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신에 대해 소개 해달라는 질문에 박 여사는 조금 생각을 하는 듯 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박 여사가 꺼낸 말은 “나는 그냥 보통사람”이었다.
“저는 ‘내가 문 후보의 부인이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유권자예요. 그리고 그냥 시민이라는 생각으로 있어요. 그래서 지영이 아빠에게도 할 말을 다 해요.”
유권자로서 문 후보를 바라본다는 박 여사는 문 후보의 큰 귀가 되어주고 있다. 평소 친구들과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 어떤 것을 고쳤으면 좋겠는지, 어떤 점이 안 좋은지에 대해 문 후보에게 약이 되는 조언을 해주기 때문이다. |
|  |
| 또한 그녀는 자신의 삶의 방식에 대해 ‘태풍의 소용돌이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일을 바라볼 때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닌 한발자국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그래서 그녀는 “덜 괴롭다”고 전한다. |
| |
 |
| 문국현, 박수애 부부의 가장 큰 특징을 찾아보라고 한다면 그것은 아마 소박한 생활일 것이다. “(소박한 삶에 대한 가치관이)똑같다”고 말하는 박 여사의 말은 평소 검소한 삶을 지향하는 문 후보의 절약 정신도 잘 담아낸다. |
 | “이상하게 지영이 아빠나 저는 자기 자신한테 박해요. 지금도 남편 와이셔츠를 살 때는 항상 세일 코너를 이용해요.” 비싼 정품은 못 사겠다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 박 여사. 그녀는 물건을 살 때면 마음속으로 미리 적정선의 가격대를 정해놓는다고 한다.
“와이셔츠는 얼마 이하가 좋겠다’ 이런 것을 마음 속에 정해놔요. 그걸 깨질 못하겠어요. 핸드백을 살 때에도 백 만원, 이백 만원 짜리는 못 사겠어요. 핸드백은 핸드백 기능만 하면 충분하잖아요.” |
“남들이 보면 바보처럼 산다고 할 수도 있겠다”면서 조심스럽게 꺼낸 박 여사의 말은 ‘명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백 만원 대의 가방이나 옷을 아무렇지 않게 사는 대한민국의 명품족의 실상을 통쾌하게 꼬집어 준다.
모든 것을 아끼고자 하는 박 여사는 얼마 전 내한한 워렌버핏의 말을 이용해 자신의 삶을 소개했다. ‘나는 물건을 많이 사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이뤄 왔다고 생각한다’는 워렌버핏의 말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는 박 여사. 그녀는 “바로 이게 내 생각이다” 라며 덧붙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얼마 전 친구와 물물 교환해서 코트를 여러 벌 얻어왔다”는 박 여사가 전하는 딸의 모습은 어머니로서 보여준 절약정신이 자녀들에게도 귀감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
| |
 |
문 후보는 생명의 숲 국민운동 공동대표, 한국 National Trust 공동운영위원장 등 평소 환경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런 문 후보의 영향일까. 박 여사 역시 환경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남편이 과거에 환경 단체 일을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 농촌 살리기, 생태 현장 견학 기회가 많이 있었어요. 그런 곳을 따라다니면서 환경 운동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
직접 보고 겪은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박 여사는 검소한 삶으로부터 그 시작을 알리고자 했다. “제가 모든 걸 덜 사고 덜 쓰는 게 한편으론 환경에 도움이 되잖아요. 제가 의도적으로 환경 운동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끼면서 사는) 제 생활이 자연적으로 (환경 보호)에 연결이 되니까 너무 기뻐요.”
박 여사는 복지에 관한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듯 했다. “이 땅에 태어났으면 (그 사람에 대해서) 국가가 다 책임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요. 그러려면 사실 국가가 재정이 많아야겠지요. 세금을 좀 많이 내더라도 그럴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해요.” |  |
| 이어 박 여사는 세금에 관해 “부자에 대해 안티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나쁘게 탈세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지, 유리지갑으로 세금을 많이 낸 사람에 대해서는 나쁘게 얘기하면 안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깨끗한 납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 그녀는 “내 미래이기도 하고, 우리 나라가 노령화 사회가 되니까 (노인 복지 문제가)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노인 복지에 관한 문제도 언급했다. |
| |
 |
얼마 전 강서구 등촌동 서울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문국현의 까칠한 토론’이 열렸다. 그 과정에서 박 여사가 출연했던 공중파 방송의 영상이 전해졌다.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제가 마음 편하게 도와드릴게요. 사랑해요.”라는 말과 함께. 이 장면을 본 문 후보는 눈물을 흘렸고, 그걸 본 한 패널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가족사로 울지 않는다”며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박 여사는 이 일을 보고 어떻게 느꼈을까. 그녀는 ‘야, 살벌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취재진을 웃음 바다로 몰고 갔다. 그러면서 그녀는 문 후보와 함께한 지난 시간을 돌아보았다. |
 | “다른 사람에 비하면 남편과 보낸 시간이 1/10정도 될까요? 정확하진 않겠지만. 남편은 아침에 조찬회를 나가요. 그리고 밤엔 12시, 1시나 되야 들어와요. 결혼하고 그런 생활을 지금까지 해 왔어요. 그래서 저녁 8,9시에 밖에 나가 부부가 산책하는 걸 보면 부러웠어요. 우리는 밤 12~1시에 산책을 하거든요. 남편이 밤에 들어오면 그 때 산책을 하자고 해요. 그때가 부부의 대화시간이죠.”
함께 있어주지 않은 남편에 대한 불평을 얘기하는 듯 했지만, 정작 박 여사는 애틋한 부부애를 자랑하고 있었다. “산책을 할 때 우리 남편은 꼭 쓰레기를 버리고 가자고 해요. 그걸 들고 나가서 버리고 손잡고 산책을 해요. 3~40분, 길면 1시간. 그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요.” |
“일년에 120일 이상 외국 출장을 다녔어요. 항상 기다리면서 살았어요. 그런 것이 결혼 생활 29년인데 이 사람(문 후보)은 미안했을 거에요.” 투정 반, 자랑 반. 지난 시간에 대한 그녀의 회고는 이어졌다.
“당신이(문 후보) 시간 없어서 여행도 못하고 같이 못 다녔으니까 모든 계획은 정년 퇴직 이후로 미뤘다고 했는데 이 사람이 덜컥 정치 쪽으로 뛰어나갔잖아요. 게다가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데 낯을 가리는 저한테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한 회사의 대표, 그리고 이제는 정치인인 문 후보를 내조한 박 여사의 29년이 그리 쉬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박 여사는 한사코 자신은 “내조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그저 “남편이 좋아하는 걸 하도록 내버려 두었을 뿐이라고” 대답할 뿐. 아침에 일어나거나 밤에 잠들 때 항상 “사랑해, 잘자” 라고 인사한다는 이 부부의 모습은 따뜻한 가족애를 밑바탕에 두고 서로를 신뢰하며 묵묵히 지켜보며 살아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
| |
 |
문 후보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박 여사. 그녀가 바라 본 문국현은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그가 대한민국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하는 듯 했던 박 여사는 “우리 남편은 개인의 명예, 이익을 추구하지 않아요. 그런 것에 관심이 없어요.” 라며 입을 뗐다. 이어 박 여사는 문 후보에 대해 “이기적이지 않고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어느 자리에 가든 ‘이 사람은 뭐가 필요할까’를 생각하는 배려가 몸에 베어 있다는 것. 또한 그녀는 문 후보를 “진정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전한다. |
| “얼마 전에 어느 종교 지도자께서 문 후보에게 ‘참사람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 것 같아요, 우리 남편은. 지혜로우면서도 자애로운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곳곳의 약자들을 잘 보살필 텐데’ 이런 생각을 해요. 또 ‘저 사람들을 잘 살게 해줘야 할 텐데’ 하고 노력할 것 같아요. 지금껏 그래왔으니까요.” |  |
| |
 |
우연히 듣게 된 라디오 방송 중 “신께서 오늘도 하루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라는 진행자의 말에 ‘아, 이런 자세로 살아야겠구나’ 라며 다짐했다는 박수애 여사. 그녀는 하루하루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라고 조언한다.
“50이 넘어가면 ‘인생 정말 짧았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생각하니까 참 아까워요. ‘하루하루 후회하지 않게 살아야겠구나’ 생각해요. ‘오늘은 망쳤어’ 라고 생각하지 않고 의미를 항상 부여하면서요.”
끝으로 박 여사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소개했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구절처럼 “인생은 소풍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게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