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21년 차를 맞아서 처음으로 부부가 떨어져 지내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정희씨는 제주도의 직장 근처에 방을 얻어서 생활하고,
나는 변산반도에서 지내고 있지요. 왜 나를 이곳으로 데려와서 힘들게
하느냐고, 빨리 서울로 돌아가자고 압박하던 정희씨가 제주에 남겠다고
했을 때 어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6월까지 혼자 지내보겠다는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서 일단 떨어져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그 시간동안 서로가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랐던 것이지요.
지난 6일, 서울에서 정희씨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이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어떻게 생각이 정리됐어요?"물었지요. 그런데
밑도 끝도 없이 제주에서 더 지내겠다고 합니다. 그래 "당신의 친정과
친구들이 있는 서울로 돌아가자고 하더니 당신은 아직까지도 왜 제주에
남겠다고 했는지 이유조차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또 생각이 바뀌었다는 말만 합니다. 알아 들을 수 있게
설명을 해주면 좋을 텐데 그냥 그 말만 하고 맙니다.
"올(해) 까지만 학교를 다니고 그만두겠다는 다향이의 입장이 확고한 것
같아요. 그런데 당신도 알다시피 다향이가 서울이나 서울근교에 머물만한
곳이 하나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당신이 올라와서 다향이를 챙겨주면
좋겠어요."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정희씨가 묻습니다.
"다향아, 너 중학교만 졸업하고, 학교 그만 둘 거야?"
"응!" 다향이가 말합니다.
"그럼, 뭐 하고 지낼 건데?"
"엄마아빠랑 배낭여행하면서 차츰 생각해 볼 거야. 엄마도 같이 가기로
했잖아."
"에이, 엄마는 못 가지. 그런데 여행경비는 어떻게 할 거예요?"
"......?'
마치 처음 얘기를 들은 것처럼 묻습니다. 가족회의를 통해서 확정된 건
아니지만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것이었고, 다향이랑 나의 뜻을 여러 번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이 서울에 집을
얻어서 다향이 챙겨요."합니다. 지난 2월에 변산으로 이주해서 여러분을
만나고, 많은 곳을 다니면서 '이제는 슬슬 움직여 볼까?'생각하는데 다시
주저앉으라고 합니다. 아!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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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답글
밥상 차리는 남자
몸은 하나고 챙겨야 할 사람은 둘인지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