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봉사활동으로 글의 즐거움을 전하는 With Poem 이영복님

등록일 2004-05-2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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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하게, 때론 센티한 느낌을 가득 담아 듣는 이들의 가슴을 애잔케 하는 With Poem 이영복(44세)님의 음악방 제목이다. 평범한 주부로서 예쁜 제목에 딱 어울리는 글귀와 음악을 선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잘하고 있다. 그것도 2년째 꾸준히 자신만의 음악방을 잘 꾸려오고 있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는 다고는 할 수 없지만, 꾸준히 읽고 있어요. 그것도 소리를 내서 읽다보니 묵독을 할 때 보다 이해도 빠르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더라구요. 그 덕에 음악 카페운영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음악과 소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하나는 소리로, 또 하나는 글로 전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때문에 앞 못 보는 이들은 들을 수는 있어도 볼 수는 없어 소설의 즐거움을 접하기 힘들다. 10년 전 방송을 통해 ‘녹음봉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이영복님은 그들에게 소설의 즐거움을 소리로써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서 일을 시작하기 쉽지 않아 차분히 때를 기다렸다고 한다. 큰 딸과 아들이 고등학교, 중학교에 입학하던 7년 뒤 그녀는 원하던 녹음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 3년 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집에서 녹음실까지 왕복 4시간 정도 걸려요. 정작 녹음은 2시간 정도면 끝이 나죠. 하루 봉사활동을 가게 되면 책 한권을 다 못 읽어요. 듣는 사람이 편한 속도로 억양을 조절해가며 읽다보면 책한권 완성하는데 꼬박 한달의 시간이 걸리죠. 책을 읽는 동안 몸이라도 아프거나, 집안에 일이 생기면 더 오랜 시간을 잡아야 해요. 시중에 나오는 책은 한달에만 몇 수십권인데, 소설 한권을 녹음하려면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니 현장에서는 항상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해요.”


워낙 낯을 가리고 수줍음이 많은 그녀에게 사람들과 부대껴야 하는 봉사활동은 고역일 수밖에 없다. 봉사활동의 효과는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일을 해야 나타난다. 때문에 봉사자는 의무감이나 책임감보다는 즐거움으로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이 일하는 기쁨을 느껴야 진정한 봉사가 되고, 절로 책임감과 의무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점에서 ‘녹음봉사’는 이영복씨에게 더없이 좋은 봉사활동었단다.

“혼자 녹음실에 들어가 책을 읽으면 되는 데, 내 목소리를 들을 사람들 생각에 얼굴이 빨개져서 어쩔줄 몰랐죠. 그러던 중 사정이 급한 시각 장애자분이 부탁한 수험서를 읽게 되었는 데, 내 목소리가 정말 절실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용기가 생기더라구요. 그 뒤로 책을 읽는 데 점점 용기가 생겨 지금은 등장인물별로 목소리 연기를 하고 있어요. 아직은 단편소설 정도지만 나중에는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 장편소설도 읽을 수 있겠죠. 변화된 내 자신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내 자신이 남에게 도움이 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봉사활동은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이영복님은 녹음실을 다니면서 알게 된 봉사자들의 이름이 녹음박스 대기표에서 서서히 사라져 갈 때 가장 아쉽다고 한다. 각자 편리한 시간에 자유롭게 찾아와 개인부스안에서 녹음을 하고가기 때문에 서로 어울릴 기회는 적지만, 봉사기간이 길어질수록 다른 봉사자들의 활동이 대기표 하나만 봐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녹음봉사는 초보자보다는 경력자가 많이 필요해요. 듣는 사람이 편하기 위해서는 읽는 사람들의 능숙한 연기가 필요하거든요. 오랜기간 꾸준히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아야 시각장애자분들이 듣기 편한 테입들이 많아지는 데, 익숙해질만하면 봉사를 그만두게 되어서 테입의 상당부분이 초보 봉사자들의 목소리로 채워지게 되죠. 자신의 일을 챙기기도 힘든데 남의일을 챙기기는 더 힘들죠. 처음 시작할 때 굳은 각오와 함께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남편과 아이들 외에는 친정·시댁식구 모두 자신의 봉사활동을 비밀로 했다는 말에, 인터뷰를 한다는 것 자체로도 부끄럽다던 그녀의 수줍은 마음이 보이는 듯 했다. 변덕심한 만연한 봄날에 그녀의 맑고 낭랑한 목소리와 아름다운 시가 있는 음악방송을 기대해 본다.
 
ㅁ인천광명원 (http://www.jongsori.org)
ㅁ인천광역시 시각장애인 복지관 ( http://ibu.or.kr)
ㅁ평화종합사회복지관 ( http://www.pyunghwa.or.kr)
ㅁ대구광역시립효목도서관 (http://www.hyomok-lib.daegu.kr)
ㅁ광주광역시립도서관 ( http://www.citylib.gwangju.kr)
ㅁ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 ( http://www.blindnet.or.kr)
ㅁ한빛맹아원 ( http://www.hanbit.sc.kr)
ㅁ태백사회복지협의회 ( http://www.tbcsw.or.kr)
ㅁ한국시각장애인 연합회 ( http://www.kbuwe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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