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 결혼을 하면서 처음으로 "어머니"하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생소하게 느끼기도 하고, 거리감을 느끼는 것
같아서 그냥 엄마라고 부릅니다.
작년에 두 분을 집으로 모시기 전까지 꽤 오랫동안 헤어져서
지냈지요. 그러면서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회의를 갖는
어머니에게 '당신은 소중하고, 유용한 분'이라는 것을 어떻게
인식시킬까 고민을 했지요.
고민끝에 생각한 게 반찬만드는 법을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물을 때마다 어머니가 이렇게, 저렇게 만들라고 하면서
"맛있게 만들어 먹어"라고 하셨지요. 그런데 지난해 아버지를
여의면서 어머니의 건강상태가 급속히 나빠졌습니다.
양쪽 눈의 백내장수술에 이어서 양 무릎의 인공관절수술, 그리고
척추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받고 마취에서 깨어날 때마다
헛소리를 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했지요. 지난 여름에는 심장수술까지
받았습니다. 몸이 회복될 만하면 수술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때때로 정신이 나가기도 하던 어머니가 다시 육지로 올라갔습니다.
어제 오후의 일입니다. 다향이도 어머니도 없으니 일삼아 반찬을
만드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반찬이라곤 달랑 김치 하나밖에 없어서
'무얼 만들까?'생각하는데 냉동실의 동태가 생각납니다. 한참 전에
한 팩을 사서 반만 먹고, 남겨둔 것입니다.
쌀쌀한 날씨에 동태찌개를 끓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채소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 동태찜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하면서 전화로
여쭈었습니다. "엄마, 동태찜은 어떻게 해야 돼요?"
"......"
잠시 생각을 하더니만 어머니가 묻습니다. "생선?"하고요.
그렇다고 했더니 다시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합니다.
"소금에 절여서.... 소금에 절여서... 글쎄 어떻게 해야 하나? 소금에
절여서..." 삼사 분 가까이 그 말만 되풀이 합니다. 예전같으면
"그것도 몰라요?"했겠지만 어머니의 병증을 알기에 "알았어요. 맛있게
해먹을께요. 고마워요."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어머니가 안타깝습니다. 본인은 또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방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만 두드리면 뭐든지 나오는 세상에서
어머니의 존재가치를 알려주고 싶었던 것인데 이제는 그것도 힘들게
되었습니다. 이러다가 영영 자식도 알아보지 못하는 사태가 오는 건
아닐까 두렵습니다.
가난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갖지는 못했지만 눈치 빠르고, 셈에 밝았던
분인데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 갑니다. 홀로 소주 한병을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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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메이네요..
서글퍼지고요..
또 한편으로는 맘의 준비도 하셔야 겠네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저는 맏아들입니다
뾰로롱~
에휴~ 안타깝고 가슴아픈 이야기네요////
저도 어머니가 안계셔서....
그래도 옆에 계신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자존감을 찾아드려야 할텐데..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