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토요일.
초기 물품구입을 위해서 하늘연꽃을 방문하기로 한다.
집에 있겠다는 다향이를 혜준이네 부탁하고 정희씨랑 둘이 출발한다.
막연하게 '인연이 있으면… 인연이 있으니까'라고 말하지만
하늘연꽃의 주인장 부부를 만나면서 그 말에 신뢰가 간다.
처음으로 하늘연꽃을 찾아갔던 게 5년 전의 일이다. 그때
'와, 이런 집도 있구나! 이런 집에 살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 했었지. 하지만 언감생심.
그리고 기회가 되면 집이나 땅을 구경 다니곤 했다.
개중엔 마음에 드는 것이 있었는데 하례리의 집은 흥정 중에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되었고, 상예동의 땅은 산(무덤)문제로 포기하고 말았다.
하늘연꽃의 매물소식이 들려온 게 바로 그즈음이었다.
선생님을 찾아뵙고 넌지시 물었더니 5억 원.
분당 집을 팔고, 은행융자를 받는다 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설상가상으로 하늘연꽃에 눈독을 들인 사람도 여럿이니 포기할 수밖에….
세상일이란 늘 그렇듯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처음 제주를 다녀갔을 때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산굼부리가 머릿속에
가득했던 것처럼 하늘연꽃 또한 열병을 앓게 만들었다.
잊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마음속 깊이 들어오는 하늘연꽃.
다시 찾아뵙고 그런 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니 조정해준 가격이
4억 7천만 원. 고마운 말씀이지만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로부터 한 푼도
지원받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닌지라 맥없이 돌아오고 말았다.
‘잊어야지. 인연이 안 되는가 보다’ 굳게 마음을 먹어보지만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았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붙잡는다고 했던가?
꼭 그 심정으로 장문의 편지를 써내려갔다. 가족사와 어릴 때부터의 소망,
그리고 결혼해서 원했던 양수리나 경기도의 청계산 기슭에 살고 싶어
했지만 아내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 사연과 경제적 상황.
혹시라도 편지가 전달되지 못할까 염려돼서 등기로 보내고.
편지를 받고 고민이 많으셨다고 한다.
세상에 넉넉한 사람이 많지 않고, 선생님 부부 또한 그러했지만
‘이것이 인연인가’싶어 우리가족을 하늘연꽃의 후임자로 정하셨다고 한다.
지난 24일엔 떡과 전을 부쳐 차례 상을 차리고 제를 올리셨다고 한다.
그동안 잘 먹고 잘 살게 해줘서 고맙다고, 당신의 후임으로 오는
다향이네 가족도 잘 보살펴 주십사 천지신명께 제를 올리셨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울컥한다. ‘그때 함께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아도 하늘연꽃으로 이사를 하면 제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미리
지내셨다니…. ‘시골가격으로 너무 비싼 게 아니냐?’고,
‘너 말고 누가 시골에 그만한 투자를 하겠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분들과는 기준의 잣대가 다르다. 그분들이 십년 동안 일궈놓은 수고에
비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허락하셨고, 투자라는 말은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단지 더불어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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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차리는 남자
하늘연꽃은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해수욕장과 성읍민속마을 중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한옥으로 된 살림집이 있고, 제주도 전통가옥으로 만들어진 방 두 칸 짜리 게스트하우스와
역시 제주도 전통가옥으로 만들어진 근사한 전통찻집이 있지요.
이제까지는 차만 판매를 했는데 전 커피도 하고 싶어서 지난 6개월 동안 핸드드립커피를 배우러 다닌 것이고요. 다향이가 이제 열 두살이니 꼬박 12년을 웅크리고 있다가 내년 봄부터는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약간의 두려움도 있지만 기대와 흥분으로 가슴이 떨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주에 놀러오시면 '하늘연꽃'을 찾아주실 거지요?
답글
분꽃
하늘연꽃 ~~??
새로운 일터가 생기셨나요
우선 축하부터 드림니다
좋은인연으로 행복한일꺼리 로 쭉 행복 하십시요
답글
라일락
하늘연꽃의 후임자가 죄셨군요?
축하 드려야죠~~
기화 닿아 제주에 가는날 꼭 가보고 싶네요~
하늘연꽃이 어떻게 펼쳐나가지는지 그때 그때 소식 올려주세요~~
다향이 아부지~~ 다시 축하드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