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악수하는 모습을 남기고 싶다면 사진을 찍으면 된다.
저 멀리 있는 사람과 악수하고 싶을 때 손이 쭉 늘어나서 악수하는 게 그림이다."
'...... 혹시 만화 가제트형사?'
"테이블위의 사과를 똑같이 그릴 거면 그냥 사진을 찍는 게 낫다.
테이블 위의 사과를 자유자재로 갖고노는 게 그림이다."
'...... 사과를 갖고 놀아? 어떻게?'
선생님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고정관념이 확확 깨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다음은?'하고 생각할 때는 머릿속이 하얘지고 만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 때 수채화 몇장 그려본 것이 미술교육의 전부였으니 어찌하랴?
하지만 내 생각과 감정을 하얀 도화지 위에 잘 표현해보고 싶다.
한라산학교 미술반수업을 신청하면서 갈등이 적지 않았다.
'이게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무모한 짓을 하는 것인지?' 판단이 불분명했지만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시도하지 못함보다는 나으리란 생각으로 덜컥 등록을 했다.
그리고 첫 시간. 선으로 감정을 표현해보란다. '나 이거 참!'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한번 들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던 과제앞에 당혹감이 밀려든다.
안절부절하는 동안에 수업시간은 모두 흘러가버리고 숙제가 주어진다.
사람얼굴의 다양한 표정을 그려보기, 동작을 표현해보기. 물론 처음부터 잘 될리가 없다.
전문작가가 아니고서야 눈코입과 손을 자유자재로 그릴만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현대미술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과 중간중간의 선을 사용하는 방법에 귀가 열리기 시작한다.
결코 이해하기 쉽진 않지만 그만큼의 기대가 생기고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다.
강의를 신청하면서 이런 생각을 가졌었지.
'차 마시기를 즐겨했지만 커피에는 문외한이어던 내가 커피맛을 알아가고,
로스팅과 핸드드립에 재미를 붙였던 것처럼 미술세계에도 눈을 뜨면 좋겠다.'
손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야 오랜 세월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니
미술이 뭔지?, 그림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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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마미
또다시 새로운 일에 도전하시는 군요.
홧팅 입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이십대에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난 글재주도 없는 사람이고, 앞으로 글을 쓸지 아닐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글을 쓰게 된다면 꼭 동화를 쓰고 싶다. 왜냐하면
어른들은 아무리 감동깊은 공연예술을 봐도 극장을 빠져나오면서부터
머릿속으로 주판알을 튕기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어릴 때 본 영화 한편, 동화책 한권은 그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거창했지요? 핑크마미님.
동화책중에서도 그림책에 제일 애착을 갖고있습니다.
그래 언젠가 -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 내 글에 직접 그림도 그리고싶다는 욕망으로 무모한 도전에 나섰습니다.
핑크마미
오호~~그런 계획이 있으셨군요.
밥상차리는 남자님과 정말 잘 어울릴 만한 일 같습니다.
어쩜 커피도,요리도,글도...
세련되기 보다 굉장히 서민적인 글과 그림이 나올 것 같은데요.^^
기대해보겠습니다.
언젠간 서점에서 님의 책을 뵐 수 있기를...
밥상차리는 남자