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띠리리리리 리리 띠리리리...
핸드폰의 알람이 울립니다.
'아, 조금 더 자고 싶은데.'생각하는데 정희씨가 벌떡 일어나 끕니다.
그리고 다시 누워서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일어납니다.
정희씨가 일어났으니 나도 일어나야 합니다.
따뜻한 아랫목을 벗어나기가 싫지만 의리로 일어납니다.
요즘 정희씨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씻고 출근을 합니다.
빈 속으로 나가는 정희씨를 볼 때마다 속상하지만 본인이 고집하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잠자리의 유혹을 떨쳐내고 일어나 부엌으로 갑니다.
커다란 냄비 두개에 물을 받아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아욱이랑 된장, 국물멸치, 숙주나물, 파,
마늘, 고추를 꺼냅니다.
보글보글 끓는 물에 멸치를 넣어 육수를 우려내는 동안 다른
냄비에 숙주나물을 데쳐내서 무칩니다.
나물을 무치는 동안 정희씨가 출근을 하고, 빈 속으로 출근을 하고,
육수가 우러난 냄비에 아욱을 넣습니다. 파, 마늘이랑 된장도
풀어 넣습니다. 여름내내 더운 국을 피하다가 날이 쌀쌀해지니
그리워져 된장국을 끓입니다.
숙주나물이랑 아욱국이 완성되었으니 아침식사준비가 끝났습니다.
'장작으로 쓸 나무를 나를까?'생각하다가 그만둡니다.
손수레(리어카) 하나를 다 나르기도 전에 다향이가 일어날 것 같아서
그만두고 창고에서 감자를 꺼내옵니다.
지난 번에 먹고 남은 당근이 있으니 다향이가 먹고 싶어 하는
짜장을 만듭니다.
감자랑 당근을 먹기 좋은 크기로 또각또각 썰다가
'다향이가 (일찍 일어나서 식사준비 하는) 내 마음을 알까?'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젓고 맙니다. 어릴 때 생각이 납니다.
나보다 늦게 주무시고도 늘 먼저 깨어나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어머니! 그 사실을 신기하고도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돌보면서 살다보니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다향이도 먼 훗날에야 그 사실을 깨닫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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