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의 매력에 한번 빠져 보시겠습니까? - 박혜영님 인터뷰

등록일 2005-08-02 19:04

조회수 9,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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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때가 묻을수록 더 정감이 가는 소품이 있다. 오래 되어 거기 있었는지도 모르게 정을 나누는 그런 것들… 빛 바랜 깃 끝을 문득 만져보다가 비투름하게 바느질한 것을 보며 고개 끄덕거리게 만드는 그리운 것들이 있다. 작은 조각들을 이어 만든 퀼트 작품은 필요 없다고 버려지지 않고 남겨진 아쉬움이 아니다. 그건 그저 시간이다.
퀼트는 기억이다.
그래서 미즈캠퍼스의 퀼트 강의를 진행하는 박혜영님은 시간을 만드는 여자다.





“한국에 퀼트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말부터예요. 한 땀 한 땀 정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따뜻한 퀼트소품들이 너무 예뻐 취미생활로 시작했어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퀼트를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2000년 퀼트라인이라는 사이트를 오픈했죠. 계기가 되어 퀼트강좌 전문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어요.”

취미 삼아 시작한 퀼트가 박혜영님의 생활을 바꿔 놓은 것이다. 한번 시작하면 묘하게 빠져드는 것이 이 고전적인 수예의 마력이라고 한다.

퀼트는 2000년대 초까지 여성 부업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분야다. 시내 번화가뿐 아니라 주택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퀼트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점포들을 쉽게 찾을 만큼 번성했으나 최근에는 우후죽순으로 생겼던 전문점들이 사라지고 마니아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알짜 가게들만 남은 상태. 하지만 복고문화가 지속적으로 유행 하며, 올 여름 초미의 관심인 히피풍 옷과도 자연스럽게 매치되는 스타일이라서 알짜 퀼트전문점을 중심으로 다시 여성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퀼트는 단순한 바느질이 아닙니다. 사각이나 육각의 작은 천 조각을 조화롭게 붙여서 누비는 조각작업(Patchwork)과 누빔 작업(Quilting)의 복합 예술이라 할 수 있어요. 기법만 해도 10여가지가 넘거든요. 기본방법은 변하지 않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기법이 나오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해요. 아무리 눈썰미가 좋다 해도 배우지 않으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방법들이 많죠. 때문에 조각을 배치하고 기법대로 조각을 잇는 재미가 꽤 쏠쏠하답니다.”

현재 미즈캠퍼스에서 공부할 수 있는 퀼트강좌는 초급과 중급과정. 초급 과정은 조각천을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생활 소품을 직접 손으로 만드는 작업이 주요 내용이다. 중급 과정에서는 다양한 패턴을 배울 수 있다. 특히 패턴의 연결과 색채배합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힌다. 중급과정까지 마치고 나면 왠만한 생활소품은 혼자서도 거뜬히 만들 수 있다. 그 외 퀼트를 이용해서 인형과 악세서리를 만들 수 있는 강좌도 있다.



“퀼트를 통해 돈을 벌려는 분이 있다면 그런 분들은 다른 강좌를 찾길 권합니다. 퀼트는 수입에 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이죠. 돈벌이 수단으로는 신통치 않아요. IMF 때 많은 주부들이 부업으로 퀼트를 하겠다고 시작했지만 2~3년 새 너도나도 문을 닫게 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단 서예와 같이 집중력이 필요하거나 심신의 안정을 취하기 위해서는 더없이 좋은 취미생활이 될 수 있어요. 태교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어린 자녀들의 정서 안정에도 좋고요.”

자신이 필요한 생활소품을 퀼트를 이용해서 나만의 소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면도 퀼트를 하면 좋은 이유로 들 수 있다. 조각을 배치하며 창의력과 응용력이 길러지고 작품을 완성하면 안 해 본 사람은 절대 짐작도 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린이 퀼트 교육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 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것이 퀼트라고 했다.

“감각이 없어, 손재주가 없어 배우기를 망설이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어서 빨리 두려움을 버리세요. 많이 보고 느끼고 만들어보면 절로 느는 것이 감각과 손재주거든요. 그리고 눈썰미 있고 손재주가 많은 분들도 더 좋은 작품을 위해서 강의를 들으세요. 혼자서 시도하다 막히는 부분은 직접 보지 않는 한 해결이 안되거든요. 미즈의 퀼트 강의는 모두 동영상으로 제작이 되어 있어요. 퀼트 공예 각 분야의 최고의 강사를 모시고 작품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만들었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수강할 수 있습니다.”

더위 속에 만날 입추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서늘한 가을이 오기 전 가을을 위해 익어가는 과실마냥 익어가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가을빛 고운 갈색, 손끝에 물들 것 같은 다홍색, 눈에 묻혀 사라지는 자주색, 보드라운 상아색… 가을 빛이 재재거리는 나만의 퀼트 소품을 마련하는 동안 여름내 안타깝게 동동거린 일도 다듬고, 투덕거리며 다툰 마음도 잘라내고, 그리운 이를 떠올리는 행복도 채워 넣어보자.
박혜영님과 함께하는 퀼트수업은 인생이란 기차 여행 중에 잠시 쉬어가는 간이역처럼 지친 여행에 잠시 쉬며 힘을 얻게 만들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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