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마시기에 좋은 날입니다.
선듯한 바람이 불어와 대숲이 살랑거립니다.
바닷바람이 불어와 잔디정원을 어루만지고, 다실 창문엔 햇살이 어른거립니다.
첼로의 현을 들으면서 정희씨, 다향이랑 앉아서 차를 마시는 아침입니다.
날씨의 도움 - 예년과는 달리 변산공동체학교에서 콩을 심고나자 비가 내리고,
가물어서 콩밭을 맬 것도 없이 그냥 호미로 쓱쓱 긁었다고 합니다. - 으로 방학을
일찍 해서 45일이나 집에 있었던 다향이. 그 아이가 두어 시간 뒤에는 학교로
돌아가야 합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으나 적으나 헤어질 때는 늘 아쉽습니다.
이제 돌아가면 추석에 또 볼 테지만 그런다고 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별 도리가 없습니다. 제 인생은 제가 살아가야 하는 것이고, 오륙년 뒤나
늦어도 칠팔 년 뒤에는 홀로서기를 할 테지요. 지금은 그것을 위한 준비단계이니
웃으면서 떠나보내려고 합니다.
유난히 더위가 심했던 올 여름엔 셋이 앉아서 차를 마신 것도 몇 번 되지 않습니다.
차는 쌀쌀할 때 마셔야 제격이지요. 하지만 오늘 아침엔 차 마시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며칠동안 내리던 비가 멈추고, 밝은 햇살이 퍼졌습니다.
다향이의 앞날을 축복하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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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엽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대학 다니는 아들과 헤어지기도 힘이 드니
이제 열다섯인 딸과 헤어지는 건 무척 힘든 일이지요.
그래도 소엽님 말씀대로 추석이면 또 만날 테니 꾹 참고 지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