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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히 봄 비가 내리는 조용한 주말!
약간 짙은 안개에 싸여 시작된 아침나절이 끝날무렵부터 봄 비가 내리기 시작해 살살 뿌리듯 내렸다.
많은 양은 아니나 오랜만에 내린 비 덕택에 온종일 기분좋은 시간들을 보냈다.
아이들은 유난히 사이좋게 놀고 강아지는 그 아이들 사이에서 조용히 낮잠을 청하고 나는 옆에서 책도 보고 숙제도하고 지난 일주일을 정리한다.
오전까지 복습한 아이들은 지금도 잠자리에 들지않고 놀이에 여념이 없다.
일주일내내 머리아픈 책들과 씨름하느라 힘들었다고 오늘만큼은 마음껏 놀수 있게 해주면 안되냐는 슬픈 눈의 아이들에게 어찌 허락을 해 주지않을 수 있겠는가.
결국 일주일에 단 하루만은 본인들이 원하는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하는 대신 평일엔 자신의 자리를 열심히 지키겠다는 약속과 함께 협상이 끝났다.
그리고 지금 하품하는 엄마와는 달리 아이들의 눈은 시간이 갈수록 더 초롱초롱해지는 것 같다.
매일매일 일정시간 신나게 놀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그렇게만은 해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공부 속에 파묻혀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해가 지도록 신발이 닿도록 골목골목을 쏘다니며 놀 수 있었던 나의 어린시절을 얘기해주며 그렇게 하라고 해주지 못하는 것이 또한 안타깝다.
나의 어린시절처럼 놀면서 자랄수 있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었던 나의 희망과는 다른 현실이 과연 이렇게 키우는게 맞는걸까 하는 의문을 늘 안겨준다.
무엇이든 어디서든 일등을 하라고 등 떠미는 것도 아닌데 어찌 이리 아이들이 해야할 것들이 많은지....
어쩌면 그런 현실을 핑게로 내가 아이들의 자람의 환경에 태만하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한번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이들은 놀면서 자란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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