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 인생 전영희님

등록일 2003-01-2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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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email protected])

유쾌! 상쾌! 통쾌!!
TV광고 카피로 유명한 이 말에 딱 어울리는 사람을 만났다.

사이버 주부대학에서 “포토샾 앨범 만들기”외 5여개의 강좌를 책임지고 있는 강사 전영희님이다.전영희님(49세. 인천)은 지난 2000년 사이버주부대학과 인연을 맺은 이래 꾸준히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사이버 세계에선 잘 알려진 강사이다.

그런 그녀가 더 유명해진 것은 일본 공영방송인 NHK방송의 ‘IT-KING’이란 프로그램에 정식초대되어 출연한 것 때문.

NHK방송의 ‘IT-KING’이란 프로그램은 1년에 3,4회씩 2년째 방영되고 있는 대형 IT쇼다. 전영희님이 출연한 ‘IT-KING한-일 대항전’은 총 120여명의 제작진이 4개월여 준비한 특집으로서, 지난해 12월 21일 일본 전역으로 방송되었다. 여기에 전영희님이 우리나라 대표선수로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못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이버 강사란 직업이 일본에선 생소한 데다가 제가 여성이라는 점, 무엇보다 40대를 훌쩍 넘긴 주부라는 점이 저를 프로그램에 출연시킨 동기였어요”라고 겸손해 하는 전영희님은 함께 초청된 박종현님(교사), 이선정님(게임 칼럼니스트)과 함께 ‘IT-KING’이 배출한 일본인 올스타 3명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한다.

 

그녀는 “경기는 개인전,단체전,결승전 형식으로 진행되었어요. 단체전이나 결승전은 함께 겨루는 것이었고, 개인전은 각기 다른 분야별로 실력을 견주었는데 제가 맡은 건 ‘웹페이지 프리젠테이션’이었지요. 3회전으로 치뤄진 경기에서 전승으로 승리한 저 때문에 참여했던 모든 이들이 놀라워 했었습니다.”라며 자랑한다.

‘보기만 해도 맛있는 사이트’를 찾아 프리젠테이션을 해야하는 대항에서 그녀가 찾은 사이트는 그릴판매사이트의 동영상-기름이 뚝뚝 떨어지며 구어지고 있는 바베큐화면-이었다. 일본인 상대가 화려하고 깔끔하게 셋팅된 푸드 데코레이션을 선보인 것과 대조되어 압도적 표차로 이겼다.

또한 ‘감동을 주는 사이트’를 찾으라는 주문에 그녀는 고등학교 동창의 웹페이지에서 1964년 초등학교시절의 그림일기를 보여줬다. 그야말로 그녀 나이와 연륜에 걸맞는 내용으로 향수를 자아내게 하지 않았겠는가.

이렇듯 그녀가 승리할 수 있었던 비법(?)은 무엇보다 그녀만이 갖고 있는 뛰어난 감각과 순발력, 그리고 기지가 돋보였기 때문인 듯 하다.  

그녀는 “프로그램 진행방식에 익숙한 일본인과 처음부터 불리한 상황에서 벌인 경기인 만큼 결과적으론 2대1로 일본이 이겼지만 별 아쉬움이 없었어요.”라고 소감을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보편화된 인터넷 환경을 알리고, 인터넷을 거의 접하지 않는다는 일본주부들에게 한국주부들의 적극적인 인터넷 활용상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한다. 그도 그럴 것이 15시간의 장시간 녹화시간 내내 일본 제작진들은 전영희님에게 비상한 관심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예정에 없던 특별상을 수여, 한국 아줌마의 힘으로 국위를 선양하는 결과를 낳았다.

전영희님은 사이버강사 외에 고등학교 교사라는 직함을 하나 더 갖고 있다.
현재 중원고등학교(부천) ‘창의력 재량’과목 교사인 그녀는 입시위주의 교육현실에서 유명무실하게 존재하고 있는 이 과목의 위상을 명실상부하게 올려놓았다.

그녀는 “내가 부임하기 전만 해도 수업을 진행할 멀티실도 변변히 갖춰져 있지 않았다. 흔히 인터넷 세대라고 말하는 10대지만 게임 이 외에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학생들은 전체의 40%정도에 그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실제로 그녀는 각종 자격증 시험대비 정도로 치부되어온 수업방식을 과감히 탈피해 학생들에게 MP3 다운받는 법, 첨부파일 올리는 법, 디렉토리 사용법 등 실질적인 인터넷 사용법을 가르치면서 ‘재미있는 수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덕분에 그녀의 수업시간에는 수업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학생들이 줄을 서 기다리게 되었다고.

가끔 그녀의 수업방식에 불만을 품어-학구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항의를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학생들이 직접 MP3를 다운받아 전송해주며 “선생님 들어보세요”한다던가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 파일로 첨부해 숙제를 완성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활짝 웃는다.

사이버전문가로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전영희님이지만 그녀가 컴퓨터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40세가 넘어서다.

3남매를 연년생으로 낳아 기르면서 30대를 보냈다는 그녀. 이미 40세를 넘긴 94년, 모뎀-하이텔,천리안의 큰사람,이야기 프로그램-으로 컴퓨터통신을 접한 후 사이버 작가, 홈페이지 제작,경연대회 수상, 나아가 사이버 강사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화려한 컴퓨터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그녀의 지금은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그녀 성품이 일궈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보면 배우기 위해 밤을 꼬박 새기도 하고, 또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스승으로 모셨어요.”라는 그녀의 말처럼 거리낌 없는 도전은 ‘이찬진 컴퓨터 교실’ 강사로 활동하면서 내용이 체계화 되어 결국 지금의 자리에 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녀는 ‘인터넷을 하면 젊어진다’고 한다. 생각과 외모는 물론 생활이 즐거워지고 삶이 윤택해진다고 호언한다.

“우연히 여고시절(인천 인일여고) 동기들이 꾸려놓은 홈페이지를 발견했어요. 반가운 마음에 홈페이지도 직접 다시 만들고 다듬으면서 접속이 급속하게 늘었지요. 소식이 끊겼던 친구들과 연락이 닿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얼마전엔 오프라인 모임도 가졌을 만큼 회원도 늘었습니다. 이제 하루라도 잊고 지나가면 입에 가시가 돋아요” 라고 유쾌해 했다.

최고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는 전영희님.
그녀가 올 해 세운 계획은 주부들을 위한 컴퓨터 활용강의를 만들고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사람들이 찾아오는 사이트를 개발하는 것이다.

“나를 본보기로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보람이 있다”는 거침없는 그녀를 보면서 무엇을 시작하는 데에는 결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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