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아이들의 외출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준모아버님이 준모를 데려가고, 또 보리아버님이
보리랑 종훈이를 데려가면서 다향이가 집(송림A)에 가겠다고
고집을 피웠습니다.
그래 '뭘 만들어서 먹일까?'고민을 하는데 먹고 싶다는 게 없다고
합니다. 그래 주현어머니가 챙겨준 김치랑 참치를 넣어서 김치
찌개를 끓여먹었습니다. 그리고 잠을 자는데 그냥 다향이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잠을 자다가 살며시
다향이의 손을 잡아보는 게 왜 그리도 좋던지요?
다음날은 공동체식구들의 산행에 따라갔습니다.
작은 세영이랑 다향이를 데리고 광주에 갈까? 했는데 화장실이
고장났다는 말을 듣고 접었습니다. 또 고민을 했습니다. 다향이랑
둘이서 오붓하게 지낼까? 아니면 공동체의 산행에 따라가야 하나?
거의 매일 보는 공동체식구들이지만 대화다운 대화를 해본 분이
별로 없고, 그만큼 거리감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성치 않은 무릎을 이끌고, 사진기사를 자임하면서 산행에
따라나섰습니다. 중간에 먼저 내려와서 뉴타운의 젊은 아낙들 -
민정씨와 재경씨 - 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여자식구들이 공동체로 돌아갈 때 일어섰어야
하는데 - 다향이가 혼자 집에 있었거든요 - "어이, 내 방에서 한 잔씩
더 해야지."하는 보리아버님의 말씀에 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변산에 와서 거의 매일 술을 마신 것 같습니다. 이사온지 얼마 안 되고,
지역분들과 친밀해지려는 의도로 술잔을 마다하지 않았는데 산행을
마친 다음에도 그랬습니다. 술자리는 3차까지 이어졌고, 약간의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습니다. 다향이는 과자랑 우유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술에 취해서도 너무나 미안했지요.
다음날 아침, 다향이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일어났습니다. 조금 더
자고 싶은 욕망이 꿈틀댔지만 전날의 미안한 마음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뭐 하고 싶어?"하니까 부안에 가서 가을이의 생일
선물을 사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 부안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기로
하고, 집을 나섰네요.
다향이가 가을이의 선물을 구입하는 동안 몇 군데 화장품가게를
쫓아다니다가 "뭘 먹을래?"하니까 떡갈비를 먹겠다고 했지요. 불편한
속을 달래기 위해서 해장국이 그리웠지만 다향이의 뜻에 따랐습니다.
떡갈비가 2인 이상 주문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말에 따라서 익숙하지 않은 배스킨
라빈스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불미스러운 일을 처리하느라 공동체의 젊은 식구들과
일을 했습니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어서 다향이를 공동체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향이의 입이 불쑥 나왔습니다. 그래서 "왜?"
했더니 작업회의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 왜 일찍 올라왔느냐?
고 볼멘 소리를 합니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소희한테 "이틀 동안 완전히
망했어!"합니다.
다향이의 말인 즉, 보름에 한번 외출을 하는데 인터넷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어이가 없어서 물어보았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충분했는데 왜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하니까 "아빠한테 인터넷한다고
말하지 않았잖아?"합니다. 할 말이 없었습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걸 싫어하는 아빠한테 허락을 받지 않았으니 사용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틀 동안의 일을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심한 게
'지역의 분들과 친밀해지는 것도 좋지만 되도록이면 술을 마시지 말자'
'지난 한 달 간의 지출이 너무 많았다. 고생하는 아내생각해서 아껴 써야지'
또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은 '다향이를 제일 먼저 챙기자' 입니다.
이게 가족이기주의는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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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차리는 남자
가족이기주의가 아닌 게 확실하지요?
나로 인해 맺어진 인연, 최선을 다해야지요.
답글
테디베어
정말 좋은 남편이셔요^^
가족이기주의....이건 아닌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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