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 샘으로서 나름대로는 잘 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가끔... 그야말로 "헐~!" 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 일이 생기네요.
아이들에게 그 아이가 잘 하는 부분은 칭찬을 적극적으로 합니다.
배드민턴을 치다가 생긴 일.
2학년 남자아이인데, 배드민턴을 많이 배워서 참 잘 치는 편이지요.
학교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시간에, 제가 모처럼 배드민턴 라켓을 가지고 나가서
그애에게 말했답니다.
"ㅇㅇ이한테 오늘 배드민턴 좀 배워 볼까~"
그러자 이 아이는 금방이라도 선생님을 가르쳐야겠다고 결심한 표정으로
라켓을 잡고 공(셔틀 콕이라고 하나요? 귀찮으니 그냥 공이라고 하지요.)을 보냅니다.
서브하는 자세도 참 좋아요.
그런데 저는 워낙 오래 전에 배워서, 또 전문적으로 배운 게 아니기 때문에
서브 넣을 때에도 위로 치거든요.
그걸 보면서 그애가 말하는 겁니다.
서브 넣는 자세를 보이면서 "선생님~ 서브 이렇게 해야 돼요."
얘야~ 나도 알거든~
전에도 그애와 배드민턴 친 적이 있어서 그렇게 서브 넣는다는 거 알고는 있었지요.
그렇지만 그냥 배드민턴 편하게 치면 되는건데 뭘 그런 거 따지냐 싶었다고나 할까...
물론 그애에게는 그런 말은 안 했지만.
하여간 몇 번이나 서브 넣고 주고받고 하는 게 잘 안 되더군요.
알고 보니 그애는 제가 배드민턴을 못 친다고 생각해서 자기 나름대로는 약하게
한 거였나 봐요.
"원래는 강하게 스파이크를 날리는데... 선생님이 못 받으실까 봐..."
으... 이런이런~
어찌나 어이없던지...
어린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잘 한다고 칭찬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아이에게 배운다는 그런 말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어린 아이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거든요.
저도 배드민턴 아주 못 치는 건 아닌데~
그렇지만 아마도 그 2학년 꼬마가 저보다 배드민턴 잘 치는 건 맞을 거에요.
벌써 2년 가까이 배드민턴을 배우고 있고, 배드민턴 실력이 아주 좋은 6학년 아이와도
경기를 한다고 하거든요.
또 하나 어이없던 일~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방과 후 영어 수업을 받는 애들이 많아요.
그 중에서 2학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같은 시간에 영어 수업을 가는데,
숙제를 하고 있어서 무심결에 거기에 씌어져 있는 영어를 읽었답니다.
그랬더니... 세상에나~
이 아이들이 아주 놀랍다는 눈으로 저를 보는거에요.
"왜?"
그랬더니 이 아이들이 하는 말.
"영어 못 하시는 줄 알았어요."
"국어가 중요하다고 하셨잖아요."
으...
평소에 동시 읽기를 하면서 영어든 뭐든 아무리 잘 해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우리말과 우리글을 잘 알고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거든요.
그게 이런 부작용을 낳았네요...
발음은 아이들이 아마도 훨씬 나을테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그 아이들의 영어 수준에
못 미치겠어요? 그런데도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영어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뒤늦게 영어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영어를 잘 한다는 걸 보여야 할까요?
영시를 한 번 읽어줘야겠어요...
아이들에게는 돌봄샘이 뭐든 참 잘 한다는 것을 일깨울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쓰고 보니 어째... 초등학교 2학년으로 돌아가 있는 듯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서 아이들의 마음이 되어 있는걸까요?
헐~
***
그럼에도 여전히 돌봄교실에서는 동시를 읽고 있고,
동화책도 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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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엽
아이들을 대할 때에는 철저하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대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할까요~
특히나 저는 나이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나이많은 돌봄샘을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지요...
돌봄샘의 위상이란... 참내~
내가 나를 더 닦아야지요 머.
아이들에게도 돌봄샘이 뭐든 잘 하는 사람으로 비치게끔 더 노력해야겠고...
답글
희정맘
아이들의 순수함은....어디에.....
답글
마시멜로
요즘 아이들이 정말 맹랑한 구석이 있어요..ㅠ
어찌보면 영특해서 좋은 면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좀..ㅠㅠㅠㅠ
아고...진짜 헐~~입니다..ㅠㅠ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