을 잘못 들이게 마련입니다).
짝꿍과 그런 일로 다투기 싫어서 그냥 참고 넘어갈 따름입니다.
그리고 대소변 못나가리는 녀석은 정말 참기 힘들게 만듭니다. 아무리 깨끗하게 씻겨도 개 특유의 냄새를 지울 수 없기 때문에, 저는 개를 만지고 나면 반드시 비누로 씻는데, 가만히 보면 제 짝꿍은 실컷 개를 만진 손을 제대로 씻지 않는 적도 있는 거 같더군요.
사라
저도 마당에서 키울 수 있는 덩치 큰 개를 좋아해요.
샤프한 매력이 있는 세퍼트나, 특히 진중한 멋이 느껴지는 진돗개를 좋아합니다.
물론 저도 개고기 먹어도 봤고 먹을 줄 압니다.
일부러 찾아먹는 정도는 아니지만 먹어야 할 자리나 상황에서는 가리지 않습니다.
수육은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 밑에 깔린 부추도 맛있게 먹었던 거 같습니다.
아...동물애호가가 보면 참 속상할 대화인 것 같아서 눈치가 쩜 보이네염..^^
근데 확실히 요즘은 여자들 기세가 더 쎄긴 쎈 거 같네요.
키우기 싫어도 마눌과 딸 때문에 참아야 하는 집이나
키우고 싶어도 저처럼 반대하는 마눌 때문에 참아야 하는 집이나
최종 의사결정권이 모두 여자들에게 있긴 마찬가지인 걸 보니...
근데,,개를 앞장 세워야 걷기가 더 편하지 않나요??...
녀석의 기운이 세서 난 어쩔 수 없이 질질 끌려가는 형국이 되던데...
이 녀석이 날 이겨 먹을라고 그랬단 거죠? 흠...
청운동의 갈대
저희 집은 아파트(5층)인데 초인종 소리가 들리거나 집에 모르는 손님이 찾아 오면 왜 그리 짖는지 모르겠습니다(며칠 전에는 제 짝꿍이 평소에 잘 입지 않는 옷을 입었더니 다른 사람으로 알고 한참을 짖더군요 - 이 개 석두 아닌가요?).
대소변 습관도 초기에 제대로 습관을 잘 들여놨어야 하는데 손수 치워주면서 말로 "미네바 다음부터는 여기다 응가하면 안돼(제 짝꿍이 이럽니다)" 이러면 개가 자기 행동이 잘못 되었는지 여부를 알리가 없지요.
개가 정해진 장소가 아닌 곳에 대소변을 보면 따끔하게 혼내고, 대소변의 냄새를 직접 반복적으로 맡게해서 대소변을 정해진 장소에 보게 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하는데, 제 짝꿍은 자기가 다 알아서 할테니 절대 혼내지 마랍니다.
오늘도 여전히 퇴근해서 껴안고 쪽쪽 빨고 가관이 아닐 것입니다.
ㅋㅋ 개 때문에 요즈음 제가 찬밥입니다.
누봉이
사라
그렇게 훈련을 시키려면 꽤 오랜시간 수고와 정성을 들여야 하는데
아마 사람들은 차라리 편한 쪽을 선택하는 거 같아요..(장기적으로는 결코 그게 편한 게 아닐텐데도..)
가뜩이나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더 하겠죠.
버려지는 유기견들도 많은데 어쨌든 녀석은 행복한 거죠 머.
좀 야박하게 들리시겠지만,,,녀석이 찬밥 신세인 거 보다 훨 나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