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저녁에 서울 사는 선배가 다니러왔습니다.
회포를 풀고자 민박집 마루에 앉아서 허벅주를 마셨습니다.
저녁으로 물회를 먹으면서 한라산소주를 한병 주문했습니다.
"전국에서 한라산소주가 가장 맛있어. 정말 좋아."합니다.
그 말을 듣고 "막걸리도 아주 맛있는 최상품인데.?"하니까
"당연하지. 제주는 정말 술이 맛있어."합니다.
"맞는 말이지만 귤막걸리나 조껍데기, 귤와인같은 건 별로에요.
시간을 두고 좋은 술이 나올 때까지 충분히 연구를 해서 내놔야
할 텐데 상품이 되기 전의 것을 출하한 것 같아요.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제주 최고의 술은 고소리술이지요."했더니
"고소리술? 그게 뭔데?"합니다.
"좁쌀의 제주말이 오메기예요. 좁쌀로 빚은 막걸리를 증류시킨
소주인데 아주 좋지요. 특히 겨울에 히라스나 방어회랑 먹으면
금상첨화지요."
"그럼 독주잖아. 난 독주는 안 마셔."합니다.
"양주나 고량주와는 달리 전혀 독하다는 느낌이 없어요. 아주
순하고, 술술 넘어가지요. 급하게 먹으면 앉은뱅이 술이 되지만."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고소리술을 마셔보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메기술을 제대로 만드는 곳이 없으니 - 좁쌀의
가격이 쌀보다 훨씬 비싸니까 - 고소리술 또한 없습니다. 하지만
허벅주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고소리술이 있지요.
제주의 전통가옥인 민박집. 출입문과 마주편에 있는 창문을 열어놓고,
허벅주를 마셨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요.
바닷바람과 산바람이 술술 오가는 마루에 앉아 천천히 술을 마시니
신선놀음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늘엔 헬일 수 없는 별이 빛나고.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나랑 정희씨는 안채로
건너가고, 선배는 민박집에서 잤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선배가 말합니다. 문을 열어놓고, 잠을 자다보니까 추워서 현관문을
닫았답니다. 그리고 자려는데도 계속 추워서 창문까지 닫았다지요.
모기장 안에서 자니까 모기한테 물릴 걱정도 없이 아주 잘 잤다고
합니다. 도심의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지요.
이런 것이 진정한 의미의 집이 아닐까 합니다. 굳이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혹서기와 혹한기를 잘 날 수 있는 집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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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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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차리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