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랫동안 살고 싶었던 제주의 둥구나무를 떠나니
새로 뿌리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딱히 돌아갈 곳도,
머물고 싶은 곳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거꾸로
생각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서울같이 큰 도시는 사람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정신이
없고, 시골은 너무 단조롭고 심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중간쯤 되는 곳이 어디일까?’를 궁리하던 참에 두
여자의 의지를 확인하고, 모든 걸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정희씨는 변산에 살 마음이 없다하고, 다향이도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하니 내게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습니다.
원하지 않는 공간이지만 돌아갈 수밖에요. 다시 모든 걸
내려놓으니 고민이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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