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일기, 아버지 전사의 몸

글쓴이 진짜사나이

등록일 2013-07-29 14:00

조회수 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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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성!! 대한민국 현역 군인이 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

대한민국 진짜사나이 입니다 ㅋㅋㅋㅋ


요즘에는 TV 예능 덕분에 군인에 대한 이미지가 호감으로 바뀌는 것 같아

휴가를 나와 군복을 입고 돌아다녀도 부끄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청소년 시절부터 방황을 많이 했고

고등학교도 겨우 졸업하자마자 바로 군대로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여기에선 마음껏 “요”자 써도 되는 거죠? ㅋㅋㅋㅋㅋ)


그래서 부모님께 속도 많이 썩히고 부모님과 그리 친밀하지도 않은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대에 입대하자 마자 정말 부모님 생각이 간절해지더군요

자꾸만 보고 싶고, 더 얘기하고 싶고, 하하호호 웃으면서 외식도 하고 싶고,

손도 잡고 싶고…..


마음은 이렇지만 막상 휴가 나오면 친구들과 놀기 바쁘고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더 어색하지는 건.. 정말 아이러니 한 것 같습니다.



군에서 주말에 쉬면서 우연히 군대가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게 됐는데

화룡대대가 나오더군요

그 부대의 장준화 라는 상병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와 휴가 때마다 목욕탕을 다닌다는 그분,

그리고 아버지가 쓴 편지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던 그를 보니 정말 제 자신이

한 없이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강한 인상을 갖은 아들도 아버지 앞에선 한 없이 여려지는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저번 휴가 때는 저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목.욕.탕!!!


유치원 때 빼고는 단 한번도 같이 가본 적이 없는 목욕탕에

아버지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


입장료 5천원, 둘이 합해 만원을 내고 들어간 동네 허름한 목욕탕이지만

명품 선물을 해주는 것 못지 않은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군에서 옷을 빠르게 입고 벗는 습관이 몸에 베어서 그런지

저는 들어가자마자 락커룸 앞에서 옷을 훌러덩 벗어제꼈는데

아버지는 그러지 못하고 머뭇머뭇, 옷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벗고 계셨습니다.

부끄러웠던 것일까요…….

그렇게 옷이라는 보호막이 벗겨진 아버지의 몸은 정말 참담했습니다….


어디 하나 탱탱하게 펴진 구석이 없이 쭈글쭈글해진 피부와

앙상하게 들어난 뼈…그리고 점인지 검버섯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등을 덮고 있는 검은 반점들…..




하지만 제 눈에 아버지의 몸은 프리즌브레이크 석호필형님의 탈옥 문신처럼

맞서야 할 곳과 빠져나가야 할 곳이 담긴 인생의 지도가 그려진 문신처럼 보였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아버지의 몸은

그 어떤 근육보다 멋진 “전사의 몸” 이십니다!!





전사의 몸은 우루사 광고에서 아버지의 몸을 표현한 글귀인데

목욕탕에서 아버지의 몸이 생각나 영상을 보고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목욕탕에 나와서는 아버지와 꽤 친해진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이 날 이후로 빨리 제대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 진 것 같습니다!


저야 아버지와 떨어져서 지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한 집에 살면서도 부모님과 어색한 아들, 딸들이 있다면

꼭 한번 손 잡고 목욕탕에 다녀오는 걸 추천 드리는 바 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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