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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시어머니...
그분께 저는 하나뿐인 며느리입니다.
욕심이 많은 분인데, 어떻게 아들 딸 달랑 하나씩만 두셨어요.
전생에 좋은 인연이 아니었던 사람들이 이렇게 고부 관계로 만나는 게
아닐까 생각될 만큼, 시어머니란 존재는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욕심이 좀 많다지만, 사람 좋고, 정이 많고, 뭐든 적극적이고...
하여간 좋은 분인 건 분명한데, 제게도 잘 해 주시는데도,
같이 있으면 스트레스가 팍팍 쌓이게 합니다.
(제가 아마도 못땠기 때문일까요?)
결혼 생활 26년째인데, 나이도 들 만큼 들었고, 더구나 아들만 둘 두어서
저도 시어머니 자리가 될 날이 멀지 않았으니 시어머니를 이해하고 하면서
살아가는 게 지혜롭겠지요?
시어머니를 보면서 저는 그렇게 살지는 않으리라 마음먹는 일이 많습니다.
**
지난 주에 대구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밤에는 시집쪽 사촌 계 하느라 팔공산 쪽에 모였던 것이었고,
일요일 오후에는 친정에 들렀다 저녁에는 시집으로 갔습니다.
월요일은 시어머니 모시고 집 근처에 있는 하나로마트에 가서
채소 사고, 달성공원 근처에 있는 이불집으로 가서 솜 틀어 만든
새이불들을 실고 왔지요.
이 이불들은 제가 혼수로 해 온 것들이래요.
26년이나 된 솜이불~ 우왕!
***
어머님이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으시는 동안 저는 시집으로 가서
채소 다듬어 씻었는데, 평소에 하던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양이어서
허리며 어깨며 팔이며 마구 아파오더군요. -.-
우리를 위해 물김치 담아주시겠다고 해서였습니다.
그 연세에 아직까지도 아들 손주 위해서 김치를 담구어 주고 싶어 하시니...
며느리 솜씨를 믿지 못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물론 그보다는 일하느라 바쁜
저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 주고 싶으신 이유가 크겠지요.
저는 반갑지가 않는데도 말입니다.
남편에게 말했어요.
채소 다듬고 씻고 하느라 온 데가 다 아프다고~ 내가 이런데 어머님은
더욱 그러실 거 아니냐~ 어머님 아버님 드실 것만 담으면 조금만 해도 될 테니
우리거 담아주시려고 하지 마시라고.
****
아무리 그런들 들으실 어머님이 아니지요.
부침개든 뭐든 그저 많이 하셔서는 우리에게 가져가라고 합니다.
세 시도 훨씬 넘어서야 시집에서 나왔는데, 은행에 볼일이 있다고 하셔서
어머님을 거기까지 태워드리고 가려는, 바로 그 순간에 생각이 났다고
냉장고에 부침개 해 둔 거 안 넣었다고 집에 도로 가서 가져가라고 하십니다.
됐다고~ 그냥 왔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더군요.
아~ 정말 음식 해 주시는 거 안 반갑다는 거 아시면 좋을텐데.
저는 정말이지 음식 그런 거보다도 두툼한 봉투나 주시면 아주 좋아할텐데 말입니다!
남편이야 자기 엄마 해 주시는 김치며 반찬들이 먹고 싶겠지만.
*****
이번에도 친정엄마는 이제는 아무것도 못 해 주겠다고 하시면서 미안해 하시던데,
그게 마음이 편한 것도 사실이거든요. 물론 음식 하는 거 점점 힘들어 하실 만큼
힘에도 부치고 늙으셨구나 하는 애잔한 마음이야 있지요.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도 김치 담궈 주려고 하고, 반찬 만들어 주려고 하는
시어머니는 왕부담입니다.
자식에게 먹이고 싶어하시는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늘 주면 주는대로 받아오고 했지만,
음식 때문에 서둘러서 올라와야 하는 것도 싫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평소에 여행을 잘 못 하기 때문에 그렇게 대구에 내려갈 일 있을 때에는
올라오는 길에 여기저기 좀 들러보고 싶은 곳도 있잖아요. 음식이 상할까 봐
거기에 신경쓰느라 어디에 맘 편하게 들르지도 못 하고 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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