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책상 앞에 앉아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장마방학을 맞은 다향이가 지난주 토요일에 집에 왔고,
어머니는 지난 월요일에 안양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공항으로 맞으러 가고, 또 배웅하러 다녀와야 했지요.
다향이랑 특별히 뭘 하지도 못했습니다.
"뭐 하고 싶어?"하면 "그냥 집에 있고 싶어."합니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에서
전화를 걸어와 뭐, 뭐가 먹고 싶다고 하는 아이가 집에 오면
그런 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정말 먹고 싶은 게 없는 건지, 부모의 주머니사정을 헤아려서
그러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 소원대로 과자나 넉넉하게
사주었습니다.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낮에 어머니랑 외식을
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빈둥거립니다. 정희씨를
출근시키고, 다향이가 깰 때까지 책을 읽으면서 지냈습니다.
늦잠을 자도 내버려 두었습니다.
올 1학기 과정은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변산공동체의 애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가장 힘들어 하는 콩밭매기가 남았습니다.
콩밭매기를 할 때에는 새벽일, 오전일, 오후일 온종일 콩밭만
맨다고 합니다. '그까짓 거 약 한 번 쫙 뿌리면 그만일 텐데...'
생각할 분도 계시겠지만 친화녕농사에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에 4,000평의 콩밭을 호미로 매느라 모두가 힘들었던
모양인데 올해는 콩밭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해서 시간이 허락
되는 학부모도 함께 하기를 바란다지만 무릎상태가 좋지 못하니
그럴 수가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가서 조금이라도 거들면 공동체
식구들이 그만큼 덜 힘들고, 아이들의 방학도 앞당겨질 텐데...
또 출판사와 계약된 원고도 써야 하니 올해는 이래저래 모내기도
콩밭매기에도 참여할 수가 없네요. 천상 내년이나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무릎수술을 괜히 했다 싶습니다. 무릎의 연골
반쪽이 찢어져서 너덜댄다기에, 그래서 아픈 거라고 해서 찢겨진
연골의 제거수술을 받은 건데 영 신통치가 않습니다.
뛰거나 힘을 쓰는데 한계가 있었어도 수술 전에는 2시간 정도
걸을 수 있었는데 100일이 지난 지금은 30분 정도도 무리가 되니
공연한 짓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급적이면 몸에 칼을 대는
행위는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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