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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밤 - 강소천(1915~1963) 남의 말을 듣느라고, 남에게 말을 하느라고, 정작 내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듣고, 그에 응대할 시간이 없다.
바쁘고 바빠서 정작 내 숨결에 가만가만 마음을 기울일 시간이 없다. 환란이다. 침묵이 무엇보다 불편하고, 아무 일 없는 것에 못 견디는 것이 요즈막 살림살이다. 오늘은 눈 내릴 일이 없는 날이지만, 풀벌레 소리, 햇살에 콩과 식물 꼬투리 터지는 소리, 아니 내 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볼 일이다. 그 떨림을 타고 가서 여리디여린 마음에 귀를 기울여볼 일이다.
방울벌레는 1초에 4700번 방울을 흔들고, 왕귀뚜라미는 1초에 왼쪽 날개의 현을 오른쪽 날개의 활로 9600번 켠다.
당신의 숨결은 1초에 몇 번 진동하는가? 그 미세하고 유약한 떨림에 가만가만 귀를 기울여볼 일이다. 그것이 용기고, 힘의 뿌리다. (장철문·시인·순천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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