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산책가자고 하면 물을 챙겨서 앞장서던 다향이.
요즘엔 좀체로 그런 법이 없었는데 mp3를 구입하고는
다시 잘 걷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혼자서 중얼중얼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리듬을 타기도 합니다. 자동차로 이동할 때도 뒷자리에
혼자 탈 때면 심심하다고 이야기 해달라, 끝말잇기 하자
요구사항이 많더니 요즘은 음악을 듣습니다.
난 어느그룹이 좋고 싫으며 어느 멤버가 좋고, 나이는
몇 살이고,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이름은 무엇이고, 한국
이름은 무엇인데 언니는 다른 그룹에서 활동하는 누구라고,
또 이 노래를 좋아하는데 다른 노래는 별로라며
열심히 끝도없이 설명을 합니다.
오늘 오후에도 산책을 나섰는데 다향이가 묻습니다.
"아빠, 같이 들을까?"
"......"
알아들을 수도 없는 그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라고?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또래집단이 턱없이
부족하니 아빠라도 그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때문입니다.
다향이가 건네주는 이어폰을 귀에 꼽고 음악을 듣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고만고만한 아이돌그룹들의 노래입니다.
거리가 멀어지면 이어폰이 빠지니 다향이 어깨를 감싸안은
자세로 음악을 듣는데 노래에 대한 다향이의 평가는 끝이
없습니다.
정희씨랑 연애할 때가 생각납니다.
그때도 지금과 다르지 않아서 어깨에 손을 얹는 것도
불편해했고, 내 팔에 손을 거는 경우는 아예 없어지요.
손을 잡고 다녀도 그냥 맥아리없이 손을 맡길뿐 손에
힘을 주고 잡지는 않았습니다.
다향이어깨를 안고 한참 걸으니 팔이 아픕니다.
그래 슬그머니 팔을 내렸더니 다향이가 팔짱을 낍니다.
정희씨한테도 받아보지 못한 호사입니다.
어떻게 하나 보려고 속마음과는 달리 엉뚱한 말을 합니다.
"다향아, 이제 네 나이 정도면 남자친구랑 팔짱을 끼고 다녀야지."
"싫어. 그럴 거면 차라리 혼자 다닐 거야."
"그런데 아빠한테는 왜 팔짱을 껴?"
"아빠니까."
"......"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mp3를 사준 것도 아니고, 제 돈으로 사라고 허락해준 것뿐인데
mp3가 뜻밖의 행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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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미
오~~아빠와 딸의 바람직한 그림..이네요. ^^
우리딸도 아빠와 좀 친해지면 좋으련만...ㅎㅎ
우리집 부녀사이에는 무뚝뚝함이 큰 강물처럼 흐른답니다.
우리엄마 말에 의하면 콩 심었으니 콩 난거라고..애 탓하지 말라고..ㅎㅎ
네..세 사람 모두 퉁명스럽고 애교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어요. ㅎ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그런 면에서 다향이가 정희씨를 탁하지 않은 걸
진심으로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라일락
큰행복 만끽 하셨네요?
이담에 다향이가 시집갈때쯤 남친 생겨 아빠게 더큰 효도 선물 할껩니다~ㅋㅋ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선물은요?
이렇게 가끔씩 예쁜짓 하는 거로도 충분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