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지난주 수요일(17일)에 커피수업 마지막 강의가 있었습니다.
졸업파티식을 겸해서 바비큐파티를 하기로 했는데
다향이가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거리도 멀 뿐더러
전날 뽑은 어금니 두 개 째문에 고기도 먹을 수 없다고...
그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끌탕을 하는데 - 수요일은
정희씨도 늦는 날이고, 해는 일찍 떨어지기에 -
정희씨가 그날 하루 쉬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음 푹 놓고, 삼양동 커피농장에 다녀왔습니다.
이튿날 다향이한테 물어봅았습니다.
"다향아, 어저께 엄마랑 재미있게 놀았어?"
"아니. 재미 하나도 없었어. 엄마는 신문만 보다가 회사에
갔다 오고. 회사에 간다고 해서 '마법전사 미르가온'봐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러라고 해서 보는데 겨우 10분 만에
(다향이가 느끼는 체감 시간 - 사무실까지 가는 데만 10분)
와서 보지도 못했어.
그래서 그냥 혼자 있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어.
(그럼 핀두스를 집 안에 들여놓고 실컷 놀았을 테니까.)"
"......."
평일에에 다향이랑 단둘이 지내는 건 거의 처음인데
애 얘기에 귀를 좀 기울이고, 또래집단이 없는 아이랑
잘 놀아주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2.
지난주 목요일(18일)에 다향이가 고모라고 부르는 후배가
바람을 쐬러 왔습니다. 인연을 맺은지 20년, 정희씨와도
17-8년이 된 후배입니다. 웬만한 친구들보다도 더 친하고
살가운 후배가 다향이한테 말했답니다.
"다향아, 넌 아빠를 닮아서 그림도 잘 그리겠구나!"
다향이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하더랍니다.
"아니에요, 엄마닮았어요."
다향이 말을 들은 후배는 웃겨 죽는 줄 알았다지만
그 말을 들은 나랑 정희씨는 뜨악해지고 말았습니다.
*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듯이 엄마아빠의 영향도 골고루
받아야 하는데 엄마의 자리가 너무 빈약한 게 아닐까?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더 잘 먹더라고, 살림과 육아에 있어서
정희씨가 너무 등한시한 게 아닐까? 이러다가 조금 더 있으면
정희씨가 다향이한테 없신여김을 당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가 생겼습니다.
다향이도 다향이지만 이제 정희씨를 더 열심히 배려해서
당당한 엄마의 자리를 만들도록 애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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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차리는 남자
소설가 염상섭의 작품 중에 '발가락이 닮았다'는 게 있지요.
중학시절에 그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저런 제목을 달았을까?'
궁금했었는데 다향이를 낳아보니
어쩜 아빠의 못생긴 새끼발가락을 쏙 빼닮았는지... 하필이면
답글
또미
애들은 그래도 부모를 닮았다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아빠랑 안 친한 우리애도 식성이라던가, 운동 잘 하는 것 등등 아빠 닮은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못하는 점을 닮았다고 하는 것도 애정인 거 같아요.
나쁜 건 닮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함께 살고 부모니까 그런것만 빼라고 요구하는 것도 무리인거 같고..ㅎㅎ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