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옛 사진을 찾아 봅니다.
정희씨랑 볼 때도 있고, 다향이랑 그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셋이서 사진을 보면서 묻고 대답하며 웃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엄마랑 아빠의 여행사진을 보고, "나는 어딨어?"묻는 다향이한테
"넌 아직 태어나기 전이잖아."해주면 "아! 그렇구나!"고개를 끄덕거립니다.
하지만 태어나기 전의 일이라고 말해줘도 맛있는 걸 먹는 사진 앞에서는
"치사하다."고 합니다.
요즘 다향이를 보면 처녀 태가 납니다. '저것이 언제 저렇게 자랐나?'싶어
대견하기도 하지만 아빠를 최고로 알고, 아빠만 찾던 아이를 잃어버린
상실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이가 먹기엔 단단한 음식을 줄 때 꼭꼭 씹고 있으면 얼른 달라고,
엉덩이를 들썩이다가 입에 넣어주면 허겁지겁 먹고, 또 빨리 달라고
재촉하던 아이.
난생 처음으로 (남성)대중목욕탕에 가서 마음껏 물을 튀기고, 손에
비누를 발라 거품을 내다가 아빠 등에 비누칠을 하던 아이.
10살, 11살 나이에 배낭을 짊어지고 아빠랑 전국일주를 했던 꼬마가
어느덧 자라서 이제 제법 처녀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견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난 얼마나 늙은 건가?'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옛추억에 매달려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엄마아빠의 품을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나갈 때가 가까워지고 있으니
호호백발이 되어서도 곱씹을 수 잇는 재미있는 추억을 더 만들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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