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둥구나무에서 삼년을 살았습니다.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가슴에 맺힌 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무당의 역할을 하겠다며 둥구나무지기로서의
삶을 시작했는데 맡은 소임을 잘해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유쾌한 젊은이들도 만났고, 도시에서라면 만날 기회조자 가질 수
없는 유명인들도 만났으며 때로는 서너 종류의 차를 드시고도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일 만원인데 왜 차값을 그렇게 받는냐고
항의하는 분도 만났으며 아이와 부부문제로 고민하는 분들도
만났습니다.
그분들을 만나면서 저 스스로가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맛있는 차나 커피를 내리면서 어설펐던
모습이 익숙해졌던 것처럼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일이 도리어 저를 키운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둥구나무에 사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한 곳에 머무르면서 일출과 일몰을 볼 때는 어린왕자가 된 듯한
착각도 했으며 언제나 먼 바다를 바라볼 때는 도시에서와는 달리
답답함을 전혀 느끼지 않았습니다. 산책길에서 노루와 마주칠 때면
"안녕! 밥 먹으러 나왔니?"하고 인사도 했으며 반딧불이를 손에 담아
손가락 사이로 새 나오는 불빛을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했지요.
아무런 소음도, 악취도 없는 곳에서 집의 불을 끄고 나면 인공적인
불빛이 없는 곳에서 잠도 잘 잤습니다. 뜨끈뜨끈한 구들장에 몸을
지지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밥을 찾는 새들의
노래소리에 자연스레 눈을 뜨는 생활을 했습니다.
이제 다시는 이런 호사를 누리지 못하겠지요.
하지만 둥구나무에서의 추억은 영원히 가져갈 것입니다. 이런 멋진
곳을 허락해주셨던 설문대할망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둥구나무를 아끼고, 사랑해주셨던 분들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 저는 이제 다향이가 몸담고 있는 전북 부안군의 변산 공동체학교 인근에
터를 잡아 아이들과 교류하며 본격적으로 글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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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좋은 추억하나 만드셨네요^^
수고하셨어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