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의 신화, 분유의 신화.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11-09-27 11:26

조회수 1,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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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황삽사리 한 마리랑 눈처럼 흰 터키시 앙고라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아, 고양이 공주가 새끼를 낳았으니 모두 여섯입니다.

고양이는 전 주인이 사료만 먹여서인지 사료만 좋아하고, 밥은

전혀 먹지 않습니다. 구운 생선머리도 마다 하고, 생선살만 먹습니다.


강아지 나무도 사료를 먹긴 하지만 밥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그런데 밥을 주면 다향이가 질겁을 합니다. 개와 고양이를 기르는

아가씨들로부터 '사료만 먹여야 건강하고, 면역력이 생기며, 똥냄새도

나지 않을 뿐더러 오래 산다. 짜고 매운 걸 먹이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듣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다향이한테 묻습니다.

"넌 매운 떡복이랑 소금구이를 왜 먹어? 엄청 몸에 안 좋을 텐데."

"........"

"맵고 짠 게 몸에 나쁘다고는 하지만 모든 동물에게는 소금이 필요해.

그래서 아프리카에 사는 코끼리 등의 초식동물들도 소금을 섭취하기

위해서 암염을 핥아먹고, 흙을 먹기도 하고 그런단 말야."


"...... 그래도 개랑 고양이 몸에 좋으라고 사료를 만든 거잖아."


"아하! 동물 몸에 좋으라고 사료를 만들었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요 몇 년 사이에 엄마젖이 아가들한테 좋다고 해서 모유를 먹이지만

네가 아기일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모유 대신 분유를 먹였어.

모유를 먹이면 가슴이 망가진다, 모유보다 분유가 아기건강에 더 좋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었거든.

그런데 과학자들이 계속 연구를 하다 보니 분유보다 모유가 아기건강에

훨씬 더 좋고, 출산한 엄마들의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도 좋다는 게

밝혀진 거야. 일하는 엄마들은 물론이고, 아기들을 수유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게 문제지."


"그래도 난 우유가 좋아. 그런데 분유는 왜 만들었대?"


"그거야 분유회사와 젖소를 키우는 축산업자들이 만들어낸 얘기지.

자신들 물건을 팔아야 하니까 말야. 그래서 옛날엔 '우량아선발대회'

같은 걸 해서 살이 통통하게 오른 아이들을 텔레비전에 내보내기도 하고

그랬어. 가난한 시절에 엄마들은 자신의 아기들도 그렇게 살이 오르길

바랐을 거고. 그런데 넌 아기일 때 분유먹고 자라고도 우유가 좋으냐? "

(출산 뒤 정희씨의 젖이 돌지않아 다향이는 분유를 먹고 자랐거든요.)


"응. 난 우유가 좋아. 맛있잖아."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우유는 송아지가 먹고 사람은 엄마젖을

먹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그리고 개는 늘 사람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으면서 지냈어. 만약 집집마다 개가 있다면 음식물찌꺼기 문제도

말끔하게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소도 마찬가지야. 요즘은 소도 사료랑 건초만 먹이는데 예전엔 건초를

가마솥에 삶아줬어. 거기에 콩깍지나 옥수수를 넣어주거나 밥찌꺼기를

섞어주면 소가 아주 맛나게 먹었지. 금방 살도 오르고. 그런데 지금은

전국의 개나 소도 모두 사료만 준단 말이야. 왜 그럴까?"


"사료회사가 돈 벌려고?"


"그렇지 맞았어.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사료만 먹여야 한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어. 옛날에 엄마들이 분유회사의 광고를 믿은 것처럼 말이야.

콘플레이크가 단백질과 비타민, 그리고 섬유질과 무기질이 풍부하다고해서

맨날 너한테 그것만 먹이면 넌 좋겠어?

김치랑 된장찌개, 김치찌개도 먹고, 생선도 먹고 치킨도 먹어야지."


"난 매일 우유에 콘플레이크를 말아먹고 싶은데......"

"......"

"정말 그렇게 매일 줄까?"

"응."

"......"


정말 일주일만 콘플레이크만 먹여 볼까요? 어떤 반응이 나올지.

콘플레이크를 한 번도 사 준 적이 없는데도 가끔 친구집에서 먹은 게

맛있었던 모양입니다. 에그, 철딱서니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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