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이 다가오니 돈 쓸 일이 많아집니다.
다향이 피아노레슨비도 줘야 하고, 다음달 수영강습도 끊어야 하지요.
그런데 이번 주부터 중문동성당에서 문화강습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 다향이는 기타와 풍물을, 저는 기타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아이는 1만 원, 어른은 2만 원이라니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집에는 정희씨가 대학시절에 구입한 기타가 한 대 뿐입니다.
기타가 한대 더 필요해서 여기저기 사이트에서 하나 얻으려 했는데
주겠다는 이가 나서지 않습니다.
먼저 수영강습비 삼만 원을 지불하고, 인터넷으로 기타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일만 이천 원짜리 기타케이스를 포함해서 팔만 이천 사백원 하는
기타를 주문했습니다.
이제 내 차례입니다. 이십년 동안 사용하지 않던 기타를 수리해서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서귀포시내 로망스기타점으로 갔습니다.
기타를 본 주인이 좋은 수제 기타라고 합니다.
정희씨 말로는 기타줄을 감고 푸는 게 빡빡해져서 기름칠을 해야한다고
하던데 기타점 주인은 갈아야한다고 합니다.
그래 가격을 물으니 사만원, 기타줄은 이만원해서 합이 육만 원이랍니다.
매일시장에서 과일이랑 생선 좀 사갖고 와서 계산을 하려는데 칠만 원
입니다. 인건비가 일 만원이라는데 한 시간 동안이나 땀흘리면서
고생한 것에 비하면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기타에 비해 기타케이스가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하드케이스에
넣어갖고 다니면 어떻겠느냐고 묻습니다. 순간 지름신이 오락가락합니다.
장인이 만든 수제기타로 오십만 원이나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정희씨가 좋은 기타라는 말은 여러 번 했지만 이십 년 동안이나
사용하지 않았던 터라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기타 몸통에 동백기름을 한번 발라주면 좋겠다는 말도 좋지만 케이스에
팔만 원을 투자할 만큼의 여유는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섰습니다.
어젯밤에 정희씨가 말합니다.
돈이 없으니 이번 달 다향이 피아노레슨비는 나더러 내라고 합니다.
'에이, 뱌룩의 간을 내먹지.' 하지만 '오죽하면...'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 쥐꼬리만한 비상금을 털어서 하루를 살았습니다.
피아노레슨비 15만 원, 수영강습비 3만 원, 기타수리비 7만 원
다향이 기타구입비 8만 2천 원. 합 : 33만 2천 원.
돈 벌기는 어려워도 쓰기는 쉽다는 어른들말씀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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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놀고 먹다니요?
주방장으로 세탁(청소)전문가로, 교육자로
일인 다역을 하는 게 주부인데요.
분꽃
어느집이나 가계부는 별반 다를것이 없습니다............ㅎ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맞습니다 분꽃님.
조금 벌으나 많이 벌으나
쪼들리기는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김치걱정까지 하는 건 좀... ㅎㅇ
밥상차리는 남자
그동안 김치는 쭉 사먹었는데
올들어 정희씨가 김치값이 올랐으니 담가먹자고 합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제 일이 하나 늘어났을 뿐입니다.
그런데 채소값이 폭등하고 보니 그나마도 여의치가 않습니다.
밥 한그릇에 간장 한종지 놓고
밥 한술에 젓가락으로 간장을 찍어먹는 건 아니겠지요?
답글
라일락
살림살다보면 아둥거리며 살아도 저녁엔 물세어나간것 처럼 돈이 없는때가 많지요~
어디다 돈 잃어버린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요즘 처럼 물가가 천정 으로 치닫고 있을땐 더욱 그렇지요~
아무리 허리띠 졸라 메어봤자 ,,휴 한숨만 나올때가 무지기수 이고,,,,
다향이 자라는 모습 보면서 기운 내세요~~~
머지 않은날 효녀 노릇 할테니까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