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는 모임터에서 잠시 무슨 일이 있었어요.
다들 서로 위해 주려고 하다 보니 생긴 일이었지요.
이런저런 거 다 떠나서...
문득 오래 전에 있었던 일 하나가 불쑥 떠오릅니다.
우리 애들이 아주아주 어렸을 때입니다.
하나는 안고, 하나는 손잡고 다니던 그 시절.
저 혼자서 애들을 데리고 대구에 갔을 때였나 봅니다.
아마도 시집에 들렀다가 친정에도 들러서 서울에 올라왔겠지요?
아버지께서 기차표를 사 주셨는데, 딸이 편하게 가게 하려고 새마을호 표를
사 주셨어요. 그런데 문제는 한장만 사 주신겁니다. 꼬마들은 어떻게 하라고!
새마을호가 무궁화호에 비해 빠르고 좌석도 편안하기는 하여도
자리 하나에 셋이나 앉을 수는 없거든요. 꼬마 표는 어른표의 반값이어서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었는데...
아버지는 돈을 아끼려고 그러셨던 것은 물론 아니지요.
아버지는 모르셨던 겁니다...
아기 하나만 있으면 안고 있으니 자리가 하나만 필요하지만,
꼬마들 둘을 데리고 타면 자리 하나가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아버지는 생각하지 못하셨던 겁니다.
꼬마들과 함께 기차를 타신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니, 서울까지 올라오는 내내 어찌나 몸도 마음도 불편하던지요.
다른 곳에 빈 좌석이 있다 해도 아가들만 두고 저 혼자서 가서 앉을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 해서 큰놈에게 거기 가서 앉아 있으라 할 수도 없지요.
제 옆자리는 나이드신 남자분이 앉아 있었는데, 아이들 둘을 한 자리에 앉게 하고
서 있는 제가 보기 안쓰러웠는지 불편했는지, 한참이나 자리를 비우더군요.
아마도 식당 칸에 가서 앉아 있다 오셨나 봐요.
저는 꼬마 둘을 앉게 하고 그 옆에 서 있었어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그분 때문에 성가셨거든요. 말을 걸어서 말에요.
말하고 싶지 않은데 쓸데없이 말을 붙이는 거 대꾸해 주는 게 싫었지요.
제 생각에는 그분이 다른 빈 자리에 가서 앉아서 가시면 딱 좋겠던데,
빈 자리가 없었던 건지...
아니면 그냥 눈 감고 자던지~ ㅎㅎ
물론 그 이야기는 아버지께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딸을 위하는 그 마음만 알고 있으면 되니까요...
20년도 넘은 일인데도 어쩌면 이리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지...
그리고 갑작스레 그 일이 떠오르는 이유는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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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mom
답글
소엽
하늘사탕
머릿속으로 모습이 그려집니다
벌써 20년이 지난일이군요
세월도 참 빠르고 그 꼬맹이들은 벌써 저랑 나이 차이가 얼마 안나는 어엿한 성인이 되었겠네요
그런데 정말 모르는 사람이 계속 말걸면 그보다 귀찮고 답답한건 없더라고요 그래도 호의를 가지고 말을 걸어주는 걸텐데 싫은 내색을 할수도 없고 말이죠 ㅋ
답글
소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