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은아버지가 둘 있습니다.
작은할아버지의 아들로 많게는 대여섯, 적게는 서너 살 차이입니다.
자연히 사촌동생들은 자식뻘의 나이입니다.
위로 둘은 딸이고, 막내 아들은 초등5학년이 되는데 반해 첫째는
대학 4학년으로 한국화를, 둘째는 독일어를 전공한다고 합니다.
그 가족이 다녀갔습니다.
2박3일의 여행이라는데 여러 번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으시기에 오시면
'식사를 한번 대접해야겠다'생각하고 있었는데 기회가 없었습니다.
지난 일요일(16일) 오후에 전화를 해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가
점심이 늦어져서 저녁을 먹지 못하실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런 우리집이 숙소근처니까 차나 커피를 드시러 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 애들은 어려서 다른집에 가고 그러는 걸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의아해졌습니다.
초등5학년이 되는 막내도 고학년이고, 두 딸은 대학생인데 어리다니...
어쨌거나 제주까지 오셨는데 뵙지 않을 수는 없으니 작은아버지가족이
머무르는 펜션으로 갔습니다. 자동차를 운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눈이 쌓이고, 얼어붙어서 술과 안주를 사가지고 건너갔지요.
다향이는 눈발 속에 걸어가고 싶지 않다면서 혼자 집에 있겠답니다.
그 말도 맞지만 기억도 나지 않고, 나이도 한살 어린 삼촌이라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같습니다. 그 마음을 충분히 알고도 남습니다.
내가 어릴 때도 '왜 형들을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할까?'의아했고,
불편했거든요. 나도 사촌동생들이 편안하지는 않습니다.
작은아버지조차도 명절 제사때나 뵙고 했었는데 제주로 이사오고는
그나마 뵙지도 못했을 뿐더러 아이들을 데리고 다닌 적이 없거든요.
펜션에 들어서니 작은아버지 내외분이 맞아주고, 아이들은 방 안에 있습니다.
어른들이 왔는데 냉큼 나와서 인사하는 게 아니라 방 안에서 꼼짝하지 않습니다.
'저 놈들도 아비뻘인 사촌오빠가 부담스럽겠지!'싶어서 방 안으로 들어가
너스레를 떨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초등학생아이를 둔 어느 엄마가 "우리애는 아직 어려서 인사할 줄 몰라요."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이 만나는 어른이라면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게 당연할 텐데 스무살이 넘은 아이들을 두고서
"아직 우리 애들은..."이라니.
세상에 자식농사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옛 어른들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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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차리는 남자
자식과 친구처럼 지내되 아닌 것에는 아니라고 엄하게 가르칠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많이 혼동하고 어려워 하는 것 같습니다.
애쓰고는 있지만 저도 자유롭지는 못하고요.
하지만 어른보고 인사하는 것 정도는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답글
주몽이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글이네요..
"아직 우리 애들은..."
감싸고 도는 것이 참 교육과 보호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요
답글
송송이
맞아요... 정말 세상에 제일 중요한건 자식농사죠
하지만 맘대로 안 되는것도 자식농사 같아요
답글
떵거리맘
그죠.. 요즘 소위 문제 있다는 아이들은 그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 부모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지요..ㅠㅠ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