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소학(四字小學)] 김정숙 강사님

등록일 2001-05-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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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사자소학(四字小學)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숙님(45세)은 사이버주부대학 강의실에서 성실하기로 유명하다. 날마다 새로운 강의를 올린다는 것이 어지간한 부지런함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기 때문.

성균관 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한문 과정을 수료한 것도 9살 난 막내아들에게 한문을 쉽고 제대로 가르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한문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우리나라 실정이 순수하게 한글 '전용'이란 말 조차에도 한자어를 써야 하는 현실입니다.

국어 뿐 아니라 수학, 과학, 사회 등 학문 전반에도 어휘력 부족으로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한자 교육의 폐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70%나 되며 한자에 대한 기초 지식 없이는 우리의 문화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금 21살(서울대 1년), 18살(고 3), 9살(초등 2)의 세 아들을 두고 있는데 아이들이 모두다 한자에 친숙감을 가지고 있고 어휘력도 풍부하며 책을 좋아한다고 한다. 강의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와 자녀에게 쉽게 한자 교육을 하는 방법 등을 들어보았다.

Q. 보통은 천자문으로 처음 시작 하는게 아닌가요? 사자소학으로 강의를 하시는 이유는요?

A. 사실 천자문은 글자도 어렵고 현재 쓰이지 않는 글자도 많답니다. 사자소학은 쉬우면서도 교훈적인 문구로서 낱 글자에서 문장을 익힐 수가 있습니다.

사자소학은 우리 조상들이 어린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기 위해 엮은 기초 한자 교과서예요. 인간의 윤리 도덕을 깨우치기 위해 주자가 쓴 소학과 여러 경전 중에서 어린이가 알기 쉬운 내용들을 뽑아 4자를 1구로 엮었기 때문에 사자소학이라 부르죠. 사자소학을 통해 어린이의 정서 함양과 우리 전통 문화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Q. 한자 교육은 몇 살 때부터 시키는 게 좋으며 어떤 식으로 가르쳐야 할까요?

A. 교육엔 왕도가 없다고 하잖아요? 제 생각엔 개인차를 고려해서, 읽고 쓰기가 될 때 가까이 접할 기회를 주며, 처음엔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그림 한자 카드'등을 활용하면 좋을 듯싶네요. 한 글자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정해진 시간에 반복 학습이 되게 한다면 효과적이라 봅니다.


Q. 자녀분들에게는 언제부터, 어떻게 한문 교육을 시키셨나요?

A. 저희 막내가 7살 경 이웃 아이들 셋과 함께 매일 아침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한자 공부를 시키고 나서 유치원에 가게 했지요. 처음엔 그림이 많은 어린이 한자 책과 한자 카드 놀이로 흥미를 갖게 한 후에 부수 1획부터 설명해 주며 사자 소학과 병행했습니다. 우리 세 아이들은 모두 한자 공부에 많이 관심을 기울이고 칭찬을 해줘서인지 꽤 자부심을 느끼며 학습했고 지금도 한자를 어려워하지 않네요. 참, 모르는 낱말을 물어올 때 한자의 음과 훈의 개념으로 설명해 주면 쉽게 이해하더군요.


Q. 학창 시절 부터 한문 과목을 특별히 좋아하셨나요?

A. 글쎄요. 우리 때는 한자 교과목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집에서 아버지께서 붓글씨를 자주 쓰셔서 한자가 늘 가까이 있었기에 싫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방통대 시절 교재가 온통 한자여서 남편한테 읽어 달라며 공부했지요. 그때 한자의 필요성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Q. 왜 한자 교육이 꼭 필요한 건가요?

A. 첫째, 한자 교육은 언어 생활에 도움을 주고 다른 교과를 학습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길러 줍니다.

둘째,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계승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하며 나아가 동양 문화권과의 유대 강화와 조화로운 발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한문 문장에는 선인들의 삶의 지혜와 윤리관이 배여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바람직한 가치관을 지닌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답니다.


Q. 사주대에서 강의를 맡으시면서 힘든 점과 보람을 느끼신 적은 언제 인가요?

A. 막상 강의 신청해 놓고 엄두가 나지 않아서 며칠은 거의 날밤을 새듯이 작업을 했어요. 그런데 컴퓨터 다루는 것이 아직 미숙해서 기껏 만든 문서가 날아가 버렸을 때는 정말 황당해서 울고 싶더군요. 또 얼마 전엔 어깨 관절통이 너무 심해서 강의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었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저 대신 작성해 주어서 오히려 엄마가 어떻게 작업하는 가도 알게 되고, 엄마가 대단하다며 자랑스러워하더군요.

그리고 수강생들 중에 초등학교 교사이신 분이 있는데 저의 강의를 프린트해서 아이들에게 내어 주며 한자 수업 교재로 활용하신다더군요. 그 분만이 아니라 저의 강의가 많은 도움이 된다며 메일을 보내 주시는 분들을 뵐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답니다.


Q. 수강생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씀과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A. 매일 한 번호씩 강의 안을 올리고 있는데 320번이 되면 사자소학이 모두 끝납니다. 아마 1년 정도면 될 것 같네요. 매일 20분씩만 투자하시면 1년 만에 한자 실력이 눈에 띄게 늘 수 있어요. 마라톤 하는 기분으로 끝까지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강의는 이제 1/3 정도 나갔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듯하네요. 저야말로 끝까지 열심히 공부해야겠지요?


그의 강의실을 한번이라도 들어가 본 사람이라면 한문이란 무조건 어려운 것이란 선입견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듯 싶다. 하루에 4자만 익히면 된다. 그것도 그리 어려운 글자들이 아니다. 누구나 나도 한번 시작해 볼까 라는 긍정적인 마음에 불이 당겨질 것 같다. 한 글자마다 자세하고 쉬운 설명이 곁들여 있고 간혹 재미있는 고사 성어나 옛날 이야기도 소개되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김정숙 님께 한문을 잘하게 되는 비결에 대해 물어보았다.

"우리는 한문 환경 속에서 늘 생활하기 때문에 한문에 대한 사랑과 관심만 가지면 저절로 실력이 늘게 되어 있답니다. 애정을 가지고 한번 접근해 보세요. 그리고 이미 아는 한자나 한자어는 기회 있을 때마다 사용해 볼 것을 권합니다. 어떤 사실을 아는 것과 실제로 사용해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거든요."

둘째 아들이 고3 탈출을 잘해 주었으면 좋겠고, 훗날 아들 셋의 엄마로서 딸 같은 며느리를 얻고 멋진 시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말을 덧붙이는 김정숙님도 여느 보통 주부들과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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