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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점은 무엇일까?
장점은?
나이가 들 수록 주변인 가운데 나의 단점을 이야기 해주는 이가 줄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친정 엄마나 자매들이 하는 소리야 매일 그 소리가 그 소리..
영남이에게 한 번 넌지시 물어봐야 겠다.
일 년여 나를 보아왔으니 어느 정도 파악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제 학부모 임원 모임에 나가면서 내가 준비한 말은 없었다.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작년 과는 전혀 다른, 가벼움이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나올 줄 알았는데 나를 포함해서 모두 4명이 고작이었다.
양현 엄마는 나온다고 했다는데 결국은 나오지 않았다.
준수 엄마는 이번에 아들이 처음으로 반장이 되어 운영에 자신이 없다 했다.
엄마들의 참여도가 생각보다 낮은 것에 많이 긴장을 하는 듯도 했다.
초등 때부터 잘 알고 있었던 회계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우관 엄마와 함께
처음 대면하게 된 다른 두 명의 엄마..
하지만 나는 양현 엄마가 나오지 않음을 감사히 생각했다.
작년 일 년 동안 양현 엄마와 가경 엄마는 말 그대로 쌈닭 처럼 담임과 나를 괴롭혔다.
두 사람 모두 말이 거칠었고 늘 불만 투성이었으며 욕설도 서슴지 않았기에
모임 자리는 늘 불안하고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냉랭함이 미소를 훔쳐갔다.
그네들이 마지막으로 나를 괴롭힌 사건은 모임 날짜 때문이었다.
지금은 다른 반이 되어 얼굴 마주칠 날이 줄어든 가경 엄마는 매달 모임 날짜를 말일로 정하자고
주장을 해놓고, 지난 2월 모임이 주말로 정해지자 불참을 했다.
사유는 '주말은 가족과 함께' 란다.
양현 엄마는 참석을 했는데 가경 엄마와 통화를 하며 또 다시 독설을 하더라.
"그래, 지금 나도 그 얘기를 할 참이었어." 하며 입을 맞추면서..
무슨 얘기인고 했더니 왜 주말로 약속시간을 정했냐며 오만가지 인상을 쓰며 투덜대는 것이다.
나는 화가 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자고 처음부터 제안을 했던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떡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더러 유두리가 없단다.
"무조건 이라고 못 박은 거 기억 안 나? 무조건이라는 단서에 무슨 유두리가 필요해?
평일이라 못 나오는 사람도 있고 주말이라 못 나오는 사람도 있는데
말일이 주말인 경우도 있고 평일인 경우도 있으니 공평하지 않아?"
여기에서 그치고 싶지 않아서 한 마디 더 했다.
여러 사람이 모임을 갖는 때는 개인적인 사정은 조금씩 묻으면서 가야지
많은 사람의 의견을 일일이 다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내 볼이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낄 찰라에 대부분의 엄마들이 나를 거드는 바람에 나도 그만 입을 다물게 되었다.
가장 많이 내 편을 들어줄 영남이는 몸이 아파서 참석을 못 했는데
그날 참석을 했더라면 나의 표정이나 말뽐새를 자세히 볼 수 있었을 테니
내 성격에 대해 물어보기가 더 편하련만.. 에휴...
아.. 그런데 문제는~!
오늘 새로이 만난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 준수 엄마가 바로 문제의 가경, 양현 엄마와
비슷한 성격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다듬지 않고 마구 뱉어내는 사람..
자기 위에는 아무도 없고 자신의 생각만이 최고이고 옳다는 사람..
또 다른 한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아무래도 아이에게 거친면이 많은 듯 느껴졌다.
하지만 불안감이 들게 하는 것은 그 엄마의 대화술이다.
상대방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혼자서 지레짐작을 다 하고 앉았다는.ㅠ
무당을 앞에 두고 앉은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올해 첫 모임에 참여하지 않은 엄마가 다음 모임에 참여하기란 쉽지 않을 터.
너댓 명의 엄마만이 학급 운영에 참여할 것 같다.
수학 여행과 체육대회만 챙기면 될 테니 작년 대비 그리 어려울 것도 없을 것 같고
올해는 최대한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아이가 크면 클 수록 아이 때문에 만나게 되는 엄마들의 성향도 날로 대면하기
힘들어져 감을 느낀다.
어릴적에 만났던 엄마들의 순수하고 여린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쩔 수 없이 순수성을 차츰 잃어간다 하더라도
내적으로 성숙된 어머니들의 자화상을 기대하는 건 나만의 이기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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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세월이 흘러가며 내가 처하는 상황에 따라 만나게 되는 인연들이 반가운데, 어인일인지 순수함이 많이 사라진 그런 만남이 되어 저도 참 슬퍼더이다. 지금 이곳에서도 만남은 많이 이루어지는데 그곳보다도 더더욱 허사같기만하구 그러네요. 첫느낌에 반하기도 쉬운게 아닌게 진실을 품은 이를 인연으로 맺는가든 것도 참 쉬운일은 아니죠...그런걸 생각하면 전 참 행운이에요...님을 알게되어....힘내세요...어디서건 소금과 같은 분인 님은 잘 헤쳐나가실겁니다!
답글
아지맘
제 머릿속을 헝클어놓은 이를 떠올리기가 싫어서 빨리 잊고 싶은데
이렇게 글로 남기면 더 오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하지만 이것도 훈련 가운데 한 부분이라고 하니 열심히 칼질을 해봤어요.
유리별님께서 저를 소금에다 비유를 해주시다니, 가문의 영광이네요.ㅎㅎ
(아우~ 쥐구멍은 어디뇨~~)
가진 것도 없고 보잘 것도 없는데 착하기라도 해야지 하면서 삽니다.
정작 좋은 친구는 많이 외로우실 우리 유리별님께 생겨야 하는데
아직인가 보네요?
곧 맘씨 착하고 진실된 좋은 친구 만나게 될 거예요.
그런 친구가 더도 덜도 말고 딱~! 두 분만 나타나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많이 생겨서 더 바빠지시면 질투날 것 같아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