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10-11-30 09:17

조회수 1,136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11월 27일 토요일.

 

초기 물품구입을 위해서 하늘연꽃을 방문하기로 한다.

집에 있겠다는 다향이를 혜준이네 부탁하고 정희씨랑 둘이 출발한다.

막연하게 '인연이 있으면… 인연이 있으니까'라고 말하지만

하늘연꽃의 주인장 부부를 만나면서 그 말에 신뢰가 간다.

처음으로 하늘연꽃을 찾아갔던 게 5년 전의 일이다. 그때

'와, 이런 집도 있구나! 이런 집에 살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 했었지. 하지만 언감생심.

 

그리고 기회가 되면 집이나 땅을 구경 다니곤 했다.

개중엔 마음에 드는 것이 있었는데 하례리의 집은 흥정 중에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되었고, 상예동의 땅은 산(무덤)문제로 포기하고 말았다.

하늘연꽃의 매물소식이 들려온 게 바로 그즈음이었다.

 

선생님을 찾아뵙고 넌지시 물었더니 5억 원.

분당 집을 팔고, 은행융자를 받는다 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설상가상으로 하늘연꽃에 눈독을 들인 사람도 여럿이니 포기할 수밖에….

세상일이란 늘 그렇듯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처음 제주를 다녀갔을 때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산굼부리가 머릿속에

가득했던 것처럼 하늘연꽃 또한 열병을 앓게 만들었다.

 

잊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마음속 깊이 들어오는 하늘연꽃.

다시 찾아뵙고 그런 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니 조정해준 가격이

4억 7천만 원. 고마운 말씀이지만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로부터 한 푼도

지원받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닌지라 맥없이 돌아오고 말았다.

‘잊어야지. 인연이 안 되는가 보다’ 굳게 마음을 먹어보지만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았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붙잡는다고 했던가?

꼭 그 심정으로 장문의 편지를 써내려갔다. 가족사와 어릴 때부터의 소망,

그리고 결혼해서 원했던 양수리나 경기도의 청계산 기슭에 살고 싶어

했지만 아내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 사연과 경제적 상황.

혹시라도 편지가 전달되지 못할까 염려돼서 등기로 보내고.

 

편지를 받고 고민이 많으셨다고 한다.

세상에 넉넉한 사람이 많지 않고, 선생님 부부 또한 그러했지만

‘이것이 인연인가’싶어 우리가족을 하늘연꽃의 후임자로 정하셨다고 한다.

지난 24일엔 떡과 전을 부쳐 차례 상을 차리고 제를 올리셨다고 한다.

그동안 잘 먹고 잘 살게 해줘서 고맙다고, 당신의 후임으로 오는

다향이네 가족도 잘 보살펴 주십사 천지신명께 제를 올리셨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울컥한다. ‘그때 함께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아도 하늘연꽃으로 이사를 하면 제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미리

지내셨다니…. ‘시골가격으로 너무 비싼 게 아니냐?’고,

‘너 말고 누가 시골에 그만한 투자를 하겠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분들과는 기준의 잣대가 다르다. 그분들이 십년 동안 일궈놓은 수고에

비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허락하셨고, 투자라는 말은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단지 더불어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글수 글수(36,587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27932   소중한 인연. 3 밥상차리..2010-11-301137
27931   두 명의 아버지 2 또미2010-11-292101
27930   극단 마실"꿈꾸는 거북이" 2 마실2010-11-291151
27929   조심하세요~~ 3 진영2010-11-291180
27928   인생 제 2막 2 소엽2010-11-291259
27927   가입인사해요 !! 2 ㅎㅇ2010-11-281048
27926   늦되는 사람 6 소엽2010-11-282553
27925   아직 20대인데 당뇨라고 하네요..ㅜㅜ 3 레시피2010-11-271819
27924   배우서 떠본 친환경 아크릴 수세미 6 현이2010-11-262997
27923   뉴스보셨나요??도발에대해서 2 맘마미아..2010-11-261083
27922   ‘아이 하나, 둘, 셋 둔 엄마‘ 6인을 모집합니다 2 운영자2010-11-261075
27921   선생님이 이럴수가? 2 진영2010-11-26984
27920   세 밤만 자고나면... 2 밥상차리..2010-11-251179
27919   삼성 코엑스 앞에 아름다운 국화꽃~ 1 현이2010-11-241118
27918   연평도 민간인 사망자 발생 4 주몽이2010-11-241962
27917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유령역..!! 2 주몽이2010-11-243555
27916   설마하는... 4 유림맘2010-11-241060
27915   이층의 악당 보고 왔어요~ 2 여름향기..2010-11-241092
27914   참 재미있고... 신기하고... 웃기고~ 3 소엽2010-11-241098
27913   남편과의 데이트^^ 눈과 입이 즐거웠던 하루 3 두루치기..2010-11-231925
27912   article is deleted 꽈배기2010-11-23496
    article is deleted 맘마미아..2010-11-23456
27911   전쟁난다는 소식에 남편과 나의 대화 2 쿵이어멈..2010-11-231416
27910   지금 연평도에 전쟁날 것 같아요! 폭탄 투하되었데요..!! 4 주몽이2010-11-231345
27909   남자의 자격- 남자, 새 생명을 만나다 1 곰탱2010-11-231523
27908   가입인사해요~ 1 불량여우..2010-11-231075
27907   감기, 감기, 감기 ㅜ_ㅜ 면역력 강화는 어떻게??? 3 상큼발랄..2010-11-221091
27906   엄마의 자리. 2 밥상차리..2010-11-221318
27905   음력 10월 17일 2 소엽2010-11-221126
27904   김장 6 아름다운..2010-11-221209
27903   생일 3 유림맘2010-11-21852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