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생리통은 거의 없다. 배가 아프거나 허리가 뒤틀리거나 그런 통증은 거의 없는 편이다.
학생일 때는 좀 아파보기도 했는데, 진통제 한두알이면 멀쩡해지는 정도여서 고통을 크게 받아본 일은 없다. 그런데 내게는 생리전증후군이란 것이 있다.
내가 생리전증후군이란 것의 실체를 안 것은 몇년 되지 않았다. 생리전 일주일 정도, 혹은 그 이상. 나는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고 세상이 모두 나에게 시비거는 듯하다.
사람들의 작은 잘못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잘 다툰다. 평소라면 절대 화내지 않을 사소한 일에 화가 난다. 감정이 예민해져 작은 일에도 울고 웃고 한다.
특히나 이때는 나에 대한 파괴적인 자책도 많이 한다.
쓸모 없는 인간, 바보같은 인간, 실수투성이. 잘하는 건 하나도 없고 못하는 것만 많은 못난이.
지나간 일을 떠올려 자책하는 일도 많이 한다.
이런 감정이 문제 되는 것은, 이런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 그것 때문이다.
안 그러고 싶은데 그러고 있는 자신을 볼 때. 그리고 다시 되풀이 하게 될 때. 정말 미친다는 게 이런건가 싶어...더 우울해진다.
이런 증상이 생리전증후군임을 알고 나서야, 나는 감정이 슬슬 동요될 때. 올 것이 오는구나.
나 스스로를 위로할 줄 알게 되었다.
내가 생리전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을 몰랐을 때, 나는 왜 이렇게 성격이 이상한 사람인지. 왜 이렇게 나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사건을 벌이는 지에 대해 깊이 고민을 했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사랑하거나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가학에 가까울 만큼 나를 싫어하고 나는 성격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생리통도 물론 고통이겠지만, 내겐 생리전증후군이 더 무섭다.
이런걸 알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많지도 않고, 생리전증후군 핑계를 대고 성질을 부리고 싶지도 않아서..
생리가 다가올 때면 고민이 커진다.
이번엔 제발 사고 안 치고 무사히 넘어가자. 다짐도 하는데..
그게 내가 통제해서 되는 일이 아니란 것에...맘이 아플 뿐이다.
좀 더 일찍, 이런 증상이 생리전증후군임을 알았더라면, 내 인생 좀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고 즐겁게 살 수도 있었을텐데..
나는 긴 시간을 내가 별로인, 성격에 문제 있는 밥맛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운동을 꾸준하게 하고, 영양제도 챙겨먹고 그러면 증상이 좀 줄어들긴 한다. [나이탓도 있겠지만]
예전보다는 심각하지 않지만, 요즘도 나는 생리전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생리전증후군은 생리통과는 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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