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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
지금처럼 앞 배란다에서도 나무가 보이고
뒷 배란다에서도 나무가 보이는 집
거실 유리문이 커다란 화폭이 되어 사계절을 볼 수 있는 집
결혼하자마자 그런 집을 꿈꿨었다.
꿈은 20년이 지난 후에 이뤄졌고
지금은 또 다른 꿈을 꾼다.
물론 지금까지 이뤄주신 것에 감사하면서
집 꿈
거실도 좀더 넓었으면 좋겠다.
거실을 요즘 유행하는 서재처럼 쓰는 건 싫고
거실은 거실답게 생겨야 한다.
소파 셋트를 들어 놓아도 여유공간이 넉넉하게 남아야 한다.
소파는 가죽이면 좋겠다.
검정색 보다는 갈색이 따뜻하고 사랑스럽겠다.
흰색과 검정은 날카로워 싫다.
내가 기다리는 새 집은
자연색으로 치장할거다.
오디오 비디오 실이 따로 있으면 좋겠지만
TV나 음악 정도는 개방된 공간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물론 안방에도 따로 TV가 있고, 애들 방에도 각자 컴이 있으니 혼자 보고 싶은
영상물은 얼마든지 볼 수있다.
가구와 전자제품을 새집에 어울리는 것으로 교체한 뒤라 애들 컴도 화면이 큰 걸로 사준다.
아이들 방도 무척 크다.
침대 책상 딸아이 방에는 넉넉한 옷 장, 예쁘고 견고해 보이는 화장대
아들 방에는 피아노와 섹소폰이 근사하게 자리잡고 있다.
오래된 피아노를 아들 의견을 물어 장식까지 겸한 슬림하고 예쁘고 성능도 좋은 피아노로 바꿔준다.
아들방에도 옷이나 책을 수납할 공간이 넉넉해 패션감각을 키우기에 도움이 된다.
난 이제 일선에 서서 돈버는 일은 안한다.
나를 위해 집 밖의 공간이 하나 있다는 것에 지극히 만족하고 있다.
내가 일일이 가르치지 않아도 학원은 잘 돌아간다.
은퇴후의 또다른 가정과 사회생활은 숨막히게 즐겁고 황홀하다.
집안 구석구석이 예술이고 자연이고, 천국이다.
사랑하는 내 가족들, 사랑하는 이 공간
오~음악이 흐른다.
경쾌한 피아노 소리, 성악가들이 온 정성을 다해 한음한음 들려주는 인간의 목소리
배고팠을때 먹는 밥이 맛있는 것 처럼
집안생활 못해본 나는 이렇게 좋은 것들을 집안에서 즐긴다는게 신기하고 행복해
얼굴이 다 젊어지고 있다.
기록하고 읽는 걸 좋아하는 나
노트북을 내 몸의 한 부분처럼 사랑한다.
좋은 느낌을 글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나를 위해
우주가 돕는지 머릿속에서 정리된 글이 손끝으로 빠르게 이어진다.
난 누가 내게 받아 쓰기를 시키는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감사히 감사히 받아 적는다.
새집은
가사공간과는 철저히 구분된다.
빨래 건조대는 저어만치 배란다에 크게 설치되어 있어
커다란 빨래도 많은 옷가지들도 신속하게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말도 적고 일 잘하는 도우미 아줌마는 매일 출근하는 걸로 한다.
식탁도 자연색이어야 한다.
6인조 이상은 되는 것으로 하고
테이블보는 계절에 맞춰 깔아줘 식구들이 작은 변화에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식기도 지겹도록 같은 그릇은 사용하지 않는다.
고급스런 수저와 접시 포오크 하나에도 식탁에 앉은 사람은 존중감을 느낄 수 있다.
드레스룸에는 지난 계절의 것들을 보관해둘까 한다.
자주 입지 않는 용도가 분명한 옷들하고
스포츠 용품들
그럼 그 많은 가족들의 신은 어디가 보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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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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