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미와 며느님의 자격증시대

글쓴이 만석

등록일 2011-02-10 12:22

조회수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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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미와 며느님의 자격증 시대


  내겐 영악한 막내딸아이가 하나 있다. 어미니까 좋게 말해서 영악하다 했으나, 요새 아이들 말대로라면 까도녀(까칠한 도시녀)라 하겠지. 이 녀석은 이래서 좋지 않고 저 녀석은 저래서 못 쓰겠고 이유가 많아서 아직 미혼이다. 얼마나 근사한 녀석을 찾는지 도통 가늠이 가지 않는다. 그러게 결혼은 어린나이에 해야 하는 것인데. 그녀보다 네 살이 적은 아랫동생도 결혼을 해서 아들을 얻었는데, 시샘도 나지 않는가 보다.


  암튼 그녀가 어느 날 말했다.

  “시어머니도 자격시험을 치르고 며느리도 자격시험을 치렀음 좋겠어. 그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시어머니로, 며느리로 살 수 있음 어떨까?”한다. 물으나 마나 제 어미가 시어미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이겠다. 올케도 며느리로서 탐탁지 못한 구석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고. 시누이로서 올케가 아니, 어미의 며느리가 탐탁하지 않다함은 이해가 간다. 꼭 내 며느리가 못 되서가 아니라, 한국의 어느 가정에서 시누이가 올케를 탐탁하게 생각하겠느냐는 말이지. 더욱이 올케는 저보다 나이가 한참이나 어린 손위 올케가 아닌가. ‘오뉴월 하루 빛’을 말하지 않더라도, 꼭 집어 말하지 않드라도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겠지.


  그런데 시어미 자격증은 뭐시여?

  옳거니. 시어미로서의 위엄을 세우지 못한다는 말이 아닌가. 답답하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시대가 시대이니 옛날처럼 시어미의 서슬을 시퍼렇게 날 세울 수도 없고 이를 어째. 한 지붕 밑에 아들 내외와 같이 3세대가 살면서, 그래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해 본다. 서슬이 시퍼런 시어미? 뉘라고 그런 시어미를 괴려고 해? 다른 사람은 그만 두고 딸년 저는 그럴 수 있으려나?


  내 딸년도 하지 못할 시집살이를 군말 없이 해 내고 있는 내 며느리. 잘 하고 못하는 건 차제의 문제다. 어찌 감히 ‘잘 한다’, ‘잘 못한다’를 논할 수 있으리. 그렇게 바리바리 혼수를 실어 나르던 아무게네 며느리도, 9개월 만에 별거를 한다지 않던가. 부모의 입장에선 ‘잘 한다’는 건 ‘잘 산다’보다는 하위 개념의 효도다. 저희 내외 말없이 그저 합심해서 잘 살아나가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물론 딸아이의 말도 일리는 있다. 너도 잘 하고 나도 잘 하면 오죽 좋으랴. 그러나 고부의 사이란 상대적인 것이라서 말이야. 자칫하면 그 ‘잘 한다’는 명색이 함흥차사(咸興差使)가 된다는 말이지.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사이’ 말씀이야. 자격증을 가지면 뭘 해. 그까짓 종이쪽지가 무슨 소용이냐구. 설령 자격이 부실하다 해서 되 물릴 수도 없는 것을. 시어미도 며느님도 자격증보다는 모두 됨됨이가 중요한 게야. 됨됨이가. 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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