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21년 차.
첫눈에 반한 아내가 너무 좋았고, 그 감정엔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예전이나 현재도 아내를 바라보고, 그녀의 행복을 위한 나의 마음도
여전합니다.
아내는 말 수가 적고, 상냥한 편이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잘 지냈지요.
그런데 언젠가부터인지 아내가 점점 낯선 사람처럼 느껴지고 있습니다.
타인에게는 조금씩 친절해져 가고, 말도 잘 섞어가는데 나랑 둘이 있을
때는 얼굴이 굳어지는가 하면 말을 건네도 대답이 없습니다. 어쩌다가
응대하는 말은 불퉁하기만 합니다.
그것이 내게는 큰 고통이고, 상처입니다. 그래 수도 없이 부탁을 했습니다.
조금만 친절하게 대해주면 좋겠다고, 이 세상 사람 모두가 내게 손가락질을
해도 당신만 내 편이 되어주면 좋겠다고, 심지어 당신이 회사동료나 친구들과
통화하는 걸 보면 질투를 느끼게 된다는 고백도 했습니다.
나에 대한 아내의 호칭이 없습니다. 성근씨, 여보, 자기 아니면 별칭을 불러
줘도 좋으련만 싹 삭제를 합니다. 걸을 때도 팔짱을 껴주는 법이 없습니다.
부탁을 해야지만 겨우 끼었다가 금방 팔을 빼냅니다. 걷다가 손을 잡아도
슬며시 빼 버리고 맙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을 잘못했을까?'
수도 없이 돌이켜 봐도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내가 부족해서 일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도 명확한
까닭은 모르겠지만 아내가 원하는 것과 내가 아내한테 주려는 게 다를 수 있고,
또 그것이 일치한다 해도 아내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모든 게
내 탓입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더 이상 고통스러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작년에 다향이한테 말했습니다.
"이제 모든 선택은 네 스스로 하고, 책임도 네가 져. 네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란
말이야. 다만 네가 조언을 구한다면 그것은 충실하게 해줄 거야."하고 선언을
했습니다. 이제 아빠로서 줄 수 있는 건 다 주었고, 다향이스스로 제 인생을
잘 풀어나가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다향이를 떠나보낸 것처럼 아내도 떠나보내려고 합니다.
이제 열여섯 살이 된 아이도 마음속으로 독립을 시켰는데 도리어 사십대 중반의
중반의 아내를 아이취급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멀리서 묵묵히 아내를 지켜보며 응원하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다시
연애감정을 되찾아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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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기운 내시길...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사는 것도 재미가 없고, 지루하기만 합니다.
둘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알콩달콩 살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