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생 동갑나기 세 명이 만들어 가는 글방- 디케 이경이님, 샘통이 김미라님, 써니 김선희-

작가마당 '우리울'에서 만난마흔 즈음의 세 여자 이야기......
"중년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버티는 평범한 주부들이 모였습니다. 삶 속에 묻혀 온 흔적과 상처들을 담아 잔잔한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함께 소유할 수 있는 이야기들. 그런 따스함을 꾸미려 서로 노력하려는 곳입니다. 좋은 글. 좋은 경험. 많이 나누시길 바랍니다."사이버주부대학의 작가마당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울"이란 글방이 지난 해 처음 문을 열 때 카페에 올려진 글이다.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간 후 가지는 나만의 한가한 오전시간, 연한 커피한잔이 생각나는 나른한 오후, 또는 괜한 상념으로 밤잠을 설칠 때라도 언제든 찾아 갈 수 있는 곳. 작은 울타리 '우리울'은 기쁘고, 슬픈, 또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바로 그 곳이다. 사실, 우리울은 6∼7년이란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사이버 상으로만 만나온 세 여자가 만든 곳이다. 이 세 아줌마는 서로를 구속하지 않음은 물론이며, 각자 서로 다른 삶과 개성의 모습을 존중한다. 그리고 이들이 그런 편안함에서 스며 나온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 가는 공간이 바로 사이버 주부대학의 작가마당 '우리울'의 글방이다. "우리울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따로 또 같이' 랍니다"아이디 '디케'를 사용하시는 분은 이경이 님, '샘통이'는 김미라님, '써니'는 김선희 님이다. 각각 진주, 인천, 분당에 산다. 사는 곳만큼이나 '각자'인 세 명은 개성도 강하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지만 공통점이 딱 한가지 있다. 불혹을 막 넘긴 나이로 모두 62년 생 동갑 나기. 단어와 삶, 낙서하나를 통해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김선희 님. 바빠서 부지런히 글을 쓰고 있지는 못하는 것에 항상 미안해하며, 한번 씩 잊지 않고 글을 올리는 이경이 님, 100부터 풀어 가는 김미라님의 세상과 자신에 대한 넋두리. 그리고 잊지 않고 찾아주는 오래된 통신 친구들이 '우리울'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다.그들과 같이 오래된 친구사이엔 "요사이 글이 뜸하다"거나 "왜 그런 글을 쓰냐"는 그 어떤 부담도 억압도 없다. 단지 한 줄글이라도 쓰고 싶을 때면, 언제라도 웃으며 따뜻한 가슴으로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세 명의 동갑 나기 아줌마들이 처음으로 만난 건 6-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과 같이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 통신으로 채팅을 하던 시절이었다. 아이들 키우느라 옴짝달싹하기 힘든 30대 중반에 외출 부담 없이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온 것이 채팅이었다. "통신에서 만난 인연, 언제인지 모를 먼 훗날까지 질긴 인연으로 만나 갈 겁니다"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이 주를 이루었던 통신 채팅의 초창기 멤버 중에 30∼40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나우누리에서 '눈이 맞은' 세 여자는 거의 매일 채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애들 키우는 이야기나 신변잡기부터 깊이 있는 책 이야기까지 만남은 지칠 줄을 몰랐다. 그렇게 채팅만 2년여를 계속하다가 나눔터를 만들어 본격적인 사이버상의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모임터 이름인 우리울은 그때 만들어졌다. 인터넷의 보급이 가속되면서 인터넷 채팅으로 옮긴지 2년여. 사이버주부대학의 작가마당에 지난해 5월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이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마음속 깊이 신뢰하고, 서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에피소드. 나우누리에서 만나던 시절에 재미 삼아 서로 아이디를 바꿔서 사용해 본 적이 있었다. 이경이 님이 얼마 안 가서 "너희 어쩜 이렇게 무덤덤하고 재미없게 사니"하는 말에 웃으며 곧 제 아이디를 찾았다."우리울은 아주 작은, 설기 설기한 싸리로 엮은 보잘것없는 울타리입니다. 벽돌담은 못 되 지만, 마음을 기대면서도 경계 있음의 표시인 울타리이지요. 가족, 친구, 이 모두가 우리의 울타리입니다.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울타리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 언제나 반겨 주는 그런 곳입니다."'우리들의 작은 울타리'라는 뜻을 가진 이 곳, '우리울' 에 가면 각기 다른 세 가지 색깔의 글이 연한 초록빛 화면을 배경으로 잔잔하게 펼쳐진다. 그들을 따로 만나보았다.
♣이경이 님 - 내 마음이 담기고, 읽는 이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우리울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힘이 뭐라 생각하시나요-오래 전부터 알아온 동갑 나기 친구사이에 알게 모르게 쌓아진 신뢰지요. 우리울은 우리가 만나 함께 글을 쓰고 함께 읽는 곳이죠. 하지만 우리 모임터가 그렇게 긴 시간 지속될 수 있는 힘은 바로 세 친구사이의 우정이라 할 수 있어요. -다른 분들보다 글쓰는 횟수가 좀 적으신데……-지금은 백조로 쉬고 있지만(웃음), 그간 남편이 하는 광고대행 회사 일을 돕느라 바쁘기도 했지요. 지금 사이버주부대학에 자리를 잡기까지 제가 역할을 많이 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나이 40에 대해-순발력도 떨어지고 집중도 잘 안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도 느껴지고요. 욕심이 많은 성격이기도 하지만, 아이들도 많이 크고 해서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라도 배우고 싶은 게 늘어나요. 그래서 지금은 문학모임, 바둑, 스터디(영어, 철학) 등 배우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죠.
♣김미라 님 - 가슴 철렁한 40대지만, 여유로움을 찾으며 불혹을 만끽하며 살고 있죠.- '우리울'을 한마디로 소개한다면요- 한마디로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것 같아요. 멀리 떨어져 살면서 한번씩 전화 통화하는 게 전부이긴 하지만 서로 구속하지 않아서 편해요. 그렇게 오랜 동안 통신을 했어도 잃은 거라곤 조금 많이 나온 통신비뿐이라고 생각할 정도니까요.(웃음)-수채화를 배우기 시작하셨다는데 어떤 매력이 있나요-그림과는 정말 아무런 인연도 없이 배우고 싶은 마음에 무턱대고 백화점 문화센터로 찾아갔어요. 7개월 전 처음 그림을 그렸더니 강사님이 '무슨 포스터 그려요?' 할 정도였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배우고 있답니다. 맑고 투명해서 그림을 감상하는 입장에서는 보기가 쉽고 감동이 많이 온다는 점이 수채화를 좋아하는 이유죠.-여자나이 불혹이면?-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40대가 주는 안락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애달복달하며 살지 않고 이 나이를 즐기고 살고 있죠. 하지만 여자에게 40이란 나이는 내 안에 있는 응어리를 밖으로 풀어놓지 않으면 가벼운 정신병을 앓을 지도 모르는 나이이기도하죠. 그래서 아줌마들 수다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김선희 님 - 불혹의 전업주부이지만, 조바심 내지 않고 멀리 보며 살아요 -'우리울'에 담아내고 싶은 글은-대화하는 것이 좋아서 처음 시작한 나우누리 동호회에서의 글은 신변잡기가 주를 이루었지만, 이젠 좋은 글을 꾸준히 쓰고 싶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 내가 쓴 글을 보여주고 싶어요. 내가 살아온 족적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말이죠. -영문학과 출신이거나 혹 외국에서 사셨나요-전혀 아니예요(웃음), 제부가 미국인이라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좀 많다고 할 수 있죠. 책을 읽거나 어떤 말을 들을 때 영어에 대해 특별한 느낌이 올 때가 있어요. 그냥 풀어 놓는 거예요. 그러고 나면 왠지 모르는 기쁜 마음이 들곤 해요. -40대에 바라는 것-30대 초반엔 40이라는 나이가 멀게만 느껴졌어요. 그런데 막상 40이 되고 나니 자꾸 내 스스로 욕심이 많아져 조바심이 쳐져요. 그 초조함을 좋은 쪽으로 돌려 생각하기 위해서 1년이 걸려 카운셀러 자격증을 땄어요. 노후가 되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목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거죠. 앞으로도 사회 봉사관련 공부와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