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한동안 방송출연을 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남자주부들의 탄생으로 주가가 많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모든 프로그램이 예능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능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예능으로 가야할 것은 예능으로 가야겠지만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것도 모두 희화화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종편에서도 여러 번의 섭외를 받았지만 그것들의 모회사를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상의는 어떤 색, 하의는 어떤 색의 옷을 입고 나올 건지를
물을 때는 기가 탁 막혔습니다. 마음에 드는 회사는 아니지만 프로그램이
좋아서 잠시 고민하던 마음이 싹 사라졌지요.
며칠 전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건 대략 몇 가지 정도의 이유에서입니다.
첫째, 다향이, 정희씨와의 추억을 하나 더 만들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둘째, 또 수술을 받고 누워있는 어머니가 보시면 힘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셋째, 지금의 학교가 옳다고 믿지는 않지만 어쩔수 없이 보낸다는
부모님들께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제 방송이 나가는 날은 평소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저께 컴퓨터의 다시보기를 통해서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프로그램을 보는 다향이가 재미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묻습니다.
"아빠, 이걸 왜 만들었대?"
"......"
다향이랑 나의 생각이 일치했습니다.
우리가 바라던 것은 학군이 좋다는 분당에서 왜 제주로 이주를 했는지?,
왜 초등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시작했는지? 홈스쿨링의 과정들은
어떤 것들로 채워졌는지? 왜 대안학교를 선택했고, 변산공동채인지?에
대해서 소개하는 것이었는데 전혀 엉뚱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습니다.
도시에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어서 제주로 이주를 했다? 다향이가
사춘깅에는 틀림없지만 둘 사이의 끈적한 연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그것 때문에 아빠가 소외감을 느낀다? 섭섭한 마음에 해외배낭여행을
꿈꾼다?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인 비틀기를 시도했네요.
다향이의 친구이름도 잘못 나갔고, 자막에 비름나물을 비듬나물이라고
넣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했습니다. 방송을 보는 내내 '이 프로그램을
만든 취지나 목적이 뭘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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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링
그런 의도 또는 의미로 찍은 것이 아닐건데..
충분히 고심하고 방송에 응하셨던 것 같았는데
결과물이 그닥이니..
답글
소엽
방송이라는 게 그래요.
편집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겠군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자신들이 세워놓은 이야기의 방향대로 꿰맞추기를 하고 마네요.
하! 이젠 정말 방송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