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새로 나올 책의 편집자가 잠시 다녀갔습니다.
그런데 제주의 애플망고를 여러 개 사왔습니다.
이 더위에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면서 서귀포 매일시장에서
망고를 샀다고 합니다.
다향이한테 망고를 까오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것을 셋이
나눠먹었습니다. 편집자가 서울로 돌아간다고 해서 버스정류장에
내려주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향아, 망고 하나 더 먹을까?"하니까
'안 돼. 이따가 엄마오면 같이 먹어."합니다.
비단 망고만이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해도 '엄마오면 같이'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기특하고, 대견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챙기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출출할 때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게 우스꽝스럽습니다.
시골생활을 하다 보니 날짜나 시간관념이 희박해집니다.
어제 오후에 인터넷 뉴스를 잠깐 보다가 오늘이 광복절인 걸
알았습니다.
"다향아, 내일 엄마가 회사를 쉬겠다."하니까 "왜?"합니다.
"내일이 광복절이야. 일제치하에서 벗어난 날."하는데
"나도 알아."합니다. 그러면서
"그럼, 아빠. 내일 엄마랑 영화보러 갈까?"합니다.
"뭐 보고 싶은데?"
"감기는 출연진이 마음에 들고, 숨바꼭질은 이야기가 재미있을 거
같아. 무서워서 볼까말까 하지만."
어쩜 그리 아빠생각이랑 똑같은지...
셋이 저녁을 먹으면서 다향이가 말합니다. "엄마, 내일 영화보러 가."
"뭐 볼 건데?" 정희씨가 묻고, 다향이는 낮에 내게 한 말을 반복합니다.
그러면서 어떤 걸 볼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나는 압니다.
그 말의 뜻은 두 개 다 보고 싶다는 말인 걸요. 하지만 정희씨는
아무 말도 없습니다. 양치질하는 다향이한테 물으니 엄마가 대답하지
않으니 싫은 것 같다고 포기합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엄마가 요즘 에어컨도 켜지 않는 사무실에서 일하느라 지쳐서
그럴 거야. 모레(금) 아빠랑 가서 두 개 다 보자."
다향이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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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읽지 못하는 아내에 대한 답답함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