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바늘 하나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엮지요."
특별한 재료도 필요 없다. 그저 코바늘 하나에 실을 엮어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아이들 장갑, 남편 스웨터, 머플러, 모자... TV를 보면서, 혹은 지하철에 앉아 가면서, 심지어 잡담을 하면서도 바지런한 손놀림. 도무지 나태해지려해도 나태해질 수가 없다. 공간적인 제약도, 그렇다고 시간적 제약도 특별히 받지 않는다. 게다가 생활 속의 아이템은 무궁무진하기까지 하다.
손뜨개질에 인생을 건 송영예 강사님(35, 경기도 고양시). 종가집 외며느리로 홀 시아버님을 모시면서, 남편과는 주말부부로 지내던 신혼 시절, 일산이라는 신도시의 특성상 갈 만한 곳을 찾을 수 없었던 강사님은 임신을 하면서 손동작이 많은 뜨개질이 태교로 좋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되었다.
"둘째가 손재주가 있어요. 둘째는 도자기나 만들기에 관심이 많죠. 제가 봐도 또래와는 조금은 다른 것 같아요. 저는 4형제 중 둘짼데 그리 특별한 재주가 있던 아이는 아니었지요. 이 일을 하고 나서 되돌아보니 학창시절에 미술시간을 좋아했고, 늘 흑판에 제 그림이 우수상을 달고 있었죠. 학교 행사 때 전시회장의 첫 번 째 줄은 제 자리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 보면 손재주가 있다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호호."
손뜨개를 하면서 손뜨개라는 작업이 굉장히 생산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하든 손은 놀리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활 속에서의 취미인 동시에 이젠 당당한 일이 되었다. 손뜨개 책자를 4권이나 발행했으며 손뜨개에 관련된 간행물만도 여러 권. 손뜨개 프랜차이즈 본사도 운영하고 있다. 문화 센터 강좌 진행은 물론 인터넷 사이트([바늘 이야기] www.banul.co.kr)를 개설하여 창업반, 이론반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사이버주부대학에선 손뜨개 교실 강의를 맡고 있다. 수강생들의 이해를 돕고자 손뜨개를 암호와 같은 기호로 엮었다. 이 기호를 익히고 익숙해지는 과정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 강의의 특징. 기호만 익히면 정말 쉬운 취미라는 것.
"어려워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혹자들은 성격이 맞아야지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거하곤 상관없어요. 저처럼 털털거리는 성격의 소유자도 하는데요."
바늘 하나로 너무나 유명해지고 바빠졌다. 대한민국의 일하는 엄마가 항상 일과 아이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듯 그녀도 일하는 엄마가 안고 있는 어려움에 늘 부닥치며 산다.
quot;아이들에게 많이 냉정한 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힘들어져요. 아이는 아이대로, 일하는 엄마는 일하는 엄마대로. 그래서 같이 있을 땐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제가 업무를 보거나 일을 할 땐 절대 전화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선 무서울 정도로 엄한 편이지요."
다행이 두 딸 미겸이(9살)와 보겸(7살)이가 그런 엄마를 잘 따라주고 있으며 특히 남편분이 강사님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기 때문에 일에 매진할 수 있다. IMF때 사업 실패와 부도 등 시련을 거쳐 다시 일어서서 오늘의 송영예 강사님이 있기까지 가족들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다.
" 앞으로 섬유학을 더 공부해볼 생각입니다. 빠르면 내년 가을학기나 후년 상반기에 시작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엔 얀 디자이너가 없습니다. 섬유학을 공부하여 소재개발과 나아가선 그것을 기반으로 얀 디자이너로써 학교에 남고 싶은 게 제 소망입니다."
바늘하나에 실을 걸어 살아가는 모습들을 한 올 한 올 엮어온 송영예 강사님. 그의 바램이 오늘도 한 꾸러미 실과 바늘에 옹골차게 엮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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