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아가씨 두 분이 차를 마시러 오셨습니다.
한참 동안 차를 마시고, 또 커피를 마신 다음에 둥구나무 구경을 나섰습니다.
'제주돌집 펜션'을 보고, 한옥으로 지어진 살림집도 보고, 정자를 본 다음
차밭으로 내려갔습니다.
차밭을 지나서 무화과나무와 열매를 본 다음에 이동을 하는데
무언가 물컹한 게 발밑에 밟혔습니다.
'이게 뭐야?'하고 질겁을 하는데 까투리 한 마리가 파드닥 거리면서 날아갑니다.
'별 이상한 까투리가 다 있네! 사람 발소리가 들려도 날아가지 않고 있다가 밟히다니.'
차밭 주위가 관리되지 않아 무성한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미리미리 풀을 잘라주었더라면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며칠이 지나서 자성원의 범현스님이 오셨길래 그 이야기를 했더니
'알을 품고 있었나 보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이상한 까투리취급을 한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나를 포함해 세 사람의 발소리를 듣고도 날아가지 못하는
어미 까투리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많이 미안했습니다.
오후가 되면 나무랑 산책을 나가는데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말 가족이 있습니다.
엄마 말, 아빠 말, 망아지 세 마리가 우두커니 서 있거나 풀을 뜯고, 때로는 망아지가
어미의 젖을 빱니다.
말을 처음 본 나무가 한동안 경계를 하더니 이제는 철조망 안으로 들어갑니다.
숫말 앞에서 코를 벌름거리다가 후다닥 도망을 치고, 언제든 도망갈 준비를 합니다.
몇 번 그러더니 망아지하고 놀고 싶었던지 천천히 암말 쪽으로 다가갑니다.
그랬더니 암말이 나무를 받아버릴 것처럼 내달렸습니다.
하! 겁 많고, 예민한 말이 제 새끼를 공격하는 줄 알고 선수를 치는 것입니다.
나무를 공격하는 어미 말을 보면서 내 어머니가 생각나 전화를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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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제가 사는 '둥구나무'(찻집과 제주돌집 펜션)의 땅이 1,600평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하지만 한 사람의 노동력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풀이 많이 자랐고, 그런 사고가 생겼지요.
사람의 발소리를 듣고 엄청 두려웟을 텐데도 날아가지 못하고 견디다가
급기야 발에 밟혀서 도망갔으니 알을 지키지 못한 어미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